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

중구청 세무과 이재근 계장

사회의 귀감이 되는 효자 효부 이야기

지역내일 2010-04-05

부모들의 자식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하지만 부모에 대한 자식들의 마음은 많이 변질되어가고 있다. 어느덧 전설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효자 효부들의 이야기를 찾아서 삼성복지재단에서 마련한 제34회 삼성효행상 대상을 수상한 이재근(46) 계장을 만나봤다.
“처음에는 서울 큰 형님이 부모님을 모셨는데 저희가 결혼하고 한 달 되었을 때 형님 사업이 어려워졌어요. 19년 전 더 이상 부모님을 모시기 어렵다는 형님의 이야기를 듣고 아내와 상의해 부모님을 모셔왔어요.”
한참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었어야 할 시기에 알콜중독 아버지와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모시게 된 것이다. 결혼 한 달만에 선뜻 몸도 불편한 시부모님을 모시겠다고 대답한 이 계장의 아내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당시 간호사 출신이었던 그의 아내는 시부모님을 모시면서 직장생활을 접었다고. 신혼의 단꿈에 채 빠져 보기도 전에 16평 주공 아파트에서 몸 불편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을 며느리의 고생이 눈앞에 훤히 그려진다.
효자 효부의 갸륵한 정성이 알콜중독 아버지를 감동시켰고, 결국 아버지는 알콜중독 증세가 치료되었다고. 어머니 또한 대전으로 모셔올 당시만 해도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입이 돌아갈 정도로 몸이 안 좋은 상태였다고. 하지만 아들 며느리의 정성어린 간호로 증상이 많이 호전되어 나중에는 거동을 하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아내가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부모님 모시고 살면서 하루 세끼 식사를 꼬박 챙겨야 하니 제대로 외출도 못하고. 왜 안 힘들었겠어요. 가끔씩 아내가 힘들어 할 때 마다 부모님이 잠드셨을 밤 열두시쯤 아내 손을 잡고 남선공원을 산책했어요. 남선공원을 산책하면서 갑갑한 아내의 가슴도 풀어주고 또 따뜻하게 위로도 해 주었지요.”
아무리 힘든 일도 그 힘든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으면 이겨낼 수 있는 법. 그의 아내도 남편의 따뜻한 이해와 격려가 있었기에 그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이 가정이 하나 더 특별한 것은 주거 환경까지도 부모님이 살기 편안한 곳으로 옮겨 다니며 살았다는 것이다. 학군 좋은 아파트를 찾아다니며 사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추세인데 이 가정에서는 모든 중심이 부모님한테 집중되어 있었다고.  
어머니 살아계시는 동안 끝까지 집에서 잘 모시면서 살아가자고 아내와 이야기했다는 그는 “편찮은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아이들에게도 남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는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 같다”며 “특별히 받은 유산은 없지만 낳아주고 길러주셨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모님에 대한 이 가족의 지극한 효성이 주변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각 사회단체에서 받은 상만 해도 다섯 손가락을 다 구부려야 할 정도다. 몇 가지만 뽑아도 2008년 행정안전부장관과 중앙일보사가 공동 시행한 제 32회 청백 봉사상, 2009년 계룡 장학재단에서 받은 제 4회 유림경로효친 효자대상, 2010년 삼성복지재단에서 수여한 제 34회 효행가족 대상 수상 등. 그는 항상 업고 다녀도 모자랄 정도로 고마운 아내에 대한 고마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보통 사람 같으면 안했을 일을 아내가 감당해주는 것에 대해서 많이 감사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조용숙 리포터, whdydtnr7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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