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사랑으로 엄마 역할 대신해요”오전7시, 윤영숙(46)씨는 어김없이 집을 나선다. 오전7시50분까지 출근해서 오후3시50분까지 꼬박 8시간, 윤 씨는 현재 24개월이 된 남의 집 아기를 돌보고 있다. 그녀는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설 부천근로자복지센터 가정보육교사 팀인 아이참사랑 회원이다. 자녀들을 다 키우고 일거리를 찾던 중 갖게 된 가정보육교사는 윤 씨의 생활에 리듬과 행복과 윤기를 주는, 즐기면서 일하는 직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 2008년 노동부가 지원한 사회적 일자리로 일을 시작해서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윤 씨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한마디로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은 큰 자산
직장에 간 윤 씨는 밥과 반찬을 만들어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걷기 훈련이 잘 돼 있는 아이를 30분 넘게 산책시키고 집에 돌아와 과일을 먹인 뒤 낮잠을 두 시간 재운다. 그동안 윤 씨는 일지를 작성한다. 직장에 다니는 부모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아이의 하루를 정확하게 기록해두는 것이다. “무엇을 잘 먹었고 어떤 것은 잘 먹지 않았으며 변 색깔은 어땠다는 등 시시콜콜하지만 아이에게는 제일 중요한 하루 일을 모두 기록해요.” 아이가 일어나서 간식을 먹인 뒤 퇴근하면 그 날의 일은 끝. 하지만 윤 씨는 집에 가도 일의 연장선 위에 있다. 인터넷을 검색해서 유아 식단표를 만들고 그 다음 날 아이의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일이다. 또한 아이 연령에 맞는 율동도 배우려고 계획 중이다. 아이 눈높이에 맞는 교사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내 아이를 키웠던 경험은 큰 힘이 돼요. 엄마 대신 따뜻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밑거름을 주기 때문이죠. 저희 회원들은 맡은 일을 충실하게 하고 있으며 아기 부모들의 믿음을 키워가고 있어요.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저희 가정보육교사가 필요하신 부모님들은 말씀해주세요. 아이참사랑이랍니다.”
할머니가 맡았던 보육을 여성 전문 인력에게
부천여성노동자회 부설 근로자복지센터가 운영하는 ‘아이참사랑(회장 윤여희)’은 가정보육교사 일을 하는 엄마들의 모임이다. 지난 2005년 가정보육교사 직업훈련과정을 실시해서 첫 번째 수료생을 배출했고 2007년에는 SBS가 지원한 한 부모 가정을 통해 가사와 보육을, 2009년에는 노동부 사회적일자리 보육 사업을 진행했던 저력 있는 동아리다.
가정보육교사란 예전에는 할머니들이 맡았던 보육을 여성 전문 인력으로 대체한 것이다.
부천근로자복지센터 나순희씨는 “자녀를 다 키운 중, 장년 여성들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보육 영역의 일자리로 각광받고 있는 직업이다. 취업하기 어려운 여성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줬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여희 회장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출산정책만 장려한다. 하지만 정부가 지원하는 보육 사업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여성들이 출산할 마음이 생기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이참사랑 회원이 되려면 한 달 60시간 과정으로 영, 유아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아야 한다. 현재 200여 여명이 수료해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일 년에 두 번 봄, 가을로 2회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의 보육과 케어가 중점
“일하는 장소가 가정이다 보니 어려운 점도 있어요. 보육이냐, 집안일이냐, 가 충돌하면 힘들어지죠. 저희가 하는 일은 아이의 보육과 케어가 주된 임무랍니다.” 베이비시터 일을 했던 정명숙(49)씨는 “부천근로자복지센터에서 실직적인 교육을 받고 활동하다보니 많은 도움이 됐다. 일을 잘하려고 책을 사보며 공부를 더하기도 했다. 분야별 전문 강사에게 영양관리와 언어발달 등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교육을 받고 활동하는 것은 우리 가정보육교사들의 위상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 4월9일까지는 11기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가을에는 12기 교육이 진행된다. 아이참사랑 회원들은 활동하느라 바쁘면서도 한 달에 한 번씩 정기모임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회원들은 사례를 나누고 직무능력향상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회원들은 일과 여유를 마음껏 즐기고 있어요. 그래야 충전이 돼요. 품앗이 동아리 활동과 기타 연주, 책읽기, 주말농장, 풍선아트 등의 영역에서 활동하면서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참사랑에서는 가정보육교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생을 수시로 모집 중이다. 또한 가정보육교사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부천여성노동자회 근로자복지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032-324-5815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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