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분당·용인 지역 고교 현안과 이슈 ④

분당 일반고의 이공계 인재양성 프로젝트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 SKY보다 의대 간다

지역내일 2010-03-29 (수정 2010-03-29 오후 1:58:51)

서울에서는 고교선택제가 첫 시행되었고, 자율고, 자사고 등 고교다양화 정책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사실상 고교평준화가 무너진 것. 이에 따라 학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고교간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학생정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가 속출하면서 특목고 뿐만아니라 이제 일반고에서도 우수 학생유치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된 셈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자율고나 자사고 하나 없는 분당 용인지역은 이러한 고교혁신 흐름에서 빗겨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평준화 지역인 분당은 고교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 못한 만큼 여전히 외고입시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분당은 외고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분당 중앙고가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되고 몇몇 일반고에서는 과학반 및 해외유학반 육성 등 수월성 교육을 통해 해외대학과 이과계열 진학실적에 결실을 맺는 등 긍정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내일신문은 분당 용인지역 고교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역 이슈와 현안을 5회에 걸쳐 짚어본다.


낙생·분당·서현·대진고, 의과계열 카이스트 진학률 매년 상승
학교별 다양한 수학 과학 교육 강화 프로그램 가동 진학지도로 연결


학교 간 학력 경쟁이 가속화 된 가운데 고등학교경쟁력의 바로미터인 SKY(서울대 고대 연대: 이하 SKY) 진학률은 고교마다 가장 공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3개 대학의 진학률만으로 학교의 순위를 평가하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 최근엔 대학보다 학과별로 경쟁이 더 치열하고 같은 대학 내에서도 학과별 경쟁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 특히 SKY대학의 웬만한 학과보다 경쟁이 높은 것이 의대, 한의대, 치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이다.
전통적으로 외국어가 강세인 분당지역의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수리영역에 약한 것은 사실. 중학교때부터 과고보다는 외고 선호 경향이 뚜렷하고 일반고에서도 외국어와 언어영역 등 이과보다는 문과 성적이 우수한 것도 이를 대변한다. 실제로 작년에 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전국 고등학교 수능성적 결과 분당지역 학생들의 영역별 성적은 외국어>언어>수리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0년 분당 일반고의 빅4라 불리는 낙생고, 분당고, 서현고, 대진고의 진학 실적을 보면 의과계열과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이공계 진학 실적이 눈에 띈다. 과학고 못지않은 수학 과학영재프로그램 등 수월성 교육이 맺어낸 결실이다.

의예과, 낙생고 18명, 분당고 13명 진학
SKY보다 의대나 카이스트 등 이공계 소신 지원하는 최상위권 많아지고 있다. 서현고는 작년에 카이스트 6명, 포항공대에 3명을 합격시켰고 올해 카이스트 4명 합격시켰다. 대진고 역시 올해 서울대 연대 등 의예과와 한의예과에 8명을, 카이스트에 2명을 진학시켰다.
하지만 의대 진학이 가장 눈에 띄는 학교는 단연 낙생고다. 작년에 의예과 5명, 한의예과 5명, 카이스트 3명, 포항공대 1명을 진학시킨데 이어 올해는 의예과 12명, 한의예과 6명을 합격시켜 주변을 놀라게 했다.
낙생고 전종문 진학지도 부장교사는 “의과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실제 성적은 서울대나 연고대 이상 수준의 학생들이 대부분”이라며 “보통 전교 1등에서 6등으로 학교보다는 학과계열을 정해놓고 1학년부터 준비해온 학생들”이라고 설명했다.
분당의 과학고라고 불리는 분당고등학교. 분당고는 매년 의과계열과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의 진학률로 경쟁력을 키워왔다. 과학특성화학교, 과학영재학급운영 등으로 분당 과학교육의 요람으로 한양공대 등 이공계 진학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SKY대학보다는 의대와 카이스트 등 이공계 중심의 진학지도를 하고 있는 분당고는 올해도 13명의 학생을 의치대에, 카이스트 울산과기대에 각각 1명씩을 진학시켰다.

세분화된 학생 맞춤형 수학·과학 강화프로그램 등으로 맺은 결실
초중등시기 영재교육원 경험과 과학고 진학은 의대나 카이스트에 진학하기 위한 필수코스다. 하지만 분당에서는 일반고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학생 수준에 맞춰진 다양한 수학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의대 등에 진학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
과학고 수준의 시스템을 갖추고 이공계와 의대 치대 계열 진학률을 높이고 있는 분당고. 분당고는 경기도 교육청이 지정한 자연과학 특성화 학교로 전통적으로 이과 계열이 강세다. 분당고 김성수 진학지도 부장교사는 “의과계열 및 이공계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분당고에 지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대학입시에 유리한 교내 수학과학 경시대회 및 영재학급, 과학심화수업, 방과 후 과학프로그램 등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진학보다 의·치대 진학에 더 공들이고 있는 낙생고 역시 1학년 때부터 수준별 이동수업을 등으로 학교에서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과의 경우 정규수업 및 특기적성, 자율학습 시간을 활용해 사교육 수준의 수업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최상위권을 대상으로 학교 내에서 수리 논술반, 수리경시반을 운영해 대학진학을 위한 맞춤관리를 하고 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미니인터뷰]

카이스트 합격한 양지훈(분당고 졸업)
“카이스트 합격, 교내 경시대회가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2010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카이스트에 합격한 양지훈씨. 사실 수학과학을 제외한 양씨의  성적은 3등급 이하로 그리 높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학교 과학심화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재능 을 발견한 뒤부터 일취월장할 수 있었다고.
“과학심화반에서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실험 활동을 해나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매년 교내 수학 과학 경시대회에서부터 각종 과학관련 행사가 열리는데 학교 행사에 즐겁게 참여하다보니 카이스트합격이라는 영광을 안게 됐습니다.”
모교인 분당고의 열정덕분에 카이스트학생이 되었다는 양씨.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입시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함께 준비해 준 덕분이라고 말한다.
“카이스트에서 실시한 입학사정관제도는 학생의 여러 면을 보고 평가합니다. 성적뿐만 아니라 창의력, 리더십과 같은 다양한 요소를 평가 대상으로 삼는데, 학교에 이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을 때 훨씬 유리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분당고에 다닌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춘희 리포터


낙생고 진학지도 담당 전종문 교사
“1학년부터 목표설정, 3학년까지 학교에서 관리합니다”

떠오르는 신흥 명문 낙생고 그 핵심은 진학률에 있다. 이 학교에서 진학지도를 담당하고 있는 전종문 교사를 통해 진학지도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의대보다는 서울대 연고대에 더 많이 보내야 학교 명성이 올라가는데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우선 학생의 재능과 적성을 가장 먼저 살피죠. 1학년부터 진로지도 전문기관과 연계해 체계적인 진로지도를 시작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이 목표를 설정해 놓고 3학년까지 꾸준히 관리합니다.”
4년 전부터 현재까지 학생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해 진로지도에 활용하고 있는 것도 낙생고 학생들의 합격률을 높이는데 한몫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양대 전자공학과에 지원하려는 학생이 있다면 지난 4년간의 합격생과 불합격생의 학교성적 및 모의고사 수능성적까지 다 보여주고 이를 토대로 진학지도를 합니다. 경험에 의한 표본이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좀 더 구체적인 진학상담이 가능하죠. 이 데이터는 학생에게도 학습계획을 짜는데도 많은 도움을 줍니다.”                             
이춘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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