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당신이 희망입니다-③열공, 선생님동아리-율현중

사제지간, 한 권의 책이 징검다리가 되어

율현중학교 ‘아침 교사’

지역내일 2010-03-26 (수정 2010-03-26 오전 12:34:22)

학창시절의 추억이 선생님동아리로 되살아났다. 잠재된 학생들의 능력을 계발시키고자, 매너리즘에 빠지는 자신에게 새로운 열정을 불어넣고자 선생님들이 의기투합했다. 학생의 성격유형별 적합한 칭찬방법을 연구하는 서평초등학교의 ‘춤추는 고래에게 날개 달기’, 아침 독서 10분을 활용해 교사의 전문성을 신장하는 율현중학교 ‘아침 교사’ 동아리와의 화기애애한 만남이 리포터를 기다렸다.



나태해진 열정에 불을 지펴라, 선생님들의 이유 있는 책읽기
 10월의 마지막 밤. 사회전반으로 커져가는 교사 불신 분위기 속에서 점차 침체되어 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에너지가 필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불쑥 좋은 책을 함께 읽고 싶다는 마음에 13명의 동료 선생님들을 모았다. 그렇게 해서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사실 처음엔 친목도모였어요. 그러다가 더 열심히 해보자는 의미에서 교육청 동아리로 등록, 활동하게 됐죠.” ‘10월의 마지막 밤’이었던 동아리명이 ‘아침 교사’로 바뀌게 된 배경을 동아리 창단의 주범(?)인 총무 배계순 선생님은 동아리명이 ‘10월의 마지막 밤’에서 ‘아침 교사’로 바뀐 배경을 설명해준다. 첫 번째로 읽은 책은 조벽 교수의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이외에 ‘훌륭한 교사는 이렇게 가르친다’, ‘최고의 교수’, ‘수업비평과 만나다’ 등 교사가 갖춰야 할 품성에 관한 책들이 줄을 이었다. 배은주 선생님은 “매너리즘에 빠지려는 나 자신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는 물론 책을 고르는 안목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매월 돌아가면서 주제 발표를 하고 서로의 의견들을 나누다 보니 교육 현장에서의 어려움도 자연스럽게 쏟아졌다. “교육 자료와 달리 아이들에 대한 자료공유는 없는 편인데 다른 분들의 경험을 통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김명희 선생님의 얘기에 모두들 공감한다. 
   
책을 통해 다르게 만나는 아이들, 그 과정을 너그럽게 지켜봐 줬으면
 선생님들이 가장 감명 깊어했던 책은 ‘남자아이, 여자아이.’ 연계활동으로 EBS-TV의 ‘아이의 사생활’이란 다큐 프로그램도 함께 봤는데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존중한 교육이 필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남자아이들은 상대방의 감정을 읽는 게 부족해요. ‘내가 너 때문에 힘들어’와 같은 표현보다는 ‘네가 이렇게 하면 앞으로 이렇게 된다’는 얘기가 더 먹히죠.” 노도향 선생님은 조곤조곤 따지는 걸 싫어하는 남자아이들에게 명확한 결론을 내라고 종용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됐단다. 선생님들의 책읽기는 실제로 학급 내에서의 또 다른 교수법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홍효정 회장은 “조회․종례시간이나 독서지도 시간에 책을 읽고 토론하면서 아이들과 친밀해지는 걸 느낀다”면서 “이런 과정들이 알게 모르게 마음속에 스며드는지 아이들의 꿈이 지난해와 또 달라졌다”고 했다. 정기은 체육담당 선생님도 마찬가지. 아이와의 공감대 형성에 이만한 게 없단다.
 한번 모이면 늦은 밤 귀가하는 일이 다반사. 몸은 고되지만 좋은 교사로 아이들과 만나고 싶다는 목표가 그 힘듦을 덜어준다. “주변의 시선과 오해가 아이들과의 관계를 더 힘들게 하죠. 노력하는 선생님들을 너그럽게 봐주고 기다려줬으면 좋겠어요.” 세상을 향한 이정옥 선생님의 당부가 많은 걸 생각하게 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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