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

학교가 늘 가고 싶은 곳, 꽃피는 학교

대전 꽃피는 학교 유연희 교사

지역내일 2010-02-26
“꽃 피는 학교는 교사들은 힘들지만 아이들에겐 즐거움과 행복이 넘치는 공간이죠.”
요즘 아이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영어와 수학을 배우고 초·중·고등학생은 현 학년 공부는 물론 몇 년 앞서가는 선행학습을 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학교에서 학원으로 또 과외수업을 받아야 하는 아이들은 그 나이에 배우고 익혀야 할 인성이나 예절, 문화 예술 등의 교육이 간과되기 쉽다. 꽃 피는 학교는 이렇게 일률적이고 틀에 짜인 듯한 교육에서 벗어나 ‘천지인 삼위일체’ 사상이라는 동서고금의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인간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하는 학교로 자연 속에서 생활하며 마음껏 뛰놀고 선행이 아닌 연령에 맞게 공부를 하는 일명 대안학교다.
유연희(53) 교사는 꽃피는 학교에서 5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
그가 대안학교 교사로 근무하게 된 계기는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조카가 꽃 피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여동생의 권유 때문이다.
꽃 피는 학교의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사자격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인격체로 존중해 주는 마음과 공부하는 일을 즐겨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교대를 졸업하고 그러한 자격까지 갖춘 그는 꽃피는 학교의 교사로 안성맞춤이었다.
꽃피는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말에 늘 귀 기울여주고 존댓말을 사용한다. 빨리 빨리 재촉하는 교육이 아닌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여유를 가르친다. 사교육(선행학습)도 원칙적으로 금하고 예체능 교육도 아이들이 기능을 습득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고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예술로서 만나야 한다는 조건 아래 3학년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다. 또한 농사를 직접 지어보기도 하며 자연과 벗해 즐기는 시간이 많다. 모든 먹거리는 건강을 생각해 친환경 유기농으로 구성한다. 입학식이나 졸업식, 각종 축제(춘분 하지 추분 동지제)모든 행사는 부모님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에 진행된다.
학교생활의 일부분만 나열했음에도 아이들에게 이러한 별천지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있어 학교 가는 일이 즐겁고 얼굴엔 맑고 밝은 빛이 가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면 교사들에게도 아이들만큼이나 편안한 학교일까.
“교과서 없이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서 교사가 직접 교안을 짜야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공부해야 합니다. 아이들 개개인 일거수 일투족에 신경을 써야 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굉장히 힘들죠. 하지만 언제 생각하고 돌아봐도 제대로 된 교육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하나로 이 힘든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모든 교육이 그렇듯이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부모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어야 하고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 줄 줄 알아야 합니다. 또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기다려줄 줄 알아야 합니다. 아이들을 소중한 인격체로 대하면서 진심으로 믿어줄 때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지닌 꽃으로 활짝 피어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 주세요.”
그가 부모들에게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는 말이다.
문의 : 041) 855-7761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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