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획- 러브에이징 캠페인 Ⅺ 노안과 시력교정술

점점 빨라지는 젊은 노안, 이제는 ‘중년안’

40대 이후 중년 시력교정술도 가능해 … 근시에선 노안 와도 돋보기 필요 없어

지역내일 2010-02-22

지난 겨울방학에 부모와 두 자녀 모두 두꺼운 안경을 쓴 가족 일행이 안과를 찾았다. 이들의 병원 방문 목적은 고등학교 1학년 딸과 중학교 2학년 아들의 라식수술. 하지만 정작 라식 수술을 하기로 결정한 건 아이들의 부모였다.
분당 연세플러스안과의 이승혁 원장은 “사람의 눈은 청소년기까지 계속 성장하기 때문에 그 전에 수술을 받을 경우 다시 근시가 진행될 수 있다”며 “성장이 거의 끝나는 18세를 기준으로 연령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는 라식 수술 금지 대상자로 수술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병원을 찾은 부모는 40대 중반과 후반의 나이로 오히려 라식수술이 가능한 상황. “라식수술을 받으면 노안이나 백내장이 빨리 온다는데” 라며 수술을 꺼리던 이들 부부는 긴 시간 충분한 상담 끝에 오해를 풀고 수술을 결정했다.


빨라지는 노안, ‘중년안’ ‘45안’으로 불려
대체로 40대 중반이 되면 우리 눈은 큰 변화를 겪는다. 책을 멀리 떨어뜨리지 않으면 글씨가 잘 보이지 않거나, 신문을 15분만 읽어도 피곤해 읽기가 힘들거나, 버스번호판이나 지하철 노선도처럼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이는 등의 노안 증상이 시작되는 것. 
이런 증상을 경험한 중년 대부분의 공통점은 노안을 쉽게 인정하지 않고 ‘눈이 나빠진 것’으로 믿고 싶어한다는 점이다. ‘나도 이제 늙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울적해지거나 심한 경우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 중년인 45세 전후에 노안 증상이 나타나므로 크게 상심할 일만은 아니다. 최근엔 노안을 ‘45안’ ‘중년안’ ‘원시안’이라는 용어로 바꿔 부르자는 의견이 나올 만큼 노안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노안이 찾아왔을 때 가까운 곳에 있는 사물이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근시인 경우 안경을 벗고 보는 게 오히려 더 편하고 잘 보일 수 있다. 특히 -3 디옵터 이상의 근시에서는 평생 노안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원시인 경우 40대 이전부터 노안증상을 느끼면서 돋보기 없인 가까운 거리의 글씨를 읽을 수 없게 된다.
노안이 오는 시기는 눈의 굴절 상태나 습관 등에 따라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노안의 원인은 눈을 너무 많이 사용해 눈의 초점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수정체의 탄력이 떨어지거나 비대해져 초점이 잘 맞춰지지 않기 때문. 
분당 밝은성모안과 고석진 원장은 “보통 정시안은 30~40cm의 독서거리에 있는 글씨를 볼 때 -3 디옵터 정도의 조절(수정체가 두꺼워지는 것)이 일어나는데 나이가 젊을 때는 조절근육의 힘이 좋기 때문에 이 정도의 조절이 쉽게 가능하다”며 “하지만 40대가 되면 조절근육 또한 노쇠해져 수축이 잘 안되므로 조절작용이 원활치 못하게 되면서 초점을 눈 앞쪽으로 끌어주기 위해 볼록렌즈(돋보기)가 필요해진다”고 설명했다. 
노안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노안이 오면 시력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노안과 시력은 별개다. 특별한 질병 때문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시력은 만 20세 전후에서 고정된다.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이 퇴화되어 가까운 것만 안 보이는 증상으로, 시력검사상에서는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공수정체 삽입술 등 노안회복술 진화
그렇다면 점점 빨라지고 있는 노안, 어떻게 교정해야 할까. 현재 가장 안전하고 부작용 없는 노안 교정방법은 돋보기나 다초점렌즈를 통한 안경처방이다. 하지만 안경을 쓰고 벗는데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라면 노안회복술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실제 40대 이상이면 누구나 노안이 생기기 때문에 안과에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노안회복술이기도 하다.
노안 수술이라는 새로운 분야가 생겨난 것은 1980년대 후반, 각막 표면을 홀미움레이저로 쏴 각막의 모양을 볼록하게 만들어 주는 수술이 처음이다. 이후 공막밴드삽입술, 공막방사선절개술, 레이저공막성형술(LAPR), 레이저 열 각막성형술(CK), 라식노안교정술 등이 개발됐다. 또 라식을 통해 불균형한 시력을 맞춰주는 시술법인 모노포칼라식노안교정술이나 수정체를 제거하고 특수 렌즈를 넣는 ICL 수술 등 이전 방법의 단점을 줄이고 효과를 높인 수술법도 개발돼 현재 시술되고 있다.
이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노안 교정술은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레스토 렌즈 삽입술)과 라식수술처럼 엑시머 레이저로 각막을 깎는 수술(커스텀 뷰 수술) 두 종류가 있다.
노안과 함께 백내장이 온 경우에는 크리스타렌즈라는 인공수정체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크리스타 렌즈는 백내장 수술을 할 때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로, 모양체근육이 수축하면 수정체낭 안에서 앞뒤로 움직여 원·근거리와 중간거리가 잘 보이게 되는 원리를 갖고 있다.
분당 연세플러스안과 이승혁 원장은 “지난 2003년 인공수정체로는 최초로 FDA 인증을 받은 이 시술은 성인 백내장 환자 중 당뇨병과 같은 전신질환이 없으며 포도막염, 망막박리 등 안구질환이 없는 노안에서 시술이 가능하다”며 “환자의 직업, 성격, 수술 후 시력 기대치, 눈의 굴절력 상태 등 전문의와의 종합적인 진단과 상담 후 시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면부족·스트레스로 눈물분비량 감소 … 1시간에 10분씩 먼 곳 보며 휴식
간혹 노안이 왔다가 다시 눈이 좋아졌다는 경우가 있다. 돋보기를 써야만 보이던 신문이 어느날 돋보기 없이도 잘 보이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는 눈이 좋아진 것이 아니라 백내장 초기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오히려 병원 검사를 서둘러야 한다. 특히 노안을 원시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이유는 두 경우 모두 가까운 것이 안 보이고, 돋보기를 써야 한다는 점 때문. 하지만 근본적으로 노안은 중년 이상에서 나타나는 신체노화 현상이고, 원시는 안구의 크기와 굴절력 간의 균형이 맞지 않아 나타나는 것으로 대부분 젊은 시기에 발생한다. 나이가 들어 가까운 것이 안 보이면 노안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노안도 노화 현상의 하나이기 때문에 피해갈 수는 없지만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눈을 잘 관리하면 노안이 더 빨리 찾아오는 것을 막을 수는 있다.
우선 눈의 피로를 줄이려면 책이나 컴퓨터 모니터를 많이 보는 사람이나 가까이에서 보는 습관을 가진 경우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고 중간 중간 쉬면서 눈의 피로를 줄여주는 것이 좋다. 1시간 일한 후 10분은 먼 곳을 바라보면서 눈을 쉬게 하는 것이 요령.
눈을 의식적으로 자주 깜빡거려서 건조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눈물 분비량을 감소시켜 피로감을 높이기 때문에 피하고, 흔들리는 버스나 자동차 이동시에는 책을 읽지 않는 게 좋다.
분당 서울안과 강용홍 원장은 “분당지역의 경우 40대 이후 여성이 전체 시력교정술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노안과 관련된 부분 때문에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에는 시력교정수술을 하면서 노안 증상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안전한 시술이 개발되어 있는 만큼 적극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각종 비타민이나 항산화물질 등 노화방지에 좋은 영양소들이 노안의 진행을 억제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에 좋은 당근(비타민A)이나 사과 시금치 브로콜리 등 녹황색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분당 서울안과 강용홍 원장, 분당 연세플러스안과 이승혁 원장, 분당 밝은성모안과 고석진 원장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40대 ‘라식수술’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각막의 두께·모양 등 여건 맞으면 시술할 수 있어 
노안과 시력교정술은 무관 … 50대 이후엔 회복 속도 더뎌


노안은 신체의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기 때문에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다만 정상안에서는 보통 40세부터 노안이 오기 때문에 돋보기를 써야 하는 반면, 근시 안경을 끼던 사람은 오히려 안경의 오목렌즈 효과 때문에 돋보기를 늦게 쓰게 되는 장점이 있다.
라식수술을 하고 나면 노안이 빨리 온다는 속설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것. 중년의 근시인 사람들 중에 이미 노안이 진행 중인 경우 라식 수술 후 느끼지 못했던 노안을 느낌으로써 수술로 인해 노안이 생겼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근시이던 사람이 라식수술을 한 후 정상안과 같은 상태가 된 것일 뿐 노안이 더 빨리 생긴 것은 절대 아니다. 라식 수술 후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노안이 오면 가까운 곳을 볼 때만 돋보기를 사용하면 되고 일상생활을 할 때는 안경이 필요 없게 된다.
따라서 라식수술 등 시력교정술을 받으면 노안이 빨리 온다는 속설은 전혀 근거 없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라식수술이 노안의 해결방법이 될 수는 없다는 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
왜냐하면 라식은 안구의 여러 부위 중 각막을 수술하는 것으로, 각막의 일부를 얇게 벗겨내고 속살에 해당하는 각막실질을 근시나 난시 도수에 맞게 레이저로 절제하는 시력교정술이다. 따라서 수정체와 조절근육과 관련된 일련의 노화과정인 노안 발생과는 무관하다.
특히 각막 두께와 각막 모양, 동공 크기, 직업과 나이 등 수술 받는 사람의 여러 요인을 고려하고 숙련된 전문의에게 시술받는다면 나이는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50세가 넘는 경우 수술 효과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지만 수술 초기의 회복속도가 20~30대보다 조금 떨어지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한다.
홍정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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