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1년, 신나는 가게의 이름을 더욱 알리고파
지난해 3월 오픈, 1년을 막 채워가는 신나는 가게(031-251-9093)는 이제 조금 주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옷 한 가지라도 일부러 와서 기증해주시는 동네 분들도 제법 생겼다. “수익금이 한 부모 가정의 자립을 위해 쓰인다는 걸 아시고 많이 도와주시죠.”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이미옥 매니저는 은행융자에 가게유지비 등 운영비용을 감당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고 토로한다. 지역공부방 간식지원, 향후 급식비 지원 등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일들을 잘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기증으로 이뤄지다 보니까 물건이나 사이즈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 리폼을 한다든가 청바지를 핸드페인팅해서 신나는 가게만의 재활용 상품을 만들려고 생각 중”이라는 그는 “3월부터 시작될 ‘신나는 가게 문화센터’도 그런 의미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역사논술, 리폼, POP, 꽃꽂이 강좌를 운영하면서 가게도 알리고 한 부모 가정 여성이 직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런데 굳이 한 부모 가정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있을까.
“한 부모 가정의 어른이나 아이들은 모두 정신적인 피해자에요. 특히 여성들의 경우는 세상의 편견과 맞서 자신의 처지를 꺼내놓기가 결코 쉽지가 않거든요.”
흐르는 세월처럼 편안해진 나만의 삶, 후회는 없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이 매니저가 자신의 이혼 사실을 털어놓는다. 그래서 누구보다도 그들의 마음을 잘 알 수가 있다고, 신나는 가게를 꾸려가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이다. 그는 0.1%의 가능성만 있다면 상대방과 대화로 풀어갈 것을 조언한다. “가정폭력의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지죠. 하지만 이혼 결심을 하고서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게 다반사에요.” 이혼의 문제는 차치해두고라도 가정이란 울타리 안에 안주하고 나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는 건 배움이 많든 적든 다 똑같은 것 같다고. 그런 여성들의 생각을 확 바꿔 놓고 싶다. 내가 행복한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게 가족과의 관계도 편안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5년 동안 마트에 근무하면서 우연히 마트 내 비리를 알게 됐고, 노동운동은 그의 생각을 확 바꿔놓는 계기가 됐다. 수원일하는여성회도 그 즈음에 만났다. 후회해본 적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세상에서 살 수 있다는 게 좋기만 하다”고 답한다. 중고생인 아이들이 엄마를 잘 이해하고 받아줘서 고맙기만 하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마음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소를 운영할 생각이다. 지금은 신나는 가게가 누구나의 쉼터 역할을 대신 하고 있다. 세상 앞에서 당당해진 자신의 열정이 갈 길을 잃은 영혼에게 삶의 지표를 세워줄 수 있기를 그는 간절히 소망한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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