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길라잡이-RSV바이러스

‘아이’ 무서워, RSV바이러스 조심하세요

2세 이하 영·유아에게 빈번하게 발생, 특별한 치료약 없어 예방 매우 중요

지역내일 2010-03-22

새 계절로 변화하는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병원을 찾는 감기환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환절기에는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자녀를 둔 가정에서 감기를 걱정하게 되는데,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화된 신종플루의 유행은 이러한 부모들의 걱정거리를 하나 더 안겨주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신종플루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바이러스가 하나 더 있다. 그 발생빈도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인 RSV바이러스.  RSV바이러스는 주로 2세 이하 영·유아에 감염되며 가벼운 감기증상으로 시작하여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감염성이 매우 높은 바이러스이다. 1개월 미만의 신생아 가운데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입원하는 환아의 절반가량이 RSV 감염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 위험한 질병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이 바이러스에는 특별한 치료약이 존재하지 않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유아에 감염되기 쉬운 RSV바이러스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감염성높은 RSV바이러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RSV 바이러스는 2세 이하 어린이들이 최소 1번 이상 흔히 감염되는 바이러스이다. 주로 재채기나 공용으로 사용하는 물건 등 주변 환경에 의해 감염이 발생하는데 겨울 전후로 주로 발생하며 감염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발표된 질병관리본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그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RSV바이러스는 해를 거듭할수록 감염자가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저체중 출생아, 6개월 미만의 아이를 비롯해 면역력이 떨어진 가족 및 어린이집에 다니는 형제가 있는 경우, 담배 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경우에 RSV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다.
보통 한번 감염되면 면역력을 얻어 다시 감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RSV바이러스는 소아기를 통틀어 바이러스 유행시기마다 10~20% 가량이 재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어린이집과 같이 또래들과 함께 생활하는 아이는 재감염 확률이 더  높다.


신종플루와 구분 쉽지않아
RSV바이러스의 증상은 신종플루의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RSV바이러스는 약 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가벼운 감기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보통 재채기로 시작해 코막힘, 콧물, 인후통,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대부분의 경우 RSV는 자연치유되지만 미숙아나 선천성 심장질환을 가진 아이, 기관지이형성증 등의 만성폐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의 아이의 경우에 중증 폐질환으로 발전해 사망원인이 되기도 하는 위험한 바이러스이므로 고위험군의 아이일수록 가정에서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진 교수는 “만 2세 이하의 아기가 열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콧물, 기침이 있고 쌕쌕거리며 숨을 쉬며 호흡곤란을 일으킨다면 RSV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방만이 최선의 방법
RSV바이러스는 일단 감염되면 특별한 치료약이 없다. 따라서 열이 나는 경우 열을 내리고, 기침이 있을 때는 기침을 잦게 하는 등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을 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위험 영아에게는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 흡입요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RSV 바이러스에는 예방만이 최선의 대처방법이다. 이 바이러스는 주변 환경에 의해 감염이 빠르게 전파되므로 주변 어른들의 관심과 도움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는 어린이와 접촉하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닦고, 발열과 콧물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되도록 어린이와의 접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시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유아용 젖꼭지나 식기 칫솔 수건 등 개인 물품들은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어린이집과 같은 또래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서 장난감이나 이불 등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으므로 아이가 만지는 장난감과 이불을 자주 세척하는 것도 바이러스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담배연기에 많이 노출된 아이일수록 RSV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높으므로 간접흡연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도록 한다.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진 교수는 “환절기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시기에 예방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RSV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며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김진숙 리포터 kjs997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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