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충청권 광역단체장 2명을 배출하는 ‘중부권 선취론’에 들떠 있다. 충청권 석권은 민주당의 6·2 지방선거 ‘완승’의 조건이기도 하다.
김민석 지방선거기획본부장은 내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수도권 2곳과 중부권 2곳을 승리하면 완승”이라면서 “충청권에서 2명의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탄생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민주당은 충북에 이시종 도당위원장, 충남에 안희정 최고위원을 15일 ‘전략공천’ 했다. 광역단체장 후보로는 가장 먼저 확정했다. 수도권과 호남지역은 야당연대를 위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지만 충청권만큼은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민주당이 충청권에서 이처럼 약진을 예고하는 것은 격세지감이다. 열린우리당 시절을 포함해 2기(1998년)와 3기(2002년) 지방선거땐 충남·북에서 도지사 후보조차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6년의 4기땐 명함도 제대로 돌리지 못한 채 한나라당 후보에게 완패했다. 기초단체장도 겨우 2명을 당선시켰다.
민주당이 충청권에 이처럼 약진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한 당직자는 “충북에선 민주정부 10년간 가꾼 나무가 숲을 이뤘고, 충남은 양질의 묘목을 심어 무성한 숲을 준비하는 형국과 같다”고 비유했다.
충북은 민주당의 정치세력이 잘 조직화 돼 있다. 국회의원 지역구 8석 중 6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17대 때 전체 지역구를 석권했다가 2석을 내주긴 했지만, 수도권에서 전패에 가깝게 몰락했던데 비교하면 이 지역이 민주당의 공고한 정치적 근거지로 자리를 굳혔다는 얘기가 된다.
노영민(청주흥덕을) 의원은 “민주정부 10년간 충북지역에 많은 공을 들였다”면서 “호남고속철 오송분기역, 청주 하이닉스 유치 등 국가균형발전의 최대 수혜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세종시 수정안이 몰고 온 지방균형발전에 대한 지역주민의 열망이 더해졌다. 노 의원은 충북도지사는 물론 충북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빅4 지역’(청주·충주·제천·청원군)의 기초단체장 선거도 자신 있다고 진단했다. 남부 3군(보은옥천영동)의 맹주격인 자유선진당 이용희 의원도 민주당에 우호적인 행보를 보여 민주당의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한편 민주당은 충남권을 차오르는 반달처럼 기세가 강해지는 지역으로 꼽는다. 김민석 본부장은 ‘천시·인화·지리의 3박자 합일론’으로 설명했다. 그는 “노무현 브랜드인 세종시가 최대쟁점이 되고, 노무현의 한 후계자인 안희정이 후보로 나섰다. 여기에 강력한 여당 현직지사가 자진사퇴한데다 유권자의 세대교체 요구가 강하다는 점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면서 당선을 자신했다.
충북에 비해 정치조직력은 약세지만 해볼만 하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민주당 안희정 후보는 지난해 10월 수도권 재보선 출마권유를 받았을 때 이를 거절했다.
그는 당시 “유력정치인과 지역주의 정치에 기댄 2인자 전략 대신 지방분권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바꾸겠다”며 충남도지사행을 강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지방균형발전 정책과 이명박 정부 절반의 지방정책을 비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이명박 정부 식으로 가도 좋은지, 아니면 민주정부 방식으로 변경해야 하는지를 유권자에게 묻고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김신일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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