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가 코앞이다.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과 의회의원뿐만 아니라 교육감과 교육위원도 한꺼번에 뽑는다.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들의 발걸음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정책과 정치현안을 중심으로 선거열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정당이나 후보자 못지않게 바빠지는 곳이 있다. 바로 선거관리위원회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를 책임지는 곳이다. 정당 및 정치자금에 관한 사무도 처리한다. 국회나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와 같은 지위를 갖는 독립된 합의제헌법기관이다.
“선거관리위원회라고 하면 각종 공직선거나 국민투표, 농협·수협·축협 등의 위탁선거 같은 선거를 관리하는 곳이라고만 생각하시는데 공명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선거법위반행위 예방과 감시·단속, 선거비용관리, 정당 사무관리, 정치자금 사무관리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대전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과 법규담당 박종빈 계장(48)의 설명이다.
선거를 앞두고 박 계장의 하루도 무척 분주하다. 선거법규 운용과 정치관계법규 유권해석 및 운용, 선거소송·선거소청에 관한 사무 등을 맡고 있는 그는 올해 들어 거의 매일 야근이다. 주말과 휴일도 반납한 지 오래다. 아내와 아이들도 이제 그러려니 한다.
“조금 미안하긴 하죠. 하지만 제 일이잖아요. 가족들도 이해하리라고 믿습니다.”
선거법과 선거운동 방법, 지자체 활동에 따른 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질의를 꼼꼼히 분석하고 답변하는 것이 그의 주된 업무다. 전화나 서면으로 들어오는 질의에 대한 안내를 하다보면 어떻게 하루가 지나는지 모를 정도다.
“선거운동원의 자격이나 선거비용처리문제, 선거운동방법 등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표찰은 어떻게 해야 되느냐, 복장 등에 대한 허용범위는 어떻게 되느냐 등 종류도 다양하죠. 자치단체에서도 자신들의 고유 업무가 선거법에 저촉되는지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합니다.”
박종빈 계장은 선관위에서 17년을 근무한 베테랑이다. 우체국에서 근무하다 1993년부터 선관위에서 일해 왔다. 에피소드도 많다.
“정치인이나 정치현실에 대한 불만을 선관위에 전화해서 토로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너무 과하지 않으면 그냥 들어주는 편입니다. 전화민원의 경우 자기의 마음에 맞지 않으면 대뜸 욕설을 하기도 해요. 욕설을 하는 등 너무 심한 경우에는 전화가 다 녹음되고 있기 때문에 그만 하시라고 정중히 권합니다.”
유권자들에게 선거운동에 대한 이해도 부탁했다.
“기부행위에 대한 인식은 눈에 띄게 좋아졌어요. 간혹 선거운동기간에 자신에게 후보자들로부터 전화나 문자가 온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상가나 거리에 부착돼 있는 선거벽보나 현수막 등을 훼손하는 경우도 있죠. 선거운동의 자유는 법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유권자들도 보다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할 필요가 있죠.”
6월이 다가올수록 박 계장을 비롯한 선관위 직원들은 더 바빠질 것이다. 야근도 더 늦게까지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말했다.
“선거요? 뭐든지 물어보세요.”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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