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간단하게 혈액 몇 방울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혈액 성분을 정확하게 분석해 간암이나 전립선암,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유무나 진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반도체 바이오센서 칩과 리더기’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기술은 특정 암 발병 시 혈청 내 특정 단백질의 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활용했다.
특히 기존 바이오센서를 이용할 경우 혈청 내 염분 등으로 인한 신호간섭을 없애기 위해 혈청을 희석해야 했으나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이 같은 번거로움 없이 30분 이내에 질병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혈청을 희석하지 않은 채 전기적으로 질병인자를 감지하는 것은 이 기술이 세계 최초다.
또 별도의 공정을 갖출 필요 없이 반도체 양산공정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 저가 대량생산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진단 검사실이 구비되지 않은 1차 진료기관이나 보건소, 실버타운, 일반 가정 등에서 널리 활용할 수 있다.
ETRI는 이번 기술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핵심기술에 대해 국내 바이오 관련 우수기업들과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등에 내장해 질병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성건용 바이오센서연구팀장은 “바이오칩의 세계시장 규모는 2008년 기준 20억 달러 규모인데 이번 기술 개발로 미국과의 차세대 바이오센서 기술경쟁에서 우리가 한발 앞서게 됐다”며 “암 이외에도 단백질이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질병으로 활용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성과는 바이오센서 최정상급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즈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에 15일자로 게재됐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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