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사람들

당현증 부천문예연구소 소장

평생 모은 책 5만 권과의 특별한 인연

지역내일 2010-02-25 (수정 2010-02-25 오전 12:24:22)

34년 동안 수집한 책이 5만 여권, 어느 하나 귀하지 않은 책이 없다며 책과의 동행을 애지중지하는 부천시민이 있다. 그는 부천문예연구소 소장 당현증(53)씨로 소장하고 있는 책은  눕혀 보관해야 훼손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책 사랑이 진하다. 부천시 원미구 상1동에 소재한  부천문예연구소에는 그의 시간이 담겨있는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여건만 주어진다면 시민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당 소장, 그를 만나봤다.  

책의 저자들은 스승이자 등대
1999년 자유문학에 <혼자만의 방」으로 등단한 당 씨는 “책 읽는 것이 즐겁고 행복했다. 나에게 책은 살면서 많은 위로가 됐다. 다시 구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인생의 깊이가 담긴 책을 저술할 때 필요할 것 같아서 책을 모았다”고 수집 동기를 말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 회원인 그는 초등학교 시절 책과 인연을 맺었다. 글짓기와 서예 대회에 나가 상을 탔고 글재주가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책을 가까이 하게 됐다.
“어릴 때 논밭 일 하는 것보다 책 보는 시간이 더 좋았다. 책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레었고 영혼의 자서전 저자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에게 현실은 바꿀 수 없고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당 씨는 제일 아끼는 책은 무엇이냐고 묻는 리포터에게 “모두 다 아낀다. 상황과 환경에 비춰보면 다 보배다. 지은이 모두가 스승이고 등대”라고 답했다.
아버지는 짓기와 쓰기, 그리기 재능을 가진 당 씨에게 그런 일을 하면 가난하게 산다며 좋아하지 않았다. 서예전 수상, 시화전, 미화부장 등 아들이 가진 재능을 인정 않던 아버지는 당 씨의 첫 시집이 나오자 비로소 칭찬의 말을 건넸다.  

보던 책의 갈래 책을 통한 책 찾기
고등학교 시절 평론가 김윤식 선생의「한국근대문학사상논고」를 당시 가격 2000원에 구입했던 기억은 잊을 수 없다. 대학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한 그는 본격적으로 책을 수집했다. 공기업에 다니면서도 “보던 책은 다시 또 볼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모았다. “원체 호기심이 많아요. 일종의 지식욕 많은 중독 상태랄까요? 보던 책의 갈래 책들을 모으면서 책을 통한 책 찾기를 했던 거죠. 책을 보면 포만감이 느껴진다니까요.”
당 씨가 수집한 책은 80년대 초 발간된 삼성출판사의 장 단편 문학전집에서부터 세계문학전집,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25권, 한국한시문선 20권, 시집 1000여 권 등 문학, 역사, 철학 서적이 주종을 이룬다. “한 번은 퇴근해서 집에 오니 마루 끝에 묶어놓은 책이 있었어요. 집사람이 고물장수에게 팔려고 내놓은 것이었죠. 또 인천 배다리 헌 책방에서 정가 3000원이던 책을 2만원에 구입했던 일화도 있었죠.” 이런 우여곡절 끝에 모은 책이 5만 여권. 당 씨는 책 구입을 위해 출판사를 직접 찾아가거나 헌책방을 뒤졌고 대학원 논문을 위해서는 중국에 가서 원본을 구입해 올 정도로 책과의 특별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할 연구 공간 마련하고파
“요즘 청소년에게 가해지는 획일적인 교육현실이 안타까워요. 다품종, 다양성을 요구하는 시대입니다. 음악, 미술, 체육을 국어, 영어, 수학 과목과 동일하게 대우한다면 어린 청소년들의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할 길이 열릴 거예요. 그것은 우리나라의 인적 자원을 발굴하는 지름길이라고 봐요.” 당 씨는 사회적인 관습으로 감추고 지내온 자신의 예술적 기질의 시간은 불행한 시간 낭비였다고 말하면서 청소년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그는 인천광역시 부개동에 문학책 4000여 권을, 부천의 한 카페에 3000여 권, 집에 3000여권, 부천 심곡동에 4000여권, 부천문예연구소에 4만 여권 등을 흩어놓고 있다. 모두 모아놓을 마땅한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저는 부천지역의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의 부천문예연구소를 확장해서 87만 부천 시민이 활용하고 전문인들이 연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데 부천시가 도움을 줬으면 해요. 열린 마음이 중요하잖아요. 부천시를 대표할 문화공간에서 공개토론도 하고 분야별 문화 정책도 연구하면서 부천의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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