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갑작스럽고 무서운 한파로 인해 외출이 많이 꺼려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아이들만큼은 여전히 학원과 언어연수, 여행 등으로 바쁜 방학들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학기중보다 여유로운 방학이기에 성장 클리닉에찾아온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성장 클리닉에 찾아 오는 여자 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크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만 보시다 아이가 갑작스레 초경을 경험하게 되면서 부랴부랴 찾아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생님, 우리 지혜가 이번 기말고사 끝나고 생리를 시작했는데, 이제 키는 더 이상 안 크는 건가요? 지혜는 꿈이 연예인인데, 어떻게 하죠? 다 제 탓만 같아요.”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남자는 의사, 여자는 선생님’이 미래의 희망 직업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매체의 발달 때문인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실시된 조사에서 특징적인 것은 ‘연예인, 모델, 무용’ 같은 전문적이고 외모가 어느 정도 받쳐 주는 직업들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 입니다. 이런 직업들은 키가 어느 정도 큰 것이 유리한 직업인데, 안타깝게도 지애의 여러 예측 키를 구해본 결과 지애의 경우 최종 신장이 160cm 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사실 외모가 중시되는 풍토가 그리 달가운 것은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특정 직업의 경우 신장이 많은 영향을 미쳐 키가 작아 그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의사로서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음식 문화가 서구화 되면서 아이들의 발육 상태가 좋아지면서 여자 아이들의 초경 시기도 예전에 비해 많이 빨라졌습니다. 실제로 초등학교 4학년에 생리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준비도 못하고 있다가 생리를 맞게 되는 경우라면 부모님뿐만이 아니라 저도 무척 당황하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의 경우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너나 할 것 없이 키가 쑥쑥 자라납니다. 그 이유는 ‘성호르몬’ 덕분이라고 생각하셔도 되는데, 성호르몬이 성적인 성숙 이외에도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뼈의 파괴를 막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여자 아이의 경우, 생리가 시작되면서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나와 뼈의 생장을 돕게 되는데 뼈의 생장은 곧 키가 크는 것이므로 그 기간 동안 성장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호르몬은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면서도 한편으로 뼈의 골단, 즉 성장판의 성숙을 촉진해 키를 더 이상 자라지 않게 하기도 합니다. 바로 이러한 부분 때문에 ‘생리를 하면 키가 안 큰다’라고 일반적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여자 아이들은 생리를 빨리 할수록 성장은 빨리 멈추는 것이 보통이며,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평균적으로 생리를 시작하고 나서 약 22개월 정도 후에 성장이 멈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생리를 시작한 그 시점부터 키가 안 큰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정확한 성장판 검사와 생리의 양상을 파악하여야 성장 예측이 가능하다 하겠습니다.
때문에 성장판 검사는 가급적 생리가 시작 되기 전에 하는 것이 좋으며, 또한 생리를 시작했다고 하여 걱정부터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딸 아이가 또래 아이들 보다 통통한 편이라면, 가슴에 몽우리가 생긴 경우라고 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성장 클리닉을 방문해 보세요. 성장판이 열려 있다고 한다면 아직 성장할 기회가 많으므로 아이의 마지막 가능성에 힘을 실어 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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