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가 살기 좋은 곳이 경쟁력 갖춘 도시

분당 용인에 액티브 시니어가 몰려온다

서울 강남 거주 시니어…은퇴 후 쾌적한 환경 요건 갖춘 분당용인으로 유입

지역내일 2010-01-17 (수정 2010-01-17 오후 10:27:17)


새해가 밝았다.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지역의 변화를 살펴보는 가장 기초적인 잣대는 인구의 흐름을 읽어보는 것. 우리 지역인 성남과 용인은 지난 한해 뚜렷한 인구 증가세를 보였다. 2009년 12월 31일 기준, 성남시 인구는 전년에 비해 약 2만 명이 증가한 962,726명으로 집계 됐다. 용인시도 약 2만 2천 명이 증가한 839,204명을 나타내고 있다. (성남용인 통계 홈페이지 참조) 또 50세 이상 시니어 인구도 성남이 전체 인구 중 30%, 용인은 22.3%를 차지하며 비교적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이는 5년 전 각각 20%와 19%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아진 수치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이유도 있지만 한편 성남 용인으로 유입되는 시니어 인구가 많아지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분당 용인은 서울 거주 은퇴 시니어들의 선호지역 

실제 은퇴 후 분당용인을 거주지로 선택한 시니어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은 대체로 일치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쾌적한 환경과 편리한 도로망, 의료 인프라 등 제반 여건이 잘 갖춰진 분당과 용인은 은퇴 시니어들이 선호하는 도시라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언론사 중견 간부를 역임하다 은퇴한 김충수 (65세 용인 성복동)씨의 경우다. 김씨는 서울 강남에 있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8년 전 용인으로 이사를 왔다. “줄곧 강남에서 살다가 은퇴를 하고 자식들 모두 출가 시키니 굳이 서울에 있을 이유가 없었지요. 공기 좋고 쾌적한 환경을 찾다가 용인으로 이사를 결정했습니다. 광교산 밑 자락에 위치해서인지 공기도 좋고 우리 같은 은퇴 노인들이 살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이 같은 예는 서울에서 30년 넘게 교편 생활을 해온 홍종희(71세) 김광수(73세) 부부도 마찬가지. 교사 부부인 홍씨 부부는 은퇴 후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3년 전 용인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출퇴근 문제로 용인으로 먼저 이사한 아들내외를 따라 저희도 이사를 왔답니다. 가까이에서 손자손녀도 돌봐 줄 겸 해서 왔는데 살아보니 공기가 너무 좋고 삶의 질도 서울보다 훨씬 높아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서울에서 분당 거쳐 용인으로 마무리 … 거주지 이동 경향 보여 

설문을 통해 만나본 시니어들의 공통점은 서울에서 고위직 공무원이나 중견 기업의 CEO, 교직 생활 등 고학력에 경제력을 겸비한 중산층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라는 점. 특징적인 것은 10명의 설문 참여자 중 7명 이상이 서울에서 분당을 거쳐 용인을 마지막 종착지로 삼았다. 용인 보정동에 살고 있는 강세원(72세)씨가 대표적인 경우. 은퇴 후 서울생활을 정리한 강 씨가 첫 번째로 선택한 곳은 분당이었다. 그 후 최근 아파트 조성이 끝난 용인으로 이사를 오면서 최종적인 안착을 할 수 있었다. 용인 죽전 S 부동산 관계자는 “분당은 아파트가 이미 노후 되어 있고 가격도 용인에 비해 2~3배는 비싸 메리트가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이에 비해 용인 수지구나 기흥구는 새로 지은 아파트에 교통 여건이 좋아져 서울이나 분당의 문화체육 시설들을 고스란히 이용할 수 있으니 오히려 입주민들이 선호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자녀 교육과 결혼까지 마무리 짓고 나면 굳이 비싼 아파트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은퇴 시니어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오히려 환경, 교통, 문화 등 분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용인으로 옮긴 후 차액을 노후 자금으로 활용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녹지 조성된 중대형 아파트 선호, 문화여가 생활에 적극성 보여 

은퇴 후 분당용인을 선택한 시니어들은 자연 생활과 도심의 편리성을 동시에 갖춘 녹지주변의 중대형 아파트를 선호하며 주변의 공원이나 산책로, 체육 시설들을 자주 이용해 여가를 즐기는 경향을 보였다. 미국에서 30년을 거주하다 귀국 후 용인 성복동에 정착한 전혜란(57세)씨는 은퇴 후 용인에서 제 2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미국에 있을 때부터 2~3년에 한 번씩 한국에 들어왔어요. 형님네가 용인 성복동 93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가끔 놀러와 보면 주변 여건도 좋고 쾌적하더라고요. 귀국 후 바로 형님네 옆 52평 아파트로 이사를 왔는데 정말 미국보다 살기가 훨씬 좋아요. 뭐든지 빨리빨리 되고 문화적 의식수준도 높아서 아주 만족스러워요.” 한편 ‘시니어가 살기 좋은 곳은 모든 사람들이 살기 좋은 도시’라는 흐름으로 이어져 도시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시니어 주거 단지 ‘더헤리티지’의 건설사 (주)서우의 박성민 이사는 “경제력을 갖춘 액티브시니어들이 선호하는 분당용인은 이미 도시 경쟁력을 갖춘 곳.”이라며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에서 시니어가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것은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ZOOM IN  은퇴 후 분당용인 선택한 시니어 10인 밀착 탐색 >

“뭐니 해도 공기 좋은 게 첫째요, 여유로운 문화생활은 플러스알파” 

*강세원 (72세 용인 보정동)-은퇴 후 2002년 말에 서울을 떠나 분당을 거쳐 용인으로 온지 현재 8년째다. 보정동 현대홈타운 53평형 아파트에 거주하며 무엇보다 쾌적한 자연환경이 과 잘 조성된 산책로, 편리한 지하 주차장 등이 만족 요인이다. 지역 박물관에서 수년간 인문학 강좌를 듣고 있는데 수준 있는 문화 여가 생활이 가능해 더없이 좋다. 

*김충수 (65세 용인 성복동)- 2004년 퇴직 후 서울 강남에서 분당을 거쳐 용인에 정착한 지 8년이 되었다. 서울 32평 아파트를 처분한 자금 1/3 수준으로 용인 성복동 LG 빌리지 75평형 아파트를 구입, 나머지 차액은 노후자금으로 쓰고 있다. 오랫동안 근거지를 둔 서울에 한번 나가려면 교통이 다소 불편했는데 현재는 40여개의 모임을 10여개로 줄이며 생활반경을 용인에 맞췄다. 자녀는 모두 출가시키고 부부가 전원생활과 더불어 문화 여가 생활을 누리며 만족한 노후 생활을 즐기고 있다.

 *박동석 (65세 용인 죽전동)- 서울 강남에서 살다가 10년 전 분당으로 이사를 했고 2년 후 용인 죽전으로 옮겨와 8년 동안 거주하고 있다. 도담마을 48평형 아파트에 거주하며 주변에 백화점, 병원, 탄천 산책길, 등산 코스 등 제반 여건이 잘 갖춰져 있고 특히 공기가 좋은 점이 으뜸 만족 요인이다. 

*홍종희 (71세 용인 보정동)-서울에서 30년간 교직 생활을 해오다 은퇴. 맞벌이 자녀를 위해 손자손녀를 돌봐 줄 목적으로 3년 전 용인으로 이사 왔다. 처음엔 손자손녀들 때문에 왔으나 용인에 살아보니 공기도 좋고 생활 여건이 너무 좋아 복잡한 서울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 현재는 자녀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간 상태. 보정동 연원마을 32평 아파트에 부부가 살고 있다. 

*백삼균 (56세 용인 동백동)-강남 대치동에 살다가 3년 전 분당으로 이사 온 후 주상 복합단지, 빌라 등에서 살았다. 좀더 쾌적한 자연환경을 찾다가 2009년 7월 용인 동백동 전원주택단지인 ‘향린동산’으로 옮겨왔다. 22만평의 대단지에 넓고 쾌적하게 조성된 전원단지 생활이 만족스럽고 아직 현업(방송대학 경기지역대학장)에 종사하는 관계로 출퇴근을 분당으로 하고 있지만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부인 유향순(50세, 성남가정폭력상담소 소장)씨도 마당에 꽃도 심고 지인들 초대해 가든파티도 할 수 있는 이곳이 마음에 든다. 특히 도심 가까운 곳에서 숲속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고 공기가 좋아 감기에 걸리지 않는 점이 좋다. 현재 70평 타운하우스 형 전원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이원직 (64세 용인 죽전동)-은퇴 후에는 남쪽으로 내려와 살고 싶다는 생각에 용인을 선택해 2000년에 오게 되었다. 10년 전에는 아파트 조성이며 교통 여건 등 모든 것이 불편했는데 현재는 여건이 많이 개선돼 살기 좋은 곳으로 탈바꿈했다. 용인 죽전 동성아파트 50평형대에 거주하고 있으며 현재 환경에 만족해 앞으로의 이사 계획은 없다. 

*전영자 (67세 분당 수내동)-강남에서 분당으로 온지 19년이 되었다. 분당 신도시가 조성될 무렵에 들어온 초기 멤버다. 당시만 해도 구청도 없고 땅이 질퍽해 장화를 신고 다닐 정도였다. 그러나 집 근처 중앙공원이 조성되고 살기에 쾌적한 환경이 마련되는 과정을 겪으며 분당이 제2의 고향으로 느껴진다. 서울에 아직까지 보유한 아파트를 처분하고 분당에 영구히 뿌리를 내릴 생각이다. 현재 양지마을 32평 아파트에 부부가 거주하고 있다. 

* 전혜란 (57세 용인 성복동)- 30년 가까운 미국 이민 생활을 정리하고 2달 전 귀국, 용인 성복동에 안착했다. 은퇴 후 한국에 돌아와 살겠다는 생각을 실현할 수 있었던 계기는 주거 환경이 미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오히려 더욱 편리하다는 점. 용인 성복동 LG빌리지 52평형에 거주하며 남편과 여유로운 노후 생활에 만족스럽다. 

* 김일식 (70세 분당 정자동) - 강남에 살다가 자녀들 학비와 결혼자금이 필요해 서울의 집을 처분하고 95년 무렵 분당으로 오게 됐다. 우선 공기도 좋고 문화 여가생활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 만족스럽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해설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 문화적 여건이 갖춰진 분당은 노후 여가생활을 풍요롭게 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현재 정자동 청구 아파트 50평형대 아파트에 부부가 거주하고 있다

 * 김용분 (67세 용인 언남동)- 서울에서 교직 생활 은퇴 후 6년 전 남편과 함께 용인으로 거주지를 옮겨왔다. 자식들 교육시켜 모두 출가 시킨 후 답답한 서울을 벗어나 공기 좋고 살기 편한 곳을 찾다가 용인으로 오게 됐다. 아무 연고가 없지만 서울이랑 가까워 자식들이 찾아오기도 쉽고 병원이며 노인복지 시설이 잘돼 있어 만족도가 높다. 심한 알레르기도 용인으로 온 후 많이 좋아졌으며 현재 50평형대 아파트에 살고 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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