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교복 어디서 어떻게?

교복, 아는 만큼 싸게 산다

공동구매, 단체구매, 이월상품 등 발품 팔면 멋과 실속 모두 챙길 수 있어

지역내일 2010-01-16 (수정 2010-01-18 오전 12:20:12)


올해 중학교에 진학하는 딸을 둔 주부 이연희(43)씨는 아이와 함께 교복을 사러 나섰다가 깜짝 놀랐다. 같은 학교 교복이라도 많게는 10만 원 이상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자켓, 블라우스, 스커트, 바지 등 기본 한 세트에 보통 20만원~30만원까지. “셔츠와 가디건을 여벌로 하나씩 더 사야하니 교복비만 40만원은 들어갈 것 같다. 더 야속한 건 유명 브랜드가 아닌 옷은 창피하다며 아이가 입지 않으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비싼 것을 사줄 밖에 없을 것 같다” 입학시즌이 다가오면서 교복값을 둘러싼 말이 많다. 학부모와 자녀, 대형 교복 업체와 중소업체의 가격공방은 매년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일이다. 교복에 대한 학부모와 자녀들의 생각과 합리적인 구매방법을 알아보았다.

엣지있게 VS 실속있게

중고등학교에 올라가면 학원비도 부담스러워지는데 턱없이 비싼 교복값은 학부모들을 또 한번 힘들게 한다.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것이 학부모들의 교복 선택기준이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광고에 나오는 메이저 브랜드를 선호하는 아이들을 이기기 힘든 것.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하는 김은혜(42·서현)주부는 “학교에 비싼 옷을 입고 오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교복을 입는 것 일 텐데 오히려 교복이 위화감을 조성하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복값이 너무 비싸 부담스럽다. 교복이 이렇게 비싸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한진숙 주부(40,야탑)는 “아이의 성장속도도 빠른 시기고, 남자아이라 옷을 거칠게 입는 편이니 비싼 브랜드보단 저렴하고 품질 좋은 중소업체 교복을 구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백현중학교 2학년 김지영(가명)양은 “10명중에 7~8명은 아이비클럽, 엘리트, 스쿨룩스 등 유명 브랜드를 입는 것 같다”며 “특히 신입생인 1학년들이 더 심하다. 하지만 2학년 이상 되면 교복 브랜드보다 예쁜 라인에 더 신경 쓰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분당동 황현선 주부(42)는 “10만원 정도 차이라면 아이가 좋아하는 브랜드 교복을 사주겠다”며 “한참 예민한 시기인 만큼 브랜드를 좋아하는 것이 이해가 된다. 대기업이니 아무래도 사후관리도 더 꼼꼼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단체구매나 이월상품 등 20~30% 싸게 

브랜드 교복과 중소업체교복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일 것.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교복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공동구매, 단체구매, 이월상품 구매 등 알아보면 구매방법이 다양하기 때문. 교복판매 매장마다 작년에 생산된 이월상품이 있는데 신상품보다 20~30%싸게 구입할 수 있다. 스쿨룩스 수내점 대표는 “백현중학교 신상품 기본 세트가 26만원대지만 2009년 상품은 22만원에 구입할 수 있고, 2008년 상품은 그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교복 특성상 품질이나 디자인 면에서 변화가 없으므로 신상품과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또 여러 명이 함께 구매하면 무료로 이름표를 새겨주는 등 사은품과 각종 부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공동구매는 보통 학교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면 학부모끼리 모여서 단체로 구매하는 경우도 가격 할인과 더불어 다양한 서비도 제공받을 수 있어 좋다. 프리모학생복 수내점에서는 10벌 이상 단체구매 할 경우 공동구매에 가까운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미니인터뷰-불곡중학교 학부모운영위원회 회장 장영미> 

공동구매 교복 저렴하고 품질도 브랜드 못지 않아요 올해 경기도 중고등학교 교복 공동구매는 지난해 15%이던 것이 80%가까이 늘어났다고 경기도 교육청이 발표했다. 분당은 공동구매 참여율이 낮기로 유명하지만 불곡중학교는 올해로 3년째 학교에서 교복 공동구매를 해 오고 있다. 교복 공동구매는 품질 좋은 교복을 저렴하게 구입한다는 좋은 취지가 무색하게 잡음이 많이 일어난다. 그러나 불곡중학교 교장의 도움과 학부모운영위원회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교복업체가 직접 학부모들을 만나 브리핑을 갖고 모든 절차는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진행된다. “공동구매의 가장 큰 장점은 30~4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에요. 중소업체 동복기준으로 23만원인 것을 16만 원대면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학부모들이 교복제작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호응도를 높였어요. 울 80%에 폴리 20%로 유명브랜드와 똑같은 원단을 사용토록 하고, 상품라벨이나 색상 디자인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죠.” 오로지 학부모들이 ‘품질 좋은 교복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 받도록 하는 것이 불곡중학교 학부모운영위원회의 목적이다. 이런 노력들에 호응하는 부모들이 공동구매에 나선 것. “입혀 본 학부모들의 반응이 꽤 좋아요. 유명브랜드와 품질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다른 지역과 달리 분당은 학부모들이 더 브랜드를 찾는 경향이 많아 참여율이 낮지만 공동구매의 장점이 학부모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지면서 조금씩 활성화 되는 분위기에요”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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