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짱-화성 비봉고등학교

개성 있고 아름다운 도시는 우리가 만들어요~

지역내일 2010-01-27 (수정 2010-01-27 오후 11:27:59)

1993년 경기도 최초로 산업디자인과 신설, 지금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6년째 졸업작품전시회를 열었다. 학생과 선생님의 노력 없이는 꾸려가기 힘든 일. 하지만 비봉고등학교(화성시 비봉면 소재)학생들은 이런 도전을 즐긴다. 화성시 지원 창작모델학교를 운영하면서 학교환경부터 능력별 수업 등 지역에서 앞서가는 교육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봉고등학교가 우리학교 짱의 주인공이다.

벽화그리기, 브로치 만들기 등 지역을 위한 아이들의 열정 
 08년 화성시 지원 디자인 창작모델학교로 지정된 이후 올해로 3년 째, 비봉고등학교는 디자인에 관한 한 타의 모범이 되어 그 명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디자인과 신설 이래 계속된 졸업작품전시회는 화성시의 제안으로 4년 전부터는 시청 로비에서 열리고 있다. “아이들의 실력이 제법 뛰어나요.” 산업디자인과를 이끌고 있는 장철영 부장교사의 제자 자랑이다. 산업디자인과는 벽화·생활용품·웹디자인·동영상제작·조형물제작 동아리로 나눠져 방과 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한다. 벽화동아리는 학교 내는 물론 지역 농장과 비봉파출소, 쌍학리 버스정류장의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지난여름 땡볕 아래서 흘린 구슬땀만도 엄청날 터. 벽화 작업에 참여했던 여유진(2학년) 양은 “생애 가장 기억에 남을 만큼 자부심이 느껴졌던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머리와 옷이 다 더렵혀지는 것은 다반사, 탈의실도 마땅치 않아 버스정류장 뒤에서 서로 망을 보며 옷을 갈아입었다고. “밀짚모자에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니니까 저를 노동자나 아저씨로 오해하기도 했다니까요.” 고등학교의 마지막 추억을 멋있게 장식했다는 김정수 군의 웃음이 해맑다. ‘아름다운 비봉 만들기’의 일환으로 시작된 지역 가꾸기는 좋은 호응들로 이어졌다. ‘멋있다’는 얘기는 기본, ‘우리도 해달라’는 주문도 쇄도했다.
경기도 교육청 학생직업교육체험교실 운영교로 선정되기도 해 초등학생 대상으로 배너·캐릭터 인형·브로치 만들기도 선보였다. “사진 찍기부터 포토샵, 실사까지 배운 것들을 십분 활용해 아이들에게 작은 즐거움과 직업체험을 해준 것이 정말 좋았다”고 2학년 박수정 양과 김영미 양이 소감을 전한다. 이외에 직업체험페스티벌에 동아리로 참가, 네일아트, 핸드페인팅, 엽서만들기 등 그들만의 실력을 한껏 뽐냈다.

산업디자인 하기에 좋은 환경과 여건, 아름다운 정원도 자랑거리
각종 전국대회 다수 입상 등 그들만의 남다른 스펙은 입학사정관제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매년 홍익대 미대 합격생 배출은 물론 2+2 연계 교육을 통한 무시험 대학 진학으로 당당한 창작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 유진이는 “인문계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것 중의 하나다. 남보다 먼저 자신의 꿈을 정해 학창 시절 많은 경험과 실력을 쌓는다”고 비봉고등학교만의 특별함을 설명한다.
산업디자인과 교사만 9명, 소묘실, 제도실, 시각디자인 실습실 등 각종 실습동과 최신시설 기자재를 갖췄다는 것도 비봉고가 자랑하는 환경이다. “산업디자인과 운영에는 그에 맞는 환경과 지원이 필요하다 보니 도내 고등학교에 산업디자인과가 많지는 않아요.” 장 교사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비봉고등학교는 캠퍼스 규모에서만 봐도 타 학교에 비해 압도적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의정원(기숙사), 일지관(체육관), 서관(애향관), 국사관(도서실) 등 독립된 건물들 사이로 40년이 넘었다는 아름다운 정원도 인상적이다. 07년에는 유한킴벌리와 산림청이 주관한 ‘아름다운 숲이 있는 학교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왕따없는 학교, 아름다운 학교에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졸업반 아이들이 ‘그래서 학교를 떠나기 싫다’는 얘기를 들려준다.

훈훈하고 깊은 사제 간의 정이 비봉고의 희망
“비봉고등학교는 종합고등학교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영수 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성오산시에서는 제일 먼저 기숙사 건립, 선수학습을 실시하기도 했죠.” 이헌명 교장은 인문계 학생들 대부분이 서울대를 비롯해 희망 대학에 진학한 사례를 결과로 꼽는다. 올해는 화성시의 방과 후 학교 지원으로 능력별 수업에 더욱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물론 그 배경엔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려는 교사들의 노력이 있다. 훈훈한 사제지간의 풍경도 전해진다. 86년부터 교직원들의 작은 모금으로 만들어진 제자사랑장학금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식비, 학비지원 등에 쓰이고 있다.
“공부는 잘하는데 너무 어려워서 밥 먹을 돈조차 못내는 학생이 있었어요. 교사로서 보기가 너무 안타까워 시작한 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거죠.” 이문규 교감은 졸업한 이후에도 사회인으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학생을 보살피고 관리하는 선생님들의 열정과 사랑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비봉고등학교는 화성 남양 반도와 수원지역의 학생들이 많이 다닌다. 집과 가깝기도 하고 디자인을 배우고 싶은 마음에 비봉고를 선택한 김소정(2학년) 양은 “우리 지역에 비봉고등학교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며 깊은 애교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어우러져 사랑이 가득한 학교를 만들어나가는 곳, 비봉고등학교의 희망이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 이유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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