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한창 즐겁게 뛰어 놀아야 할 유아기가 초등준비기로 인식되고 있다. 조기교육과 인지교육으로 이 시기에 중요한 놀이의 경험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청명산 자락에 터전을 마련한 깨끔발 어린이집 아이들은 조금 다르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자연을 탐색, 관찰하며 많은 것을 알아가고 있다. 깨끔발의 재미있는 하루를 따라가 봤다.
자연은 학습을 하는 장소이자 놀이터
연초에 내린 큰 눈은 열흘이 지났지만 산자락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전원주택인 어린이집 앞마당에는 두툼한 외투를 껴입은 아이들이 모여 있다. 눈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만드는 아이, 삼삼오오 모여 눈썰매를 타는 아이. 누군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순서를 정해 서로 끌어주고 타기도 한다. 안으로 들어서자 조금 더 어려 보이는 아이들이 블록쌓기를 하다가는 금방 뛰어다니며 자유롭게 놀고 있다. “겨울이라 야외활동이 제한된다. 춥지 않을 때에는 오전에 청명산 주변으로 주로 나들이를 가는데 자연의 변화에 맞춰 무궁무진한 자연의 놀이감으로 놀다 온다”고 깨끔발 어린이집 백승미 원장은 전한다.
이런 교육이 가능한 이유는 깨끔발 어린이집이 공동육아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 함께 아이를 기른다는 뜻의 공동육아에서는 자연의 생명력을 몸으로 느끼고 행복해하는 자연친화 교육을 하고 있다. 또한 유아기에 적합한 교육은 살아가면서 체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아이답게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는 곳
깨끔발어린이집에서는 꿀벌(4세)·잠자리(5세)·나비(6~7세)반의 22명의 아이들이 자연과 벗하며 신나게 생활하고 있다. 깨끔발의 활기찬 하루는 노래를 부르거나 책을 읽으면서 아침열기로 시작한다. 뒤이어 나들이가 시작된다. 가까운 나들이나 혹은 조금 멀리, 먼 나들이를 간다. 가끔은 자고 오는 들살이도 떠난다. 아이들이 가는 청명산의 나들이 장소에는 예쁜 이름들이 붙어 있다. 돌밭, 진달래산, 아이스크림터, 꽃무덤터 등. “그 곳에서 계절별로 쑥 뜯기, 산딸기 따기, 메뚜기·잠자리 잡기, 풀피리불기, 소꿉·얼음땡놀이, 도토리·솔방울 줍기 등의 다양한 놀이를 해요.” 백 원장은 이런 체험활동은 아이들의 관심사에 따라 주도적으로 진행되며 자연을 소중히 하는 마음을 동시에 배운단다. 나들이를 마치고 돌아오면 즐거운 점심시간이 기다린다. 친환경식품을 이용한 식단은 고기보다는 채식으로 가공식품보다는 자연식품을 위주로 하고 있다. 요일별로 전래놀이, 텃밭 가꾸기, 나들이에서 가져온 자연물을 이용한 나들이연계활동, 미술놀이, 세시절기를 이용한 세시활동, 요리 등이 자유놀이와 오후 활동으로 이어진다.
해찬아빠 김도경 씨는 ‘자유롭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기에 아이가 누려할 모습으로 가장 아이답게 지낼 수 있는 곳’이라며 먹을거리, 교우관계, 환경, 놀이 등등에서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부모도 참여하며 아이들의 성장 모습을 함께 지켜보는 공동육아
2005년 공동육아 준비모임으로 출발했던 깨끔발은 현재는 교사회와 원장을 갖춘 공동육아 어린이집으로 거듭났다. 부모가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깨끔발에서는 조합원이 되면 5백만원의 출자금(주택임대료로 사용)을 내고 매달 회비를 납부해야 한다. 아빠엄마의 줄인 말인 ‘아마’들은 홍보·교육·재정·운영·시설 소위인 소모임에 의무적으로 참가해 맡은 활동을 한다. 일일교사로 직접 교육에도 참여해 아이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
공동육아에서는 아이, 교사, 부모가 모두 중요한 주체가 되어 평등하고 열린 공동체적 관계를 경험한다. 교사나 부모님들에게 별명을 지어주고 서로의 별명을 부른다. 활발한 상호작용과 친근감을 주기 위해 높임말이 아닌 평어를 쓰는 것도 특색이다. 집 같은 분위기에서 유대감을 형성하며 교사와 아이들, 아이들 서로간의 관계는 친밀해진다. 매일 아이의 성장해 가는 과정을 ‘날적이’에 함께 적으며 또 다른 소통을 이루어 간다. “교사가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지켜보며 아이, 교사, 부모의 소통이 가능한 곳이다”는 선우엄마 박인주 씨는 엄마들이 해야 할 일이 많은 곳이기도 하지만 함께 모여 육아에 대한 어려움을 서로 나누고 공유할 수 있어 좋단다. 건호엄마 최미애 씨도 “말을 통한 교육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려하고 배려 받는 관계교육을 배워온다”고 장점을 말했다.
아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깨끔발어린이집. 그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표정은 한없이 밝기만 하다.
문의 깨끔발어린이집 031-287-5174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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