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신 소장 컬럼

자기주장과 말대꾸의 차이

지역내일 2010-01-23
자녀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 ‘똑똑하고 자기 의견을 분명히 표현하면서 웃어른에게 예의바르고 겸손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답변을 자주 접한다. 한편 아이들은 부모가 말하라고 해 놓고, 막상 말하려면 어른 앞에서 말대꾸한다고 말문을 막거나 부모 뜻대로 따르라는 명령을 받는 경험에 대해 하소연한다. ‘우리 엄마 아빠 앞에서는 말을 못해’라고.
학교 생활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진다. 학교 적응을 잘 하려면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분명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해야 할 때가 있고 반대로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야 할 때가 있다. 선생님 앞에서 고분고분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 더 크게 야단맞을 수 있고, 친구들에게 속마음을 다 표현해버리면 놀림을 받거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눈치가 없고 사회성발달이 미숙한 아이들은 자기주장과 말대꾸의 차이를 재빨리 알아채지 못한다.
서구 문화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하고, 자신을 존중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사회적 리더쉽을 키워간다. 한편 우리 문화에서는 다른 사람 앞에서 잘난 척하면 안되기 때문에 겸손하고 자기표현을 절제해야 사회성이 발달한 것으로 간주된다.
차세대 우리 아이들도 버릇없이 자기만 내세우기 보다는 웃어른에게 공손하고 사회적인 예의를 지켰으면 한다. 그렇다면 부모의 역할은 어떠한가? 아이가 표현하는 언어적, 비언어적 메시지들을 귀담아 듣고 존중해 주었으면 한다. 어린 아이들은 자기 중심적이고, 자기 잘못은 쏙 뺀 채 다른 사람 탓을 많이 한다. 처음부터 자기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고 다른 사람 배려하는 태도를 갖추기는 어렵다. 부모의 힘이나 권력, 판단에 의해 아이를 일방적으로 훈계하기 보다는 아이에게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많이 주고, 의견의 차이가 있을 때 상대방에게 논리적으로 납득시키는 훈련을 쌓아갈 때 진정한 의미의 자기주장 능력이 키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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