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여기만은 꼭 가보자 ② -고성공룡박물관

1억 년 전 백악기대륙으로 떠나는 여행

진품 공룡화석 보고, 공룡발자국 탐방에 천혜의 자연까지

지역내일 2010-01-22 (수정 2010-01-22 오전 10:38:15)


박물관에서 내려다보이는 상족암군립공원

유별나게 추운 날씨 탓에 별로 한 일 없이 겨울방학이 훌쩍 반 넘게 지나버렸다. 방학을 이용해 체험학습을 하고 싶었는데 딱히 간 곳이 없다면 고성으로 떠나보자. 천혜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1억 년 전 백악기대륙으로 떠나는 가족여행! 조금 멀기 때문에 더욱 여행 맛이 난다.
경상남도 고성은 공룡의 나라이다. 가는 곳마다 공룡을 만날 수 있다. 고성공룡세계엑스포로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하다. 그러나 색다르게, 더욱 알차게 공룡의 세계에 빠져보고 싶다면 고성공룡박물관을 추천한다.
고성 당황포로 가면 고성공룡엑스포가 있다. 더 서쪽에 위치한 고성공룡박물관은 상족암군립공원내 위치하고 있어 빼어난 경관에 먼 길 온 보람이 온 가슴으로 느껴진다. 거기다 알찬 공룡에 대한 정보를 재미있게 만날 수 있다. 1982년 1월 국내에서 최초로 공룡발자국이 발견된 제전마을 서편 해안까지 연결되어 있어 생생한 공룡의 흔적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 용각류 공룡발자국


푸른 한려수도 속에 공룡의 세계가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사천IC에서 하이면에 위치한 박물관까지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높은 언덕에 공룡형상의 거대한 구조물이 박물관과 마주 서있다.
입장료는 성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 천5백원이고 롯데카드를 이용하면 2천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중앙광장으로 걸어 들어가다 보면 절로 탄성이 나온다. 푸른 한려수도가 너무도 푸근하게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보이는 해변의 넓은 암반과 기암절벽은 아름답기보다 신비롭다. 산 전면이 층층단애로 되어있고 암벽 깊숙이 동서로 되돌아들며 암굴이 뚫어져 있어 ‘쌍족’ 또는 ‘쌍발이’라고도 불린다. 공룡을 보기도 전에 마음이 반은 꽉 찬다.
광장에서 미리 준비해 온 간식을 적당히 먹고 들어가는 것이 좋다. 일단 들어가면 시간이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중간에 간이매점 밖에 없고 공룡의 세계에 빠져 배고픈 줄도 모르기 때문이다.


오비랩터 둥지 화석 모형

거대한 공룡골격과 3D 영상까지

박물관 현관 앞에는 공룡에 대한 다양한 자료가 있어 아이들의 시선을 먼저 끈다. 공룡박물관은 3층으로 되어 있는데 입구에서 바로 2층 로비로 이어진다. 중앙에 오비랩터 둥지 화석모형이 놓여 있다. 실제 발견된 형상을 재연한 것이라 더욱 흥미롭다.
제1전시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공룡골격을 볼 수 있다. 거대한 규모에 일단 진짜 공룡의 나라에 왔다는 실감이 난다. 그 다음은 영상실에서 3D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타이머신을 타고 백악기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라 아이들이 무척 흥미롭게 본다. 그 다음 제2전시실에서는 고성에서 발견된 공룡발자국의 모양과 종류 당시 공룡 생태를 알 수 있다.
3층 기획실에 지금은 실제 공룡 이빨 등 소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1층으로 내려와 제3전시실로 가면 파키케팔로사우르스와 트리케라톱스 등의 움직이는 생동감 있는 모형을 만날 수 있다. 제4전시실은 보고 듣고 만지는 체험을 통해 공룡을 만날 수 있다. 공룡과 달리는 속도를 견주어 보거나 거대한 용각류 다리 골격에 직접 키를 맞춰보면서 공룡을 보다 가까이 느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제5전시실은 화석전시실로 시대별 지구의 생물 화석을 만날 수 있다.
전체 중앙홀에는 중생대 아시아에 살았던 육식공룡과 초식공룡의 전신골격과 하늘을 지배한 익룡을 전시하였다.



실제 공룡발자국을 보는 환상적인 경험

박물관 후문을 빠져 나오면 이제 다시 시작이다. 야외박물관 개념으로 조성된 공룡공원은 공룡조형물과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 토끼와 사슴 동산, 푸른 편백숲, 토피어리동산 등이 있다.
그러나 가장 하이라이트는 이제 시작이다. 이어진 탐방로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면 실제 공룡발자국화석지로 이어진다. 이미 공룡의 세계에 푹 빠진 상태에서 공룡발자국을 찾아가는 마음은 아이처럼 두근거리고 급해진다.
고성군에서 발견되는 공룡발자국화석은 조각류, 용각류, 수각류 등 약 5,000여 점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브라질,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공룡발자국화석지로 인정되고 있다.
말로만 듣던 공룡발자국 앞에 서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너무도 선명하게, 마치 방금 거대한 공룡이 어슬렁거리며 지나간 듯 선명한 발자국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어디서 금방이라도 공룡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 막막한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신비를 다시금 느낀다. 시원한 바닷바람 앞에서 백악기, 쥐라기 지구의 지배자라던 공룡의 숨결을 느끼는 듯 온몸이 잠시 흔들린다.
고성공룡박물관은 다른 놀이시설에 현혹되지 않고 온전히 공룡의 세계와 대자연에 빠져 볼 수 있다. 이 땅에 서식했던 거대한 공룡, 바로 우리 땅에서 우리와 같은 숨결로 존재했던 거대한 생명체와 정면으로 만나는 순간, 작은 겸손과 함께 또 다른 미지에 대한 의문으로 가슴이 뛴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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