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010년 인류를 괴롭힐 가장 큰 재앙으로 ‘우울증’을 꼽았다. 그만큼 힘들고 괴로운 일이 많다는 증거다. 그래서 요즘 출판계에서도 ‘치유’를 위한 책들이 종종 출간되고 있다.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달래고 보듬어 주는 ‘치유’.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내 마음의 건강을 챙기는 시간을 가져 보자.
3040 여성들, 지금 과연 행복한가
현재의 엄마들은 ‘자신의 존재가 미약하다고 여겨질 때’ 제일 힘들고 지친다고 말한다. 자아 존중감 상실을 느낄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 집에서 살림만 하는 별 볼일 없는 여자 취급을 받을 때마다 상처를 받는다. 성실히 가족들을 위해 살아왔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 해놓은 건 아무 것도 없음을 확인할 때 우울감에 빠진다.
해마다 늘어 가는 사교육비, 예전보다 소원해진 남편과의 관계 등 고달픈 일상은 어떻게든 넘길 수 있으나 ‘나’의 존재감 부재는 엄마들을 무기력하게 만든다고. 이렇듯 ‘나’의 존재감을 찾고 싶지만 아무래도 아이들에 대한 투자 시간이 길다보니 정작 본인을 위한 시간은 넉넉지 못한 편이다. 아이들이 크면 나만의 여유 시간이 생길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할 뿐. 시간뿐만 아니라 전체 생활비 중 본인을 위해 쓰는 비용도 10% 이하가 70% 정도다. 한 푼도 사용하지 못한다는 대답도 있으니 그만큼 30~40대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많은 걸 희생한다는 소리다. 이런 희생에서 행복을 느끼는 엄마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몸과 마음이 지쳐가니 문제다.
3040 여성들이 택한 치유법 ‘나만의 시간 갖기’
이처럼 심신이 고달픈 엄마들은 재충전을 위해 무엇을 할까? 30~40대 여성들은 자신만의 치유 수단으로 ‘나만의 시간 갖기’를 가장 많이 택했다. 그 외에 ‘동성 친구들과 수다 떨기’, ‘동호회 등을 통한 취미 활동하기’ 등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전문가들은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일수록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지적했다. 혼자 있을 때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므로 심신을 조율하는 자율신경이 안정을 찾기 쉬워진다고. 특정한 ‘무엇’에 신경을 쓰면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을 자극함에 따라 아드레날린 계열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에너지를 만드는데, 지나치면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어 몸이 피곤하고 정신이 산만해진다.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 신경이 이완되면서 세로토닌 등이 분비돼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홀로 있는 시간을 참지 못하고 누구도 나를 찾지 않는다며 우울해하고 고독감을 호소할수록 심적으로 지친 상태일 수 있다고 한다.
친구들과 수다를 떠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한 연구진에 따르면 가족이나 친구가 행복한 사람은 행복감이 15.3% 더 증가한다고 한다. 결국 행복한 사람과 얘기하거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꾸준히 취미 활동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동호회를 통한 모임이나 각 구청에서 저렴한 수강비로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강좌 등이 큰 인기다.
지친 심신 위해 조금은 여유로워지자
심신이 지쳤다고 느낄 때 결국 본인에게 제일 필요한 건 ‘자기 계발을 통한 진정한 나의 모습 찾기’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들의 사랑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나’를 위한 투자라는 것. 수고하는 자신을 위해 조그마한 보상을 하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다. 어떤 주부들은 본인의 월급으로 생활비의 10%를 따로 통장에 모아둔다고.
‘인간의 마음이 문제다. 마음이 피곤하지 않게 살라’는 말이 있다. 결국 마음의 건강이 몸의 건강도 좌우한다는 말. 때때로 아내, 며느리, 엄마라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존재 이유를 찾아보는 여유를 가질 때 새로운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건강이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를 말한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진정한 의미로 건강하다 할 수 있다. 엄마가 우울하면 가족 전체가 우울감에 빠질 수 있다.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엄마의 영향력은 실로 크다.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에 앞서 엄마의 건강부터 챙겨보자. 상황에 떠밀려 정작 본인에게 소홀하다면 내 마음에게 미안해야할 일이다. 새해에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토닥이며 살자.
Tip. 마음 건강 위한 지원센터
본인의 힘만으로 견디기에 부침이 있을 때는 막막한 마음을 상담해 줄 곳을 찾아가 보자. 부산시에는 해운대구, 북구, 연제구, 진구, 사하구에 건강가정지원센터가 있다. 우울증 상담을 비롯해 ADHD, 경제, 성문제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무료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577-9337로 전화하면 연락하고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센터로 연결된다. 센터 방문이 어려울 경우 전화 상담, 인터넷 상담을 통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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