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로 모인 주부들에게는 늘 정보가 부족하다. 아이들의 유치원, 학원은 어디로 보내야 할지, 어느 가게의 과일이 싱싱한지, 새로 생긴 버스 노선은 어디로 가는지 하나부터 열까지 소소한 모든 정보들이 필요하다. 친정이나 시댁, 가까운 친구들도 없기 십상.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마술적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신도시 주부들은 뭉치기 시작했다.
새로운 소통과 정보의 창구,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에 불과하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인터넷 이용자 대부분이 정보를 이용하거나 도움을 받기 위해 참여하게 된다. 어느 정도 익명성에 힘입어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피드백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것도 온라인 커뮤니티의 장점이다. 가사와 육아로 주로 갇힌 공간에서 지내야 하는 주부들에게 각종 ‘맘카페’는 생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 중에서도 모두가 새로운 주민이며, 주로 젊은 층들이 모여 사는 신도시에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는 매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동탄신도시의 동탄맘 카페는 2006년 12월에 개설되어 현재 1만4500여명의 회원을 거느렸다. 카페가 개설된 지 만 3년이 되는 올해, 2009년에는 네이버 대표 카페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명실 공히 최고의 맘카페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주민들은 계속 유입되어 오고 그들에게 카페는 소통과 정보의 창구가 되었다. 동탄 주부들의 온라인 수다는 아이들 교육문제부터 각종살림정보와 시사문제까지 벽 없이 넘나들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거침없이 연결되는 동탄맘 카페
동탄맘 카페의 큰 특징은 오프라인모임으로 활발하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신원이 확실하게 보장된다는 점이 오프라인 모임을 더욱 활성화시킨다. 가입절차에서부터 거주하는 주소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해 만났지만 알고 보면 같은 학교의 학부모인 경우도 대부분이다. 카페를 통해 4세 된 큰 아이의 학습 품앗이 친구들을 만났다는 김윤정 씨는 “서울에 사는 동창들보다 동탄에서 만난 엄마들이 더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고 말한다. 엄마친구 찾기, 혹은 또래아이들 친구 찾기 등 친구를 찾는 메뉴를 클릭하면, ‘00동 00아파트에 사는 00년생 엄마들에게 오픈하우스를 한다’는 글이 뜨기도 한다. 서로 얼굴도 몰랐던 익명의 주부들이 경계심 없이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새로운 친구를 맞이하는 것이다.
벼룩시장도 활발하다. 젊은 주부들과 유아동이 많이 유입된 신도시의 특성상 고가이지만 이용 시간이 짧은 아이들의 옷가지, 장난감, 책들을 서로 사고 팔수 있기 때문이다. 정회원만 ‘팝니다’ 메뉴에 글을 쓸 수 있도록 한정한 만큼 벼룩시장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7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유혜승 씨는 동탄맘 카페를 통해 20여만 원 하는 유아 장난감을 다달이 1만원에 대여해 쓰고 있다. 대여점의 대여비용보다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누가 쓰던 것인지 모르는 것을 빌리는 것보다 한동네 사는 이웃아이가 쓰던 것을 얼굴보고 빌려오는 것이 왠지 정감가고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대여 날짜와 이름, 주소, 용품의 상태 등을 적어두자는 유 씨의 얘기에 대여해준 엄마는 ‘그동안 카페를 통해 여러 번 대여해 드렸지만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며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사람 사는 맛이 나는 커뮤니티의 단면이다.
신도시의 발전과 함께 성숙해지는 커뮤니티 문화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 빠른 정보는 초기 주변 상권에 가히 위협적이기까지 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소소한 사건 하나도 카페에서 공론화되면 큰 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활용에서 몇몇 시행착오를 거친 회원들은 이제 악의 없는 소소한 글 하나가 때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게 되었다. 덕분에 공론화되어야 할 이야기와 아닌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구분해, 소비자의 정당한 정보를 나누는 장으로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병원, 학원, 맛집, 카풀, 또래친구까지 원하면 뭐든지 찾을 수 있다는 동탄맘 카페. 임신을 기다리는 ‘아기를 기다리는 맘’이란 메뉴에서 임신 정보를 나누고 있는 유수연(가명)씨는 ‘만일 지역온라인 카페가 남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면 이렇게 활성화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는다. 세심함과 배려, 함께 어울리고자 하는 자매애 등 여자들 특유의 장점이 지역맘 카페를 활성화 시켰다는 의미이다. 신도시에 새둥지를 튼 동탄 주부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지역사회에 든든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김윤희 리포터 eune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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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통과 정보의 창구,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에 불과하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인터넷 이용자 대부분이 정보를 이용하거나 도움을 받기 위해 참여하게 된다. 어느 정도 익명성에 힘입어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피드백이 빠른 속도로 전개되고 있는 것도 온라인 커뮤니티의 장점이다. 가사와 육아로 주로 갇힌 공간에서 지내야 하는 주부들에게 각종 ‘맘카페’는 생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 중에서도 모두가 새로운 주민이며, 주로 젊은 층들이 모여 사는 신도시에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는 매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동탄신도시의 동탄맘 카페는 2006년 12월에 개설되어 현재 1만4500여명의 회원을 거느렸다. 카페가 개설된 지 만 3년이 되는 올해, 2009년에는 네이버 대표 카페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명실 공히 최고의 맘카페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주민들은 계속 유입되어 오고 그들에게 카페는 소통과 정보의 창구가 되었다. 동탄 주부들의 온라인 수다는 아이들 교육문제부터 각종살림정보와 시사문제까지 벽 없이 넘나들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거침없이 연결되는 동탄맘 카페
동탄맘 카페의 큰 특징은 오프라인모임으로 활발하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만남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신원이 확실하게 보장된다는 점이 오프라인 모임을 더욱 활성화시킨다. 가입절차에서부터 거주하는 주소를 정확하게 기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해 만났지만 알고 보면 같은 학교의 학부모인 경우도 대부분이다. 카페를 통해 4세 된 큰 아이의 학습 품앗이 친구들을 만났다는 김윤정 씨는 “서울에 사는 동창들보다 동탄에서 만난 엄마들이 더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고 말한다. 엄마친구 찾기, 혹은 또래아이들 친구 찾기 등 친구를 찾는 메뉴를 클릭하면, ‘00동 00아파트에 사는 00년생 엄마들에게 오픈하우스를 한다’는 글이 뜨기도 한다. 서로 얼굴도 몰랐던 익명의 주부들이 경계심 없이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새로운 친구를 맞이하는 것이다.
벼룩시장도 활발하다. 젊은 주부들과 유아동이 많이 유입된 신도시의 특성상 고가이지만 이용 시간이 짧은 아이들의 옷가지, 장난감, 책들을 서로 사고 팔수 있기 때문이다. 정회원만 ‘팝니다’ 메뉴에 글을 쓸 수 있도록 한정한 만큼 벼룩시장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7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유혜승 씨는 동탄맘 카페를 통해 20여만 원 하는 유아 장난감을 다달이 1만원에 대여해 쓰고 있다. 대여점의 대여비용보다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누가 쓰던 것인지 모르는 것을 빌리는 것보다 한동네 사는 이웃아이가 쓰던 것을 얼굴보고 빌려오는 것이 왠지 정감가고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대여 날짜와 이름, 주소, 용품의 상태 등을 적어두자는 유 씨의 얘기에 대여해준 엄마는 ‘그동안 카페를 통해 여러 번 대여해 드렸지만 한 번도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며 오히려 손사래를 쳤다. 사람 사는 맛이 나는 커뮤니티의 단면이다.
신도시의 발전과 함께 성숙해지는 커뮤니티 문화
온라인 커뮤니티의 발 빠른 정보는 초기 주변 상권에 가히 위협적이기까지 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소소한 사건 하나도 카페에서 공론화되면 큰 문제로 번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활용에서 몇몇 시행착오를 거친 회원들은 이제 악의 없는 소소한 글 하나가 때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게 되었다. 덕분에 공론화되어야 할 이야기와 아닌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구분해, 소비자의 정당한 정보를 나누는 장으로 적절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병원, 학원, 맛집, 카풀, 또래친구까지 원하면 뭐든지 찾을 수 있다는 동탄맘 카페. 임신을 기다리는 ‘아기를 기다리는 맘’이란 메뉴에서 임신 정보를 나누고 있는 유수연(가명)씨는 ‘만일 지역온라인 카페가 남자들을 중심으로 시작되었다면 이렇게 활성화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웃는다. 세심함과 배려, 함께 어울리고자 하는 자매애 등 여자들 특유의 장점이 지역맘 카페를 활성화 시켰다는 의미이다. 신도시에 새둥지를 튼 동탄 주부들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끈끈한 유대감을 갖고 지역사회에 든든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다.
김윤희 리포터 eune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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