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선덕여왕>. 복잡한 인간사 및 역사를 다룬 드라마지만 초등학생도 그 스토리를 줄줄 꾀어 설명할 만큼 인기였다. 그런데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드라마 속 장면과 스토리는 기억하면서 학창시절 죽기 살기로 외운 생물지식들은 지금 전부 어디에 갔을까? 시험만 보면 뇌리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암기과목의 대명사였던 생물. 이 생물을 TV 드라마처럼 공부하면 한결 자연스럽게 기억될 것이라며,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생물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세상에 책 한권을 선보인 이가 있으니, 그가 바로 연세대학교 생물학과 김응빈 교수다.
생명체의 생로병사를 담은 드라마 대본 ‘생물교과서’
학창시절 생물 교과서는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외워야하는 암기과목이었다. 어떤 현상이나 원리에 대한 이해보단 일단은 무조건 외웠다. 무조건 외운 탓에 지금 알고 있는 생물학적 지식은 부끄러울 정도로 희박하다. 모조리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김응빈 교수가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물을 공부해보자고 권한 것은 비단 학생들에게 뿐만이 아니었다. 김 교수는 “여전히 하나의 생명체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명현상을 이해한다면 한결 더 건강하고 의미있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마를 보듯 가벼운 마음으로 생물학에 입문할 것을 권했다.
“TV 드라마를 보면서 대사까지 모두 외우겠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건의 전개 순서대로 파악하고, 등장인물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드라마 속에 빠져 들다보면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과 줄거리를 모두 기억할 수 있다. 생물을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핵심내용을 기억하다 보면 세부상황까지도 어렵지 않게 떠오르게 된다. 큰 핵심을 먼저 파악하고 흐름을 이해하면 생물이 암기과목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게 된다.”
그는 고등학교 생물교과서는 생명체의 생로병사를 담은 한 편의 드라마 대본이라고 설명한다. 고등학교 생물Ⅰ교과서의 차례를 보자. 생명현상의 특성-영양소와 소화-순환-호흡-배설-자극과 반응-유전-생태계 순이다. 이는 생물 과목의 큰 흐름이자, 생존을 위해 먹고 번식을 위해 생존하는 생명체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 큰 틀을 놓고 생물을 공부한다면 깊고 복잡한 내용도 한결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자연스레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꿈을 찾고 스스로 공부하는 힘 키워야
김응빈 교수는 자녀를 키우면서 사교육을 시키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는 학원에 많이 노출된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공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앞서 아이들 스스로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꿈을 찾는다면 그 것만으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들이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점검과 격려를 해주는 부모의 정성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사교육 없이 대학에 입학한 큰 아들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밝고 여유가 있으며, 다른 대학 새내기와 달리 대학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해보겠다는 의욕이 충만하다고 한다.
김응빈 교수는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온 학생들 대다수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하며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낸다”며 “자신의 꿈을 찾고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대학 진학보다 더 중요한 삶의 지혜를 얻는 길”이라고 전했다. 또한 “부모들이 아이의 미래에 대해 자신이 계획을 세우고 아이를 그 계획에 맞춰 끌고 가려하지 않나 반성해봐야 한다”며 “아이에게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자유를 주어야한다”고 말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김응빈 교수가 전하는 생물 완전 정복 비법]
1. 드라마를 보듯이 줄거리를 파악하라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핵심내용을 잡고 배경지식과 연관 내용을 이해하는 순간, 생물은 더 이상 암기과목이 아니다.
2. 수업 시간에 배운 지식을 일상에 적용하라
인간은 생물의 한 종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곧 살아있는 생물학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물 시간에 소화에 대해 배웠다고 하자.
방과후 친구와 함께 떡볶이를 먹었다면 이를 생물학적으로 정리해 보면 된다. 맛있는 떡볶이는 입 안에서 잘게 부서져 침과 섞여 기계적 소화와 소화 효소인 아밀라아제에 의한 화학적 소화를 거친다. 떡볶이와 함께 먹은 삶은 달걀 또한 식도를 타고(연동운동) 위로 들어가는데 위에서는 강한 산성(ph2)인 위액이 분비돼 달걀의 주성분인 단백질을 폴리펩티드 분해한다.
한두시간 뒤 다시 배가 출출해 지는데 이는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한번에 조금씩 소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으로 식사 뒤 위가 완전히 비워지기 까지는 2~6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생물 공부는 교실에서 교과서만 갖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공부가 생물 공부임을 잊지 말자.
3. 생물용어를 이해하는데 한자를 활용하라
많은 생물학 용어들이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한자어로 사용됐다. 뜻글자인 한자의 특성상 각 글자의 의미를 짚어보면 해당 용어의 생물학적 의미를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신우(腎盂)는 ‘콩팥 신+바리(사발) 우’가 결합한 용어로 소변이 신장 안 쪽의 사발에 잠시 머문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사구체(絲球體)는 ‘실 사+공 구+몸 체’로 모세혈관들이 실타래처럼 둥글게 뭉친 덩어리를 말한다. 이처럼 각 용어의 의미를 글자 그대로 풀어보고 생물학적 정의를 연상해 유추하면 한결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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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생명체의 생로병사를 담은 드라마 대본 ‘생물교과서’
학창시절 생물 교과서는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외워야하는 암기과목이었다. 어떤 현상이나 원리에 대한 이해보단 일단은 무조건 외웠다. 무조건 외운 탓에 지금 알고 있는 생물학적 지식은 부끄러울 정도로 희박하다. 모조리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김응빈 교수가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생물을 공부해보자고 권한 것은 비단 학생들에게 뿐만이 아니었다. 김 교수는 “여전히 하나의 생명체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또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생명현상을 이해한다면 한결 더 건강하고 의미있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드라마를 보듯 가벼운 마음으로 생물학에 입문할 것을 권했다.
“TV 드라마를 보면서 대사까지 모두 외우겠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건의 전개 순서대로 파악하고, 등장인물에 감정을 이입하면서 드라마 속에 빠져 들다보면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과 줄거리를 모두 기억할 수 있다. 생물을 공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핵심내용을 기억하다 보면 세부상황까지도 어렵지 않게 떠오르게 된다. 큰 핵심을 먼저 파악하고 흐름을 이해하면 생물이 암기과목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게 된다.”
그는 고등학교 생물교과서는 생명체의 생로병사를 담은 한 편의 드라마 대본이라고 설명한다. 고등학교 생물Ⅰ교과서의 차례를 보자. 생명현상의 특성-영양소와 소화-순환-호흡-배설-자극과 반응-유전-생태계 순이다. 이는 생물 과목의 큰 흐름이자, 생존을 위해 먹고 번식을 위해 생존하는 생명체의 특성을 가장 핵심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이 큰 틀을 놓고 생물을 공부한다면 깊고 복잡한 내용도 한결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자연스레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꿈을 찾고 스스로 공부하는 힘 키워야
김응빈 교수는 자녀를 키우면서 사교육을 시키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그는 학원에 많이 노출된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공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앞서 아이들 스스로 자기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꿈을 찾는다면 그 것만으로 충분한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들이 혼자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점검과 격려를 해주는 부모의 정성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사교육 없이 대학에 입학한 큰 아들은 또래 친구들에 비해 밝고 여유가 있으며, 다른 대학 새내기와 달리 대학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껏 해보겠다는 의욕이 충만하다고 한다.
김응빈 교수는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만 바라보고 온 학생들 대다수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몰라 방황하며 대학 입학과 동시에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낸다”며 “자신의 꿈을 찾고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대학 진학보다 더 중요한 삶의 지혜를 얻는 길”이라고 전했다. 또한 “부모들이 아이의 미래에 대해 자신이 계획을 세우고 아이를 그 계획에 맞춰 끌고 가려하지 않나 반성해봐야 한다”며 “아이에게 스스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계획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자유를 주어야한다”고 말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김응빈 교수가 전하는 생물 완전 정복 비법]
1. 드라마를 보듯이 줄거리를 파악하라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핵심내용을 잡고 배경지식과 연관 내용을 이해하는 순간, 생물은 더 이상 암기과목이 아니다.
2. 수업 시간에 배운 지식을 일상에 적용하라
인간은 생물의 한 종이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이 곧 살아있는 생물학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생물 시간에 소화에 대해 배웠다고 하자.
방과후 친구와 함께 떡볶이를 먹었다면 이를 생물학적으로 정리해 보면 된다. 맛있는 떡볶이는 입 안에서 잘게 부서져 침과 섞여 기계적 소화와 소화 효소인 아밀라아제에 의한 화학적 소화를 거친다. 떡볶이와 함께 먹은 삶은 달걀 또한 식도를 타고(연동운동) 위로 들어가는데 위에서는 강한 산성(ph2)인 위액이 분비돼 달걀의 주성분인 단백질을 폴리펩티드 분해한다.
한두시간 뒤 다시 배가 출출해 지는데 이는 위에서 소화된 음식물이 한번에 조금씩 소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으로 식사 뒤 위가 완전히 비워지기 까지는 2~6시간이 걸린다. 이처럼 생물 공부는 교실에서 교과서만 갖고 하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공부가 생물 공부임을 잊지 말자.
3. 생물용어를 이해하는데 한자를 활용하라
많은 생물학 용어들이 우리말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한자어로 사용됐다. 뜻글자인 한자의 특성상 각 글자의 의미를 짚어보면 해당 용어의 생물학적 의미를 이해하고 기억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신우(腎盂)는 ‘콩팥 신+바리(사발) 우’가 결합한 용어로 소변이 신장 안 쪽의 사발에 잠시 머문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 사구체(絲球體)는 ‘실 사+공 구+몸 체’로 모세혈관들이 실타래처럼 둥글게 뭉친 덩어리를 말한다. 이처럼 각 용어의 의미를 글자 그대로 풀어보고 생물학적 정의를 연상해 유추하면 한결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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