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획 러브에이징 캠페인③ 골다공증 및 갱년기 여성의 뼈 건강
소리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을 잡아라
골다공증 방치하면 척추골절 일으켜…폐경 후 칼슘?비타민D 섭취에 각별히 신경써야
지역내일
2009-12-11
(수정 2009-12-14 오전 11:14:58)
‘한 손에 막대 잡고 한 손에 가시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 말 유학자 우탁이 지은 시조 ‘탄로가(歎老歌)’의 일부다. 가는 세월을 잡고 늙음을 멈추려고 노력해봤자 다 부질없다는 자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로부터 1000년이 지난 21세기, ‘평균 수명 90세 시대’가 열리고 있는 지금 50년 이상 ‘노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기엔 뭔가 억울한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늙는 것 자체를 거부하며 어떻게든 세월을 비껴가려는 ‘안티에이징’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것 또한 고령화시대의 당연한 결과다. 그런데 최근 안티에이징과 함께 화자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헬시에이징’ ‘웰에이징’ ‘러브에이징’이다. 이들의 핵심개념은 안티에이징과 동시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품위있게 늙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 더구나 노화가 가속화되는 중년에서 나이를 먹는 것은 재앙이 아니며 노화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마음과 영혼의 관리가 더욱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제 ‘안티에이징’을 넘어 건강하게 늙는 ‘헬시에이징’, 노화에 순응하며 곱게 늙는 ‘러브에이징’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에 내일신문은 건강기획 연재 러브에이징 캠페인을 통해 말 그대로 곱게 늙는다는 것, 그 심오한 의미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소리없는 뼈도둑 ‘골다공증’을 잡아라
골다공증 환자의 수난의 계절, 겨울이다.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몸의 관절과 근육이 굳으면서 행동이 부자연스러워지기 마련이다. 게다가 빙판길에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뼈의 힘이 약한 골다공증 환자에서는 가벼운 골절도 큰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초기에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골절이 나타난 후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조용한 도둑’이라는 별명이 붙은 골다공증. 전문의들은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골절이 가장 위험하며 ‘대퇴골 골절’은 4명 중 1명이 1년 내 사망할 정도로 여성에게는 치명적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방치했다가는 자칫 갱년기 여성의 생명에 위협이 되는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보자.
폐경 여성 10명 중 3명은 골다공증
지난 7일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폐경 여성 10명 중 3명은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세 이상 여성의 골다공증 유병률은 32.6%를 기록해 4.9%인 남성에 비해 6배 이상 높았다. 특히 70대 이상 여성의 10명 중 6명이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것은 골다공증의 치료율이다. 여성이 11.3%, 남성은 9.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 상당수 중년 여성이 골다공증에 시달리면서도 진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2007년에 척추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 손목 골절이 발생한 50대 이상 여성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손목골절 환자 10명 중 6명에서는 골다공증이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손목골절을 단순골절로만 생각하고 원인인 골다공증 치료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목 골절 환자 가운데 골다공증 검사를 받은 사람은 불과 8.7퍼센트. 척추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 환자의 20~30퍼센트가 골다공증 검사를 하는 것과 비교하면 손목 골절 환자는 골다공증의 위험성을 간과한다는 뜻이다. 손목 골절은 손을 짚고 넘어질 때 흔히 일어나는 골절로, 골절 부위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다. 여성의 경우 평생 12명 중 한명은 손목 골절을 경험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흔한 골절이다. 공현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손목 골절이 있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고관절이나 척추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3~4배 많게는 9배까지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면서 “손목골절을 가볍게 생각하고 넘길 경우 치명적인 골절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증상 없더라도 폐경 및 갱년기 여성은 골밀도검진 받아야
골다공증은 크게 폐경 후 골다공증과 노인성 골다공증으로 나뉜다. 주로 폐경에 따른 여성 호르몬의 결핍, 노화로 인한 칼슘 섭취 감소, 운동 부족, 뼈에 해로운 약물을 사용한 경우에 발병한다. 주로 단백질과 칼슘으로 만들어지는 뼈의 단면 내부는 작은 구멍이 있는 스폰지 모양으로 되어 있다는데, 폐경, 노화 등으로 뼈 생성 균형이 깨지면 새로 만들어지는 뼈의 양보다 소실되어 없어지는 뼈의 양이 많아지게 된다. 이때 뼈의 내부는 점점 얇아지고 구멍이 많아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서지게 되는 것이다. 골다공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65세 이상 여성은 2명 중 1명, 남성은 5명 중 1명이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을 경험하게 된다. 골절이 되기 쉬운 부위는 대퇴골, 손목, 척추 등이다. 특히 골다공증에 의한 엉덩이 부위의 골절은 암에 버금가는 높은 사망률을 나타내고 있다. 분당 서현동 서울나우병원 검진센터 원영일 원장은 “폐경 후 여성에서 골다공증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장에서 칼슘 흡수율을 높이고 뼈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치되기 쉬운데, 폐경 혹은 갱년기 여성은 골밀도 검사 등 전문의의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성 호르몬제와 골다공증 치료제 병행하면 좋아
골다공증의 진단 검사는 골형성과 골흡수의 생화학적 표지자를 측정하는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단순 방사선검사, 골밀도검사 등이 있다. 가장 흔하게 쓰이는 방법은 골밀도검사다. 현재 골밀도를 측정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 정량적 전산화단층촬영법, 정량적 초음파법 등이 많이 쓰인다. 측정 부위는 환자 상태에 따라 척추, 대퇴골, 전완부, 종골, 몸 전체가 될 수도 있다. T score가 -1.0~- 2.5 표준편차 사이이면 골감소증, -2.5 표준편차 이상이면 골다공증으로 정의하고, -2.5 표준편차 이상이면서 병적골절이 동반됐을 때 중증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골다공증 치료의 기본은 골다공증을 조기에 발견해, 뼈 손실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분당 야탑동 정자헌류마티스클리닉내과 정자헌 원장은 “골다공증이 처음 시작되거나, 폐경이 갓 시작된 환자에서는 뼈가 아직 많이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뼈를 유지하는 약물로 충분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이미 폐경이 된지 10~15년이 지났다면 뼈를 만들어주는 약제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치료제는 그 작용기전에 따라 골흡수 억제제와 골형성 자극제로 구분한다. 골흡수억제제는 칼슘, 에스트로겐, 칼시토닌, 비스포스포네이트, 비타민 D등이 있으며, 골흡수를 억제하여 골교체율을 낮춘다. 골형성 자극제는 말 그대로 골형성을 자극해 골량을 증가시키는 약제를 말한다. 불소제제, 성장호르몬, 부갑상선호르몬, 성장인자 등이 있지만 유용성이 적어 널리 사용되지는 않는다. 이밖에도 폐경 후 에스트로겐 부족으로 인한 급작스런 골 소실을 막기 위해 에스트로겐과 같은 호르몬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유방암이나 자궁내막암, 혈전증, 심장질환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유방암검사와 산부인과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도움말 :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공현식 교수(좌), 정자헌류마티스클리닉내과 정자헌 원장(우)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정자헌류마티스클리닉>
생활 속 실천으로 내 뼈를 지킨다
칼슘, 비타민D 섭취 늘리고 적절한 유산소운동 병행해 골질량 유지해야
전문가들은 골다공증은 가능한 빨리 발견을 하고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치료보다는 예방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대 골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사춘기 전후의 육체적 활동이 중요하며 칼슘과 비타민D의 섭취와 단백질 등의 영양섭취도 중요하다. 골소실과 관련있는 인자로는 노화, 조기폐경 및 약물 사용, 폐경과 관련된 여성호르몬의 감소 등이 있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박경채 교수는 “폐경여성에서의 골소실은 2단계로 진행하는데 첫 단계는 폐경 후 5년간의 시기로 매년 약 3%의 빠른 골소실이 일어나는 단계이며 이후 단계는 매년 약 0.5%의 낮은 골소실이 발생하는 시기로 나뉜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의 예방은 사춘기 전후의 육체적 활동을 늘리고 적절한 칼슘, 비타민D 및 단백질 등의 영양섭취로 최대 골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에도 골소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생활습관이 동반되어야 한다. 과도한 음주와 흡연, 카페인 섭취는 금물. 적절한 유산소운동으로 스트레칭, 제자리뛰기 등과 같은 운동으로 골질량을 유지하도록 한다. 염분으로 인해 체내 칼슘이 소실되지 않도록 짠 음식을 피하고 1주일에 2회 정도 약 15분간 햇볕을 쬐어 뼈에 필요한 비타민D를 충분히 합성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D는 칼슘의 장내 흡수를 촉진하는데, 50세 이상 한국인 여성의 하루 권장량은 400IU(10㎍)이다. 표고버섯, 무말랭, 연어 고등어 정어리 뱀장어 등 기름진 생선에 많이 들어 있다. 박 교수는 “식품을 통해 칼슘 섭취가 충분하지 않다면 보충제를 사용할 수 있는데, 칼슘 일일 섭취 권장량은 여성의 경우 10~19세에 800mg, 20세 이상 성인은 700mg, 임산부 1000mg, 수유부 1100mg이지만 실제 성인의 평균섭취량은 500mg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칼슘이 많이 든 음식은 우유, 요구르트, 치즈, 콩, 두부, 멸치, 미꾸라지, 뱅어포, 어묵, 게맛살, 새우, 명태, 조기, 무청, 시금치, 깻잎순, 달래, 쑥갓, 브로콜리 등이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 골다공증의 위험인자>
- 45세 이전의 조기 폐경
- 뼈가 가늘고 마른 체격
-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만성 염증성 질환, 부갑상선 항진증 등
- 골다공증 가족력
- 운동량이 1주일에 4시간 이하 -
- 성인 이후 골절이 발생한 경우
- 흡연
- 음주(하루 소주 2잔 이상)
- 한달 이상의 장기간 입원 환자
- 칼슘섭취 부족(하루 800㎎ 이하)
- 스테로이드제, 항경련제, 갑상선 호르몬제, 항우울제 등 골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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