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역에서 찾는 아이와 부모 갈등 탈출구 ②

아이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해가는 과정

병의원, 유관기관, 사설상담센터 등에서 상담받을 수 있어

지역내일 2009-12-11 (수정 2009-12-14 오전 10:49:11)
우리나라는 여전히 정신건강에 대해 남에게 털어 놓거나 치료받는 일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정신병’이라는 낙인이 찍힌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러나 정신건강은 신체건강과 같은 맥락이다. 신체적 중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평소 체력관리를 열심히 하고, 수시로 병원을 방문하여 잔병을 치료하듯이 정신적 중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에 정신건강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큰 병이 되지 않도록 그때그때 풀어줘야 한다. 선진국의 경우 psychologist(심리학자, 정신분석 의사)에게 정기적으로 상담을 받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문제가 너무 깊어지기 전에 도움을 받아야 해

 


 “상담센터를 찾아오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본인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다가 지쳐서 옵니다. 가족, 일상의 문제로 치부하다가 뒤늦게 자각을 하게 되죠. 문제가 너무 오래되어 심각하고,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성남시청소년지원센터’ 정진선 상담지원 팀장의 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족의 정신건강에 일찍부터 관심을 갖는 부모도 늘고 있다고 한다. “자녀의 발달체크나 성격, 심리, 진로 적성을 알아보기 위한 일반 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아이의 문제점이 발견되거나 엄마의 문제점이 지적되는 경우, 당황하여 심층 상담을 피하는 경우도 있죠. 아직까지 상담의 본질적 접근 인식이 부족합니다.”전문기관을 통해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것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문제의 원천을 찾아 ‘아이와 내가 다르다’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가족정신건강 상담을 위해 지역민들이 찾을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구분될 수 있다.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지원센터, 병의원, 사설 상담치료기관이다. 

지역민이 애용하는 유관기관, 이용 대기기간 길어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지원센터의 경우 긴급 치료를 요하는 경우 이외 일반상담은 대기기간이 2~3달을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에서 운영하는 정자청소년수련관이나 서현청소년수련관의 경우 상담 전문가가 각 1명씩만 배치되어 있어 감당하기 힘든 상황. 그나마 ‘성남시청소년지원센터’ 에는 15~16명의 상담 전문가가 있어 긴급 치료 상황이나 현장지원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1:1로 2~3개월간 집중 상담을 하다 보니 상담교사 1명이 주당 감당할 수 있는 상담 건수에는 한계가 있다. 올해(2009.1.1~11.30) 성남시청소년지원센터의 상담실적은 22,409건. 내용별 상담사례는 5천663건의 ‘청소년 일탈과 비행’이 가장 많았고, 5천76건의 ‘학업과 진로’, 3천860건의 ‘대인관계 문제’, 3천 683건의 ‘가족문제’ 순이다. 성남 구시가지의 경우 ‘청소년 일탈과 비행’ 상담이 많고, 분당구의 경우 ‘학업 스트레스’ 상담이 주를 이룬다고 한다. 

 

< 성남시 내 소아, 청소년 상담소> 
*소아정신과 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782-2114 / 분당차병원 780-5000 / 해수키드앤틴소아정신과 717-5545
해수소아청소년클리닉 719-1225 /  연세주니어정신과 781-8620 / 연세푸른정신과622-0707

 *유관기관 및 사회복지기관 
성남시정신보건센터 754-3220 /  성남시청소년지원센터 756-1388 /  성남시건강가정지원센터 755-9327
청솔종합사회복지관 8022-1100 / 분당정자청소년수련관 783-4300 / 분당서현청소년수련관 781-6182

 *사설 상담 및 치료기관 
아동청소년상담센터 맑음 706-1417 /  하느레 아동가족 상담원 625-8275 / 정아동발달센터  713-6448
분당어린이카운슬링 701-1811 / 한국행동수정연구소 783-5722 / 초록아동발달센터 717-0075 

<성남시청소년지원센터 - 아이와 부모 상담 체험기> 

방과 후에 친구들과 야구를 하기로 했다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성남시청소년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오늘 두 모자의 상담을 담당한 정진선 상담지원 팀장이 상담실 안으로 들어와 심통이 난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여기 올 때 어떤 마음으로 왔니? 별로 오고 싶지 않았는데 오게 돼서 화가 많이 났구나.” 상담은 심리검사 전 20~30분의 대화로 시작되었다. 직관력이 발달한 상담자가 검사 전 사전 대화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열고 진솔한 검사가 이루어지도록 유도한다. 또한 사전 대화를 통해 아이의 인지능력과 부모와의 갈등정도를 파악해 적당한 검사자료도 제시한다. 부모와의 갈등이 심한 청소년의 경우 엄마와 아이를 따로 상담하기도 한다. 아이에게 적용된 검사는 어린이 및 청소년 성격유형검사인 MMTIC, 엄마는 성격유형검사인 MBTI를 받았다. 심리, 진로, 인지능력 등 다양한 검사가 있지만 담당 상담교사를 통해 추천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결과는 1주일 이후에 1:1 상담으로 이루어진다. 
오은정 리포터 ohej0622@nate.com 

<미니 인터뷰 : 아동청소년상담센터‘맑음’ 최명선 소장(동신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



분당 야탑역 근처 아동청소년상담센터‘맑음’은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부모 상담과 양육 상담을 병행하는 곳이다. 사설 센터인 만큼 상담 전문가의 높은 수준과 역량을 자신한다. 한국에 ‘놀이치료’ 개념을 처음 도입한 숙명여대한국놀이치료 연구학회소속 상담심리, 발달심리, 놀이치료, 미술치료, 언어치료, 학습치료 각 분야의 석 · 박사 출신 연구원들로 상담진이 구성되어 있다. 이 센터의 최명선 소장은 “사춘기, 청소년문제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함께 오랫동안 쌓아온 것”이라며 “모든 상담은 부모와 함께 해야 하며, 아이가 크는 만큼 부모도 함께 공부하며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 상담센터를 찾는 학부모의 경우 문제의식에 대한 자각 도나 치료의지가 높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상담센터의 경우, 신속한 상담접수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좀 더 나은 시설과 치료환경을 위해 사설센터를 찾는다. 또한 병의원을 찾는 것보다는 정신적 부담감이 덜하기 때문에 많이 애용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청소년 자살충동, 우울증 등 반드시 약물치료와 상담치료가 병행되어야 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최 교수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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