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책을 읽자!'' 독서의 계절이면 자주 대하는 캐치프레이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데, ''만물의 영장'' 사람은 책을 읽어야만 한다. 그러나 책을 읽는다는 게 그리 쉽기만 한가? 혹은 읽을 책을 사기가 그리 쉽기만 한가? 그래서, 부산 도시철도 시청역의 북 카페는 참 값지고 귀한 곳이다. 여유로이 이 곳을 지나다, 혹은 마음먹고 이 곳을 찾으면 언제든 새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다. 지난 9월 1일 문을 열었으니 이제 석 달 여, 비록 15㎡ 남짓한 공간이지만, 참 인기 있는 `책 읽는 사랑방''이다.
이 북 카페는 도시철도에 문화공간을 꾸미자는 부산시의 제안을 부산교통공사가 흔쾌히 받아들임으로써 출발했다. 임대기간이 끝난 점포를 부산시에 무상 임대한 것이다. 운영은 부산지역 대표서점 영광도서가 맡았다. 문학, 예술부터 기술서적까지 장르별 1천800여권의 책을 준비했다.
한달에 한번 거의 모든 책을 신간도서로 바꾼다. 베스트셀러도 수시로 가져온다. 문화소식지와 잡지도 넉넉하다. 인터넷으로는 책을 검색하고 주문도 할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뒷바라지는 아니다.
개점 두 달을 넘기면서 `북 카페 마니아''도 등장했다. 친구와의 약속장소는 항상 북 카페라는 박은희(63·수영구 망미동) 씨. 시간 날 때마다 북 카페를 찾아 책을 읽는 박강목(72·부산진구 전포동) 할아버지. 할아버지, 딸, 손자 3대가 함께 이곳을 찾는가하면 삼국지 전권을 북 카페에서 읽은 예도 있다. 도시철도 이용객, 주변에 볼일이 있어 왔다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책 읽는 사람까지, 하루 70∼80명이 이 곳을 애용한다.
부산시와 영광도서는 직원 둘을 나눠 파견, 이용객을 안내한다. 북 카페 지킴이 제희숙(28) 씨. 요즘 그녀가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고맙다''라고. 맘껏 책을 읽을 수 있게 해 준 부산시·교통공사·영광도서에 감사하다는 시민들의 메시지다.
행복한 부산 책 읽는 당신, 시청역 북 카페는 그 귀한 몫을 톡톡히 다하며 나날이 `우리''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책 읽는 도시'' 부산의 바탕까지 든든히 다져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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