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서비스와 안전은 물론, 청결하고 쾌적한 해운대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정자 해운대역장
자신의 이름 앞에 ''첫''이란 수식어가 붙는다면 부담이 클 수도 있겠지만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지난 10월 12일, 철도 110년 역사상 부산·경남지역의 최초 여성역장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상동역 역무과장으로 근무하다 해운대 역장에 임용된 박정자(48)씨. 부산`경남지역 여성역장을 선발하기 위해 코레일 부산경남본부(본부장 이건태)가 여성 초급간부를 대상으로 시행한 역장공모에 선발된 것이다.
박 역장이 철도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22살 때이던 지난 1983년. 코레일(당시 철도청)에서 부족한 인력을 보강하기 위해 실시한 특채모집에서 입사 기회를 잡았고, 1988년 공채시험에 다시 합격해 밀양역 역무원으로 정식 배치됐다. 그 후 밀양역, 부산역, 마산역, 상동역 등 부산경남지역 여러 역을 거치면서 업무와 관련된 표창도 많이 받는 등 뛰어난 고객 서비스 정신과 우수한 철도영업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았다.
내가 걸어온 길 후회 없도록
전화로 취재 약속을 할 때와 마찬가지로 만나자마자 박 역장은 자신이 인터뷰에 맞는 인물이 아니라고 꽤나 부담스러워 했다. “저 취재할 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니고 사진 찍는 것도 쑥스러운데...”라는 말을 하는 박 역장을 보면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는 역장이 되기보다는 최선을 다하고 싶어 했다.
“항상 열심히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역장이 되니 우리 아이가 더 좋아하네요. 꼭 높은 자리에만 오르려고 욕심내고 집착하면 힘들어져요. 마음을 비우고 나니 채워지네요. 상동역 역무과장이 됐을 때 살림을 도맡아 해주시던 시어머니께서 정말 기뻐하시더라고요. 사실 그 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밥 먹고 하라는 어머니 말씀에 제발 밥 먹어라는 말 하지 말라고 했죠. 공부 맥이 끊기는 게 싫었거든요”
그는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내가 걸어온 길 되돌아봤을 때 후회 하지 않게,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나날이 나아지는 길을 걷기위해 쉼 없이 변화하려고 노력했어요"고 라고 말했다.
후배들에게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향해 준비하고 나아간다면 여성도 역장이 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말은 ‘역할에 열심히’
‘역할에 충실히’ 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박 역장은 부산·경남 첫 여성 역장인 만큼 부담감도 크단다.
“해운대역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등 하루 평균 1,800여명이 이용하는 역인만큼 여성의 섬세함을 살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고객 서비스와 안전은 물론, 청결하고 쾌적한 해운대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그의 말에서 부드러움 뒤에 숨어 있는 강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고객들이 편안하게 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역을 순회하며, 화장실까지 알뜰살뜰 살피는 그런 사람이다.
정순화 리포터 jsh013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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