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은 내가 만든다. 시니어 창업

경험과 연륜 더해진 CEO 명함~ ‘삶은 계속된다’

여유자금으로 무턱대고 뛰어들면 낭패 … 본인에 맞는 사업 구상하고 준비해야

지역내일 2009-11-21 (수정 2009-11-23 오후 8:04:47)
 
<소상인지원센터 황면기 센터장>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50세 이상 시니어 인구는 2000년 20.4%에서 2005년 23.6%로 증가했고 오는 2010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50대 이상 시니어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은퇴 등의 이유로 경제력을 상실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져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평균수명은 갈수록 늘고 있는데 은퇴연령은 50대 전후로 빨라지고 있어 이들을 위한 일자리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 하지만 이런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시니어의 일자리 마련은 제자리걸음 수준. 대한노인회 분당지회 김경미 취업지원센터장은 “아직까지는 은퇴한 시니어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업체가 매우 드물어 고령자들의 취업현실이 녹록치 않다”며 “그나마 단순 경비, 용역, 청소, 가사도우미 등이 대부분이어서 일자리 수요처를 개발하는 것이 센터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처럼 은퇴 후 시니어들의 재취업이 쉽지 않은 가운데 경제생활 유지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창업에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소자본 창업을 위한 전문상담기관인 소상공인지원센터를 방문하는 시니어들이 증가하는 것도 이 때문. 

창업 성공 비율은 5% 내외, 면밀한 준비 필요 

성남 소상공인지원센터의 황명기 센터장은 “올 한해에만 1200여 업체가 창업상담을 의뢰해 약 137억원 정도를 창업자금으로 지원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창업문의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니어들의 창업 분위기가 높아지는 만큼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하다. “센터 지원금을 통해 창업한 업체 중 절반 정도는 1년 안에 문을 닫거나 도산합니다. 나머지 절반 중에서도 성공적인 안착을 이룬 비율도 5% 내외구요. 그만큼 창업으로 성공하기가 쉽지 않다는 반증이지요.” 시니어들이 퇴직금이나 기타 여유자금으로 쉽게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경험부족 등의 이유로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실패로 이어진 경우가 이런 비율을 높이는 주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본인이 갖춘 기본적인 소양과 경험 없이 국가정책의 흐름에 따라, 혹은 현재 유행하는 대박 아이템 등 시류에 따라 무작정 창업하면 실패하기 싶죠. 창업의뢰 업체 중 요식업이 20~30%를 차지할 만큼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황 센터장은 “시니어들은 오랜 사회경험으로 쌓은 경륜과 지혜를 가지고 있고 퇴직금 등 여분의 창업자금을 보유하고 있어 유리한 면이 있다”며 “하지만 창업 실패 후 재기에 어려움이 있고 체력의 한계가 분명히 있어 그만큼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창업 아이템은 본인 경험 살려, 가족 합의도 반드시 필요 

때문에 황 센터장은 시니어들의 성공 창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첫째,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은퇴 전 본인의 경험과 취미를 살린 아이템을 창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에 유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새로운 업종 선택 시 드는 과도한 투자비를 줄여 위험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6개월~1년 정도 간접체험을 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에 취업해 직무를 익히고 고객 응대방법이나 시장흐름을 익혀보는 것은 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생생한 배움이다. 셋째, 본인의 창업아이템을 정리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해보는 것도 사업의 방향이나 목표를 점검해보는 중요한 기회다. 넷째, 반드시 가족의 동의와 지지를 얻어 창업을 준비하고 실행해야한다. 창업은 시장 환경에 따른 변수가 많기 때문에 닥칠 수 있는 어려움을 가족의 이해와 사랑으로 헤쳐나가야 하기 때문. 다섯째, 소상공인지원센터(1588-5302) 등에서 진행하는 창업 준비교육, 또는 자영업자 컨설팅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센터는 소규모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주들에게 창업 및 경영개선 교육, 상권분석, 업종진단, 경영컨설팅, 자금상담 등을 무료로 상담해 주는 국책기관이다. 또 사업타당성과 경영안정성을 점검한 후 1000만원~3000만 원선의 창업자금을 낮은 이율로 지원해주고 있다. 황 센터장은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창업가정신, 꼭 성공하겠다는 자기 확신과 의지”라며 “그런 마음자세를 갖춘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취재·사진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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