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없는 성남신청사, 성남시민 가슴에 깊은 상처

청사 꼭대기 층에 시장실 두고 군림하나 비판 … 시민편의시설은 찾아보기 힘들어

지역내일 2009-11-20 (수정 2009-11-20 오후 4:02:58)


‘성남 시청사 및 의회 건립공사’ 완공을 기념하는 개청식이 18일 오후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신청사 중앙현관 앞에서 개최됐다. 
이날 개청식에는 이대엽 성남시장과 고흥길 국회의원 등 주요인사와 시민 8000여명(성남시 추산)이 참석했다.  
행사는 성남의 역사 36년 동영상 상영, 경과보고, 모범시민상·문화상·경기도민상·청사건립 유공자 시상, 기념사, 축사, 현판제막식, 기념식수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주현미, 인순이, 하춘화 등 인기연예인이 출연하는 축하콘서트가 펼쳐졌다. 
이번에 건립된 신청사는 총예산 3222억 원(건축비 1630억 원)이 투입돼 7만4452㎡ 대지에 지하 2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어졌다. 청사 외형은 스텔스 전투기 모양을 본떠 의회 건물이 머리 모양을 하고 날개와 몸통이 청사 본관을 이루고 있다.

3천억 시청사에 2억 축하행사
이번 행사에 대해 성남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신종플루가 만연한 상황에서 2억7000만원을 들여 행사를 강행한 성남시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성남사회단체연대회의와 성남평화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개청식에 앞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미 9000명에 가까운 신종플루 환자가 성남에 발생해 사망자까지 나왔는데도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는 것은 자치단체로서 의무를 포기한 직무유기”라며 “초호화청사라는 불명예로 성남시민에게 상처를 준 성남시와 이대엽 시장, 시의회는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장 한편에서는 김시중 성남시의원이 ‘3천억 시청사에 2억 축하행사’라는 글귀가 쓰인 푯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공사를 담당했던 현대건설이 지원해 이뤄진 행사이기 때문에 시예산은 그리 많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시의원 35명 위해 6층 건물 통째로 사용
한편 신청사는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청사 안에 시민 편의시설이 거의 없어 ‘공무원만을 위한 청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성남시는 청사 가운데 1~3층은 시민공간으로 설계됐지만 이 가운데 시민만을 위한 시설은 열린도서관과 민원휴게실에 불과하다.  반면 청사 9층에는 220㎡ 규모로 성남시장실이 배치됐는데 시장 전용사무실로는 너무 넓고 호화롭다는 지적이다. 또 대민 봉사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자치단체마다 시장실을 청사 3~4층으로 내리는 추세임에도 성남시장실은 오히려 신청사 꼭대기 층에 놓아 흐름에 역행하는 권위주의적 자세를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남시청 관계자는 “시장실이 9층으로 가게 된 것은 건설사 의견에 따라 설계상 그렇게 된 것”이라며 시장실 면적은 부속사무실까지 포함됐기 때문이지 그리 넓은 편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시의회 6층 별도건물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건물 4~6층에는 성남시의회 의원 35명을 위해 20~35㎡ 규모로 의원사무실이 자리 잡았는데 사무실마다 벽걸이텔레비전, 컴퓨터, 냉장고, 책상 등 고급스런 집기가 비치된 것. 또 고급 비데가 장착된 화장실에 러닝머신 등을 갖춘 체력단련실을 갖췄다.
이에 대해 오로지 의원 35명이 한시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으로는 낭비가 심하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정원택 기자 wontae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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