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들에게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중학교 생활이 판가름 난다. 이제 중학생이 되면, 사춘기도 시작되면서 자신의 앞날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될 터. 하지만, 무턱대고 학생에게 일임할 수가 없는 게 요즘 교육 현실이다. 최근의 고입, 대입 입시 전형이 빠르게 변하면서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일신문에서는 3회에 걸쳐 예비 중1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중학교 공부 로드맵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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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1>>> 박수민(금계초 6)양은 이번 겨울, 중학교 입학을 대비해 선행학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전과목. 박양은 “초등학교 때는 시험을 봐도 등수가 안 나와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그런데 중학교에 가면 반 석차, 전교 등수가 나온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된다. 불안한 마음에 시험 과목을 몽땅 공부해 두면 상위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 “초등학교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지금은 시험 전 하루 이틀 공부하면 되는데, 중학교에 가면 시험이 어려워지고, 석차도 잘 안 나온다 해서 걱정”이라고 말한다. 현재 박양의 어머니는 딸의 진로를 어떻게 끌어줘야 할 지 막막하다. 평소에 요리를 좋아하지만, 직업으로 삼을 정도인지, 직업으로 삼는다면 인문계가 아닌 특성화고로 가야할 텐데, 그 경로를 당최 알 수가 없다. 정보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case2>>> 김예은(대화초 6)양은 이번 겨울동안 미술관, 전시회, 캠프를 부지런히 가 볼 예정이다. 5학년 때 적성·진로 검사를 받고서 ‘미술 분야’에 재능이 있음을 확인한 후, 일찌감치 자신의 꿈을 설계해 두었다. 동화작가 혹은 만화가가 되는 것이다. 현재 미술학원에서 만화 실기를 배우고 있고, 최근 부천시에서 주최한 만화 공모전에 나가서 입선하는 성과도 거뒀다. 총 3000점 출품작 중 500점만이 입선에 든 대회였는데 미술공부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된 경력으로 당당히 입선하니 본인과 가족들의 기쁨은 컸다. 김양의 어머니는 이 기록을 잘 정리해 두었다가 고교입시, 대학입시 때 포트폴리오 자료로 활용할 생각이다. “아이의 적성을 알기 전까지는 공부만 하라고 다그쳤는데, 지금은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과감하게 시킬 수 있어 마음이 편해졌다. 아이도 자기가 되고 싶은 꿈이 정해져서인지 학교 공부에 더 매진하는 것 같다.” 현재 김양은 초등학교 마지막 방학 동안 체험을 쌓으면서 중학교 주요과목의 선행학습도 병행할 계획이다.
case3>>> 내년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 김보경(백석고 2학년)양은 내신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더 좋다. 그래서 수능시험성적으로 정시 모집에서 ‘과학교육학과’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졸업 후에 과학교사를 하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아쉬움도 남아 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컴퓨터 웹디자인’인데, 내게 얼마나 맞는지 확인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만약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그 분야를 한 번 경험해 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지 어떤지 알아보고 싶다.”
이런 마음은 또래 친구들도 마찬가지. 김양은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왜 우리가 중학교 때 아무 생각없이 지냈을까 후회를 하곤 한다. 그 때는 너무 어려서 적성, 진로 이런 걸 감히 생각해 볼 엄두를 못 냈던 것 같다. 3년간 시험 치고 공부 따라가기가 바빠서 정말 중요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오니까 대입준비로 너무 바빠서 차분히 진로를 고민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case4>>>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요리 부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훈(세종대 조리학과 1)군은 요리사의 꿈을 초등학교 6학년 때 결정했다. 중학생 시절 동안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제과, 제빵 등 요리부분 자격증을 5개 모두 땄고, 고등학교도 조리학과가 있는 병천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서양요리를 전공하면서 국내 대회를 석권해, 16세 때는 전국기능대회에서 30~40대 셰프를 누르고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그는 ‘기능 올림픽 요리 부문 사상 최초 동양인 금메달리스트’로 롯데호텔 피에르가니에르 서울에서 인턴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다. 박군은 어린 나이에 자신이 내린 결정을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밀어준 것에 감사한다. 요리분야에서 일하는 부모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알기에 아들에게 이 일을 시키는 것을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진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자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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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과 진로 결정은 중3까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최근 입시관련 서적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늦어도 중학교 1학년까지는 대학과 학과를 결정해서 고입 및 대입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로적성교육전문연구소 와이즈멘토 허진오 기획평가팀장은 “학교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라고 일축한다.
허 팀장은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진로·적성 검사를 해 오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만나는 중학생들은 극소수만이 미래의 꿈을 구체적으로 가질 뿐 대다수의 일반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고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생각해 보지 않았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적성과 진로를 재촉하거나 강요해서도 안 된다. 사춘기를 지나면 자연스레 흥미적성 분야가 잡히는데, 그 때 가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빠른 경우 초등학교 6학년, 중1때도 가능하지만, 늦어도 중학교 3학년에는 끝내는 게 좋다. 고등학교 1학년에 가면 문과, 이과로 나누는데, 고 1에 선행학습을 할 요량이라면 중학교에서 이미 문·이과 결정이 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로는 어떻게 결정해야 좋을까? 와이즈멘토 허진오 팀장의 설명이다.
“진로는 대학입학이 목표가 아니고, 자신에 맞는 전망있는 직업을 갖는 것에 목표를 둬야한다. 한 예로 요즘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실제 디자인업계는 디자이너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신입을 뽑을 때도 같은 실력이면 키 크고 날씬한 사람을 뽑는다. 현장에서 피팅 모델로 겸해서 쓰기 위해서다.
또, 호텔리어가 되고 싶어서 실업계 학교, 대학의 호텔경영학과로 진학하려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호텔 경영, 마케팅,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그 호텔이 소속된 대기업의 사원들이다. 호텔학과가 아닌 일반 학과 전공자들인 것이다. 만약 실무 쪽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면 외국계 호텔에 입사해서 경험을 쌓거나 외국계 호텔전문학교에 입학하는 길이 더 유리하다.
이렇듯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선택했다면, 그 분야는 어떤 학과 전공이 많은지 알아봐야 한다. 그에 따라 고등학교 문·이과를 결정하고, 중학교부터 동아리 활동, 스펙 등을 준비한다. 고입, 대입, 취직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방식이다. 특히 ‘자신의 꿈과 전공 학과에 대한 일관된 준비를 한다’는 입학사정관제의 본래 취재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중학교 때 준비하는 고입 특목고, 마이스터교, 특성화고, 예술고
장래 목표가 확실한 중학생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특별한 목적의 고등학교들이 있다. 내신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외국어나 과학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특목고와 자사고를 목표로 둘 수 있다. 중학교에서 상위 5% 안에 드는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면학분위기가 좋고, 수준 높은 수업을 우수한 인재들과 경쟁하며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입학을 위해서는 중학교 1학년부터 3년간 내신과 자격시험,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어고등학교의 영어듣기 시험의 경우, 조기 유학을 갔다 온 학생들 실력에 맞춘 고난도 실력을 요했는데 최근 외고 존폐 및 자율형 사립고 전환 논란 속에서 대원외고와 경기외고가 2011년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하기로 밝혔다.
그 외 과학고, 자사고 등의 입시 요강은 내신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고, 입학사정관제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어 학교 성적 외에 다양한 경험과 활동이 요구되어가고 있다.
직업인으로 진로를 정한 고등학생들은 전문계 특성화 고등학교로 ‘마이스터고’를 도전해봄 직 하다. 마이스터고는 기존 전문계 고등학교를 발전시킨 고등학교로, 자동차·기계·중장비·세공·요리·전통공예·보건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실력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일반전형의 요소는 교과성적, 인성(출석, 봉사활동 등), 심층면접, 자격증, 자기 소개소 등이다. 입학하면 학비가 전액 면제되고 모든 학교에서는 기숙사를 운영한다.
졸업 후에는 협약 기업체에 취업해 산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고, 남자 졸업생은 취업하면 최대 4년간 군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또 입대시에는 관련 분야 특기병으로 근무하고 제대 후 다시 산업체로 복귀하게 된다.
대학 진학에도 유리하다. 2010학년도부터 전문계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산업체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면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또 실업계고에서 발전된 형태로 특성화고도 있다. 재학 중 ‘특화된’ 전공을 배울 수 있고, 대입이나 취업에서도 유리하다.
학과도 IT 분야는 물론 디자인, 애니메이션, 조리, 도예, 물류 등 학생들이 흥미로워하는 분야들로서, 최근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전국 각지에서 지원할 수 있고, 기숙사를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다. 한국애니메이션고(경기 하남)는 만화창작, 애니메이션, 영상연출, 컴퓨터게임 제작학과가 있고, 예일디자인고(서울시 은평구)는 시각디자인, 웹디자인, 패션디자인, 실내장식디자인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유일의 도예고(경기 이천)는 한국 전통 도자기를 계승, 발전시킬 도예인 육성이 목적이다. 수업은 물레성형, 산업도자, 도자조형, 디자인 실습 등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많다.
중학교부터 준비하는 대입 수시, 입학사정관제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면 대입 한파가 몰아닥친다. 예비 중학생들에게 먼 얘기로 들리는 대학입학 전형. 하지만, 중학교부터 준비해야할 부분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 요즘 대입의 현실이다.
현재 대학에서는 신입생을 뽑을 때 학생의 수능 시험성적을 지표로 삼는 ‘정시’보다 학교생활기록부(내신포함), 포트폴리오(각종 경시대회, 동아리 활동, 리더십, 봉사활동 등), 논술, 구술 등을 평가 지표로 삼는 ‘수시’ 모집 인원이 더 많다.
올해 국내 200개 대학에서 37만9153명을 선발하는데, 그 중 수시 모집인원이 21만9795명(58%)이다. 정시 모집 인원 15만9358명 보다 6만명 가량 많은 수치다.
또, 수시 인원 중 30% 가량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뽑는다. 시행 2년째를 맞는 입학사정관제는 현재 수시 모집에 포함되어 있지만, 앞으로 그 비중은 더 확대되어갈 전망이고 ‘학생이 진로를 결정한 순간부터 노력을 일관되게 기울여 왔는가’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따라서 무턱대고 학교 공부만 따라가서는 향후 대입에서 수시, 입학사정관 제도를 대비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고등학교 3년 가지고는 준비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다.
내신과 수능을 준비하기도 벅찬 고등학교 시간을 조금이라도 숨통 트이게 하려면 중학교부터 적성과 진로에 맞춰 경시대회, 캠프,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의 이력(history)을 쌓아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특목고, 자사고 입학을 계획하는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올해부터는 특목고 입시에서도 입학사정관제가 등장했다.
현 예비 중1이 대학입시를 치르게 되는 6년 후, 입학사정관제는 더욱 확고하게 기틀을 잡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대입 수시전형 합격생들이 후배에게 하는 조언은 새겨들을 만하다.
“면접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 되도록 빨리 특기적성을 살려라, 진로선택을 빨리 할수록 입학사정관제에 유리하다, 봉사활동 실적을 쌓아두어라, 고교 시절의 모든 활동을 대입과 전공, 진로로 연결시켜라, 활동내용은 반드시 기록을 해 두어라!”
서지혜 리포터 sergilove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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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1>>> 박수민(금계초 6)양은 이번 겨울, 중학교 입학을 대비해 선행학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전과목. 박양은 “초등학교 때는 시험을 봐도 등수가 안 나와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그런데 중학교에 가면 반 석차, 전교 등수가 나온다고 하니 걱정이 많이 된다. 불안한 마음에 시험 과목을 몽땅 공부해 두면 상위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를 지켜보는 어머니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 “초등학교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지금은 시험 전 하루 이틀 공부하면 되는데, 중학교에 가면 시험이 어려워지고, 석차도 잘 안 나온다 해서 걱정”이라고 말한다. 현재 박양의 어머니는 딸의 진로를 어떻게 끌어줘야 할 지 막막하다. 평소에 요리를 좋아하지만, 직업으로 삼을 정도인지, 직업으로 삼는다면 인문계가 아닌 특성화고로 가야할 텐데, 그 경로를 당최 알 수가 없다. 정보부족을 실감하고 있다.
case2>>> 김예은(대화초 6)양은 이번 겨울동안 미술관, 전시회, 캠프를 부지런히 가 볼 예정이다. 5학년 때 적성·진로 검사를 받고서 ‘미술 분야’에 재능이 있음을 확인한 후, 일찌감치 자신의 꿈을 설계해 두었다. 동화작가 혹은 만화가가 되는 것이다. 현재 미술학원에서 만화 실기를 배우고 있고, 최근 부천시에서 주최한 만화 공모전에 나가서 입선하는 성과도 거뒀다. 총 3000점 출품작 중 500점만이 입선에 든 대회였는데 미술공부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 된 경력으로 당당히 입선하니 본인과 가족들의 기쁨은 컸다. 김양의 어머니는 이 기록을 잘 정리해 두었다가 고교입시, 대학입시 때 포트폴리오 자료로 활용할 생각이다. “아이의 적성을 알기 전까지는 공부만 하라고 다그쳤는데, 지금은 아이가 좋아하는 활동을 과감하게 시킬 수 있어 마음이 편해졌다. 아이도 자기가 되고 싶은 꿈이 정해져서인지 학교 공부에 더 매진하는 것 같다.” 현재 김양은 초등학교 마지막 방학 동안 체험을 쌓으면서 중학교 주요과목의 선행학습도 병행할 계획이다.
case3>>> 내년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 김보경(백석고 2학년)양은 내신보다 모의고사 성적이 더 좋다. 그래서 수능시험성적으로 정시 모집에서 ‘과학교육학과’에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대학 졸업 후에 과학교사를 하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 아쉬움도 남아 있다.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컴퓨터 웹디자인’인데, 내게 얼마나 맞는지 확인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만약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그 분야를 한 번 경험해 보고 내가 잘 할 수 있는지 어떤지 알아보고 싶다.”
이런 마음은 또래 친구들도 마찬가지. 김양은 “친구들과 얘기하다 보면, 왜 우리가 중학교 때 아무 생각없이 지냈을까 후회를 하곤 한다. 그 때는 너무 어려서 적성, 진로 이런 걸 감히 생각해 볼 엄두를 못 냈던 것 같다. 3년간 시험 치고 공부 따라가기가 바빠서 정말 중요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오니까 대입준비로 너무 바빠서 차분히 진로를 고민할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case4>>>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요리 부분 금메달리스트인 박성훈(세종대 조리학과 1)군은 요리사의 꿈을 초등학교 6학년 때 결정했다. 중학생 시절 동안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제과, 제빵 등 요리부분 자격증을 5개 모두 땄고, 고등학교도 조리학과가 있는 병천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서양요리를 전공하면서 국내 대회를 석권해, 16세 때는 전국기능대회에서 30~40대 셰프를 누르고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그는 ‘기능 올림픽 요리 부문 사상 최초 동양인 금메달리스트’로 롯데호텔 피에르가니에르 서울에서 인턴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다. 박군은 어린 나이에 자신이 내린 결정을 부모님이 적극적으로 밀어준 것에 감사한다. 요리분야에서 일하는 부모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님을 알기에 아들에게 이 일을 시키는 것을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이 진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자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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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과 진로 결정은 중3까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최근 입시관련 서적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늦어도 중학교 1학년까지는 대학과 학과를 결정해서 고입 및 대입 준비에 돌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로적성교육전문연구소 와이즈멘토 허진오 기획평가팀장은 “학교 현실과 동떨어진 말”이라고 일축한다.
허 팀장은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진로·적성 검사를 해 오고 있는데, 실제 현장에서 만나는 중학생들은 극소수만이 미래의 꿈을 구체적으로 가질 뿐 대다수의 일반 학생들은 자신이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고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지 생각해 보지 않았거나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학생들에게 적성과 진로를 재촉하거나 강요해서도 안 된다. 사춘기를 지나면 자연스레 흥미적성 분야가 잡히는데, 그 때 가서 정확한 검사를 통해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빠른 경우 초등학교 6학년, 중1때도 가능하지만, 늦어도 중학교 3학년에는 끝내는 게 좋다. 고등학교 1학년에 가면 문과, 이과로 나누는데, 고 1에 선행학습을 할 요량이라면 중학교에서 이미 문·이과 결정이 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진로는 어떻게 결정해야 좋을까? 와이즈멘토 허진오 팀장의 설명이다.
“진로는 대학입학이 목표가 아니고, 자신에 맞는 전망있는 직업을 갖는 것에 목표를 둬야한다. 한 예로 요즘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은데, 실제 디자인업계는 디자이너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신입을 뽑을 때도 같은 실력이면 키 크고 날씬한 사람을 뽑는다. 현장에서 피팅 모델로 겸해서 쓰기 위해서다.
또, 호텔리어가 되고 싶어서 실업계 학교, 대학의 호텔경영학과로 진학하려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호텔 경영, 마케팅, 기획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그 호텔이 소속된 대기업의 사원들이다. 호텔학과가 아닌 일반 학과 전공자들인 것이다. 만약 실무 쪽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면 외국계 호텔에 입사해서 경험을 쌓거나 외국계 호텔전문학교에 입학하는 길이 더 유리하다.
이렇듯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선택했다면, 그 분야는 어떤 학과 전공이 많은지 알아봐야 한다. 그에 따라 고등학교 문·이과를 결정하고, 중학교부터 동아리 활동, 스펙 등을 준비한다. 고입, 대입, 취직이 한꺼번에 해결되는 방식이다. 특히 ‘자신의 꿈과 전공 학과에 대한 일관된 준비를 한다’는 입학사정관제의 본래 취재에도 부합되는 것이다.”
중학교 때 준비하는 고입 특목고, 마이스터교, 특성화고, 예술고
장래 목표가 확실한 중학생들이라면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특별한 목적의 고등학교들이 있다. 내신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외국어나 과학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특목고와 자사고를 목표로 둘 수 있다. 중학교에서 상위 5% 안에 드는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면학분위기가 좋고, 수준 높은 수업을 우수한 인재들과 경쟁하며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입학을 위해서는 중학교 1학년부터 3년간 내신과 자격시험,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어고등학교의 영어듣기 시험의 경우, 조기 유학을 갔다 온 학생들 실력에 맞춘 고난도 실력을 요했는데 최근 외고 존폐 및 자율형 사립고 전환 논란 속에서 대원외고와 경기외고가 2011년 ‘영어듣기시험’을 폐지하기로 밝혔다.
그 외 과학고, 자사고 등의 입시 요강은 내신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고, 입학사정관제도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있어 학교 성적 외에 다양한 경험과 활동이 요구되어가고 있다.
직업인으로 진로를 정한 고등학생들은 전문계 특성화 고등학교로 ‘마이스터고’를 도전해봄 직 하다. 마이스터고는 기존 전문계 고등학교를 발전시킨 고등학교로, 자동차·기계·중장비·세공·요리·전통공예·보건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실력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일반전형의 요소는 교과성적, 인성(출석, 봉사활동 등), 심층면접, 자격증, 자기 소개소 등이다. 입학하면 학비가 전액 면제되고 모든 학교에서는 기숙사를 운영한다.
졸업 후에는 협약 기업체에 취업해 산업 현장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고, 남자 졸업생은 취업하면 최대 4년간 군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또 입대시에는 관련 분야 특기병으로 근무하고 제대 후 다시 산업체로 복귀하게 된다.
대학 진학에도 유리하다. 2010학년도부터 전문계고를 졸업한 학생들이 산업체에서 3년 이상 근무하면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또 실업계고에서 발전된 형태로 특성화고도 있다. 재학 중 ‘특화된’ 전공을 배울 수 있고, 대입이나 취업에서도 유리하다.
학과도 IT 분야는 물론 디자인, 애니메이션, 조리, 도예, 물류 등 학생들이 흥미로워하는 분야들로서, 최근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진학하고 있다.
특성화고는 전국 각지에서 지원할 수 있고, 기숙사를 함께 운영하는 곳도 있다. 한국애니메이션고(경기 하남)는 만화창작, 애니메이션, 영상연출, 컴퓨터게임 제작학과가 있고, 예일디자인고(서울시 은평구)는 시각디자인, 웹디자인, 패션디자인, 실내장식디자인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유일의 도예고(경기 이천)는 한국 전통 도자기를 계승, 발전시킬 도예인 육성이 목적이다. 수업은 물레성형, 산업도자, 도자조형, 디자인 실습 등 현장에서 이뤄지는 것이 많다.
중학교부터 준비하는 대입 수시, 입학사정관제
소슬한 가을바람이 불면 대입 한파가 몰아닥친다. 예비 중학생들에게 먼 얘기로 들리는 대학입학 전형. 하지만, 중학교부터 준비해야할 부분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 요즘 대입의 현실이다.
현재 대학에서는 신입생을 뽑을 때 학생의 수능 시험성적을 지표로 삼는 ‘정시’보다 학교생활기록부(내신포함), 포트폴리오(각종 경시대회, 동아리 활동, 리더십, 봉사활동 등), 논술, 구술 등을 평가 지표로 삼는 ‘수시’ 모집 인원이 더 많다.
올해 국내 200개 대학에서 37만9153명을 선발하는데, 그 중 수시 모집인원이 21만9795명(58%)이다. 정시 모집 인원 15만9358명 보다 6만명 가량 많은 수치다.
또, 수시 인원 중 30% 가량은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뽑는다. 시행 2년째를 맞는 입학사정관제는 현재 수시 모집에 포함되어 있지만, 앞으로 그 비중은 더 확대되어갈 전망이고 ‘학생이 진로를 결정한 순간부터 노력을 일관되게 기울여 왔는가’가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따라서 무턱대고 학교 공부만 따라가서는 향후 대입에서 수시, 입학사정관 제도를 대비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대학에서 요구하는 학생 개인의 포트폴리오는 고등학교 3년 가지고는 준비하기에 턱없이 모자라다.
내신과 수능을 준비하기도 벅찬 고등학교 시간을 조금이라도 숨통 트이게 하려면 중학교부터 적성과 진로에 맞춰 경시대회, 캠프,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등의 이력(history)을 쌓아가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특목고, 자사고 입학을 계획하는 학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올해부터는 특목고 입시에서도 입학사정관제가 등장했다.
현 예비 중1이 대학입시를 치르게 되는 6년 후, 입학사정관제는 더욱 확고하게 기틀을 잡을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대입 수시전형 합격생들이 후배에게 하는 조언은 새겨들을 만하다.
“면접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 되도록 빨리 특기적성을 살려라, 진로선택을 빨리 할수록 입학사정관제에 유리하다, 봉사활동 실적을 쌓아두어라, 고교 시절의 모든 활동을 대입과 전공, 진로로 연결시켜라, 활동내용은 반드시 기록을 해 두어라!”
서지혜 리포터 sergilove0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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