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기고

그림책을 만들면서 달라지는 아이들

지역내일 2009-10-25
“아이들은 백가지의 언어, 백가지의 손, 백가지의 생각, 백가지의 세상을 가지고 있다.”
고 이탈리아의 교육자 로리스 말라구찌가 노래했다.

우리 아이들은 무한한 세계를 가지고 있다. 아이들은 이야기를 만들며 상상을 하고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며 칭찬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도 그저 말일뿐 지나가 버리면 잊혀지게 된다, 그래서 그 소중한 이야기에 귀기울이며 그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나중에도 기억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큰 역할 중의 하나이다.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와 멋진 상상을 그림으로 글로 표현하게 하다보면, 더욱 더 멋지고 완성도 높은 이야기로 발전하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능력도 커질뿐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그 성취감이 높은 자존감과 자신감으로 표출이 된다.

바퀴달린그림책에서 여러 아이들을 만나고 함께 지내오면서 아이들의 각기 다양한 생각이나 행동들을 많이 겪어왔다. 아이들은 나에게 큰 보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큰 고민을 주기도 하면서 나도 함께 성장해왔다.

현주는 일곱 살 때, 바퀴달린그림책이 막 오픈했을 무렵부터 다니고 있는 소위 창립멤버(?)인 너무나 예쁘고 깜찍한 여자친구이다. 벌써 1년이 한 참 넘었다. 그때는 많이도 예민하고 까칠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릴 때 색이 선 밖으로 삐져 나가면 못 참아 하고, 그림이 잘 안 그려져서 맘에 안 들면 그냥 울어 버리고, “현주야, 정말 잘 그렸구나!”하고 아무리 칭찬을 퍼붓고 달래도 자기 생각에 아니라 싶으면 얼굴을 펴지 않는 고집이 있는 아이였다.
또 같이 수업하는 남자 친구와도 잦은 말싸움을 하고, 울고, 먼저 현주가 말로 괴롭히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반을 옮기자고 제의하면 그냥 거기서 수업을 한다고 하고......

정말 어느 장단에 맞춰줘야 할지 선생님조차도 난감한 상황이 많이 연출되었던 아이였다.

그러면서 시간이 가고 현주는 선생님과 마법사 사랑이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으로도 그려 보고 하면서 어느샌가 달라져 있었다. 1년이 지난 지금 함께 수업하는 친구들도 배려할 줄 알고, 싸우는 횟수도 현저히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림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사라졌다.
그리고 현주는 본인이 그림을 아주 잘 그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 책을 만들면서 현주는 엄청난 자신감이 생겨버린 것이다.
현주는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과 성취감이 충만해지면서 타인이나 세상에 대한 까칠한 반응도 깎여지고 둥글게 변해가고 있다.

현주를 보면서 선생님의 일관된 친절과 긍정적인 교육 태도도 큰 영향이 있었겠지만 바퀴달린그림책의 프로그램 자체가 현주를 이끈 큰 요인이었다고 본다. 스스로가 등장인물들과 성격을 창조하고 사건을 만들어 가면서 등장인물들끼리 갈등이 있고, 화해하는 아야기를 통해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역지사지를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직접 기성작가들처럼 성격과 사건을 만들다 보면 ‘어떤 일이 생기게 할까? 어떻게 해결되게 만들까? 그런 토끼라면 어떤 맘이 들까?’등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주인공도 되어 보기도 하고, 싫어하는 친구 입장도 되어 보고, 하다보면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체험하게 하고 생각과 행동 자체도 많이 변화되는 걸 느낄 수 있다.

1년 동안 현주가 어떤 이야기를 만들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시켰는지 현주의 이야기를 살짝 들여다 보기로 할까요?

‘우리집에 놀러와’
글, 그림 오현주

주인공 마법사 사랑이는 비가 내려도, 눈이 내려도, 햇볕이 쨍쨍 내려도 녹지 않는 과자집에 살아요. 크리스마스때 동물 친구들을 초대하기 위해 음식도 준비하고, 깨끗이 청소도 하는 착한 사랑이에요. 초대받은 토끼는 홍당무를, 사슴은 사과를, 다람쥐는 도토리를 펭귄은 생선을 선물로 가져갔어요.
그런데 마법사 사랑이의 제일 소중한 마술봉이 펭귄 때문에 없어지게 되나 토끼가 찾아주어서 사랑이가 친구를 위해 멋진 놀이공원을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랍니다. 이 이야기 속에 나오는 친구들 모두 사랑이 가득해서 현주는 사랑으로 감염되어 진짜로 친구들을 생각해주는 고운 마음씨를 갖게 되었나봐요.

바퀴달린그림책 광진센터
(02)446-3774
김해양 원장

송파센터 (02)6405-7954
명일센터 (02)487-8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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