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고령화 사회의 분류대로라면 09년 현재 노인인구비율 10.7%인 우리나라는 2018년엔 ‘고령사회(14%이상)’, 2026년엔 ‘초고령사회(20%이상)’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리의 고령화시대는 이제 막 출발선을 통과한 셈이다. 시작이 서툴고 미비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성공적인 레이스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어르신들의 얘기를 귀담아듣고 수렴하는 일이 가장 필요할 터, 어르신들이 바라는 노인복지사회는 어떤 모습일지 들어봤다.
21세기, ‘노인으로 살아가기’ 행복하세요?
“우리 젊을 때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좋아졌죠. 이렇게 노인복지관을 만들어 준 것만도 감사하다니까요.” 버드내노인복지관에서 만난 박차난(73세) 할머니의 얘기다. 박학련(75세) 할머니도 한마디 거든다. “7~8년 전에 아들 따라 수원에 왔는데 서울과 비교하면 노인복지나 대우가 좋은 편이야.” 굴곡이 많은 90년대를 거치면서 산업화 시대의 초석을 마련했지만, 그런 과정들을 굳이 젊은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강요할 필요는 없단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의 예우는 해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이우섭(73세) 할아버지가 반문한다. “하다못해 ARS설문조사에서도 노인 의견은 반영할 생각도 않으니, 그럴 때 나이 먹은 것이 서럽다니까~.” 기초노령연금이 시행되면서 그나마 3개월에 한 번씩 나오던 3만6000원의 교통비 지급도 중단됐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건 좋은데 기존의 제도를 없애고 기초노령연금에 쏟아 부어야 할 만큼 노인예산이 모자란 것인지 묻고 싶다고. 경기도 우대용 교통카드 G-PASS는 지하철을 이용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시행중인 노인일자리 사업의 급여와 근로자 선정의 기준이 보다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화성시 남양동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일정 수준의 부동산이라도 있으면 기초노령연금이나 일자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서민층의 노인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노인자산을 감안한 정책적 수단이 필요해 보였다.
경로당 활성화 정책을 토대로 시군별 특성에 맞춘 지원 펼쳐져
09년 현재 수원과 화성시의 노인인구비율은 각각 6.7%, 7.6%. 수원시의 경우는 경기도 시군별 노인인구 중 7% 미만에 속하는 5개시(수원, 부천, 안산, 오산, 시흥)중 하나다. 젊은 도시에 속하는 수원시에 반해 화성시는 신도시이면서도 농경지가 공존하는 지역적인 특성상 노인인구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화성시청 사회위생과 최미자 씨는 “도농복합지역이다 보니 보호자가 없는 소외계층이 많은 편이다. 독거노인관리사 확충, 안부전화하기, 폐유모차 나눠주기 등의 시책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경로당 시설 개보수와 운영비 지원, 요가, 짚풀공예, 문학교실 등 다양한 종류의 노인문화교실 운영은 시군별로 공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서적인 교류의 일환인 경로당과 어린이집 연계 공연, 어린이자연학습체험교실 운영(영통구)도 진행 중이다. 노인 관련한 정책임에도 신청이용방법이나 정책 자체를 잘 모르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대한노인회 각 지회를 중심으로 한 경로당간의 네트워크 구축도 이뤄지고 있다. ‘65세 생일을 맞는 노인들에게 복지시책안내와 함께 생일축하카드를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수원시청 노인복지팀 조한직 팀장의 설명이다.
사전예방차원의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 노인 연령별 세분화 작업 필요해
장안구 내 경로당에는 어르신 정보화순회강사가 파견돼 노인들의 컴맹 탈출을 돕고 있다. 대한노인회 장안구지회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강사양성과정은 노인일자리 교육형 프로그램 중 하나. 노인이 노인을 가르치는 일은 공감대 형성은 물론 눈높이에 맞춘 진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요공급자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06년 양성과정을 이수한 김선희(71세) 할머니는 “높은 정보화 욕구에 반해 경로당 컴퓨터가 너무 낡거나 대수가 몇 개 되지 않아 지도하는데 어려움도 있다”고 털어놨다. 함께 활동 중인 정소리(67세) 할아버지 역시 소극적인 기자재지원을 아쉬워했다. ‘젊음 유지의 비결인 정보화 교육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훨씬 비용이 덜 들지 않겠느냐’는 정 할아버지는 “노년에 공부도 하면서 봉사도 할 수 있는 이런 일자리가 확대실시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자리=건강=당당한 삶’에 대한 욕구는 노인복지법 개정(07년)에 따라 실시된 ‘08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서정구 대한노인회 장안구지회장은 “대접해야만 한다는 노인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을 바꿔야 한다. 노인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건강증진프로그램 요구 역시 건강을 가꾸며 살고픈 실버세대의 바람이 담긴 결과다. 사전예방차원의 보건정책 수립은 궁극적으로는 의료비 감소에도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조사에 참여했던 계명대학교 간호대학(노인보건학 전공) 박명화 교수의 설명. “저마다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어르신도 연령대별로 세분화해야 합니다. 전기·중기·후기로 나눠 차별화시키되 개별적인 욕구도 반영하는 탄력적인 정책수립과 운영이 필요하죠.” 인생의 3분의 1은 노년기, 인생의 후반전이 행복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숙제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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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노인으로 살아가기’ 행복하세요?
“우리 젊을 때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좋아졌죠. 이렇게 노인복지관을 만들어 준 것만도 감사하다니까요.” 버드내노인복지관에서 만난 박차난(73세) 할머니의 얘기다. 박학련(75세) 할머니도 한마디 거든다. “7~8년 전에 아들 따라 수원에 왔는데 서울과 비교하면 노인복지나 대우가 좋은 편이야.” 굴곡이 많은 90년대를 거치면서 산업화 시대의 초석을 마련했지만, 그런 과정들을 굳이 젊은 사람들에게 얘기하고 강요할 필요는 없단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감안한다면 ‘어느 정도의 예우는 해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이우섭(73세) 할아버지가 반문한다. “하다못해 ARS설문조사에서도 노인 의견은 반영할 생각도 않으니, 그럴 때 나이 먹은 것이 서럽다니까~.” 기초노령연금이 시행되면서 그나마 3개월에 한 번씩 나오던 3만6000원의 교통비 지급도 중단됐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건 좋은데 기존의 제도를 없애고 기초노령연금에 쏟아 부어야 할 만큼 노인예산이 모자란 것인지 묻고 싶다고. 경기도 우대용 교통카드 G-PASS는 지하철을 이용할 일이 그다지 많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시행중인 노인일자리 사업의 급여와 근로자 선정의 기준이 보다 현실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화성시 남양동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는 “일정 수준의 부동산이라도 있으면 기초노령연금이나 일자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서민층의 노인은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는 노인자산을 감안한 정책적 수단이 필요해 보였다.
경로당 활성화 정책을 토대로 시군별 특성에 맞춘 지원 펼쳐져
09년 현재 수원과 화성시의 노인인구비율은 각각 6.7%, 7.6%. 수원시의 경우는 경기도 시군별 노인인구 중 7% 미만에 속하는 5개시(수원, 부천, 안산, 오산, 시흥)중 하나다. 젊은 도시에 속하는 수원시에 반해 화성시는 신도시이면서도 농경지가 공존하는 지역적인 특성상 노인인구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다. 화성시청 사회위생과 최미자 씨는 “도농복합지역이다 보니 보호자가 없는 소외계층이 많은 편이다. 독거노인관리사 확충, 안부전화하기, 폐유모차 나눠주기 등의 시책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경로당 활성화를 위한 경로당 시설 개보수와 운영비 지원, 요가, 짚풀공예, 문학교실 등 다양한 종류의 노인문화교실 운영은 시군별로 공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서적인 교류의 일환인 경로당과 어린이집 연계 공연, 어린이자연학습체험교실 운영(영통구)도 진행 중이다. 노인 관련한 정책임에도 신청이용방법이나 정책 자체를 잘 모르는 어르신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대한노인회 각 지회를 중심으로 한 경로당간의 네트워크 구축도 이뤄지고 있다. ‘65세 생일을 맞는 노인들에게 복지시책안내와 함께 생일축하카드를 보내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게 수원시청 노인복지팀 조한직 팀장의 설명이다.
사전예방차원의 건강증진 프로그램 개발, 노인 연령별 세분화 작업 필요해
장안구 내 경로당에는 어르신 정보화순회강사가 파견돼 노인들의 컴맹 탈출을 돕고 있다. 대한노인회 장안구지회에서 유일하게 운영 중인 강사양성과정은 노인일자리 교육형 프로그램 중 하나. 노인이 노인을 가르치는 일은 공감대 형성은 물론 눈높이에 맞춘 진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요공급자 모두가 만족하고 있다. 06년 양성과정을 이수한 김선희(71세) 할머니는 “높은 정보화 욕구에 반해 경로당 컴퓨터가 너무 낡거나 대수가 몇 개 되지 않아 지도하는데 어려움도 있다”고 털어놨다. 함께 활동 중인 정소리(67세) 할아버지 역시 소극적인 기자재지원을 아쉬워했다. ‘젊음 유지의 비결인 정보화 교육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훨씬 비용이 덜 들지 않겠느냐’는 정 할아버지는 “노년에 공부도 하면서 봉사도 할 수 있는 이런 일자리가 확대실시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자리=건강=당당한 삶’에 대한 욕구는 노인복지법 개정(07년)에 따라 실시된 ‘08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서정구 대한노인회 장안구지회장은 “대접해야만 한다는 노인에 대한 인식이나 개념을 바꿔야 한다. 노인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건강증진프로그램 요구 역시 건강을 가꾸며 살고픈 실버세대의 바람이 담긴 결과다. 사전예방차원의 보건정책 수립은 궁극적으로는 의료비 감소에도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조사에 참여했던 계명대학교 간호대학(노인보건학 전공) 박명화 교수의 설명. “저마다 욕구가 다르기 때문에 어르신도 연령대별로 세분화해야 합니다. 전기·중기·후기로 나눠 차별화시키되 개별적인 욕구도 반영하는 탄력적인 정책수립과 운영이 필요하죠.” 인생의 3분의 1은 노년기, 인생의 후반전이 행복하기 위해선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봐야 할 숙제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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