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 한 잔의 여유. 말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하고 맑아지는 것이 차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이 아닐 수 없다. 대중이 흔히 마시는 커피와 달리 차는 이렇듯 단아함과 향기로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좋은 차는 무릇 말려 있는 잎 속에 향기가 잘 간직된 것으로, 다른 이의 정성과 시간의 결과물이다. 때문에 그윽한 향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좋은 차를 선택해 마시는 것이 좋다. 김성원(45 성내동) 씨는 인터넷 카페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 카페지기이자 차와 다기를 직접 수입해 판매하는 ‘파인티(FineTea.co.kr)’ 운영자로 오랜 세월 묵묵히 좋은 차와 다기를 다루어왔다. 그를 만나 차와 향기로운 그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
우연히 차, 다기를 다루다
김성원 씨를 찾아가니 차와 다기를 다루는 직업인답게 “무슨 차를 드릴까요?”라며 우선 차 먼저 권한다. 그러더니 우려 낸 차가 ‘문산포종차’. 대만이 원산지로 맑은 향이 강하면서도 매끄러운 뒷맛이 마실수록 상쾌하기 그지없다. 능숙하게 차를 우려내며 차와 다기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에게서 직업을 따지기 이전에 차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껏 배어나온다. 김씨가 차와 다기를 판매하는 직업을 가지게 된 건 약 십년 전쯤. 당시 일반회사 전산실에서 근무하던 그에게 차(茶) 공장을 운영하던 친구가 쇼핑몰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일하던 짬짬이 쇼핑몰을 관리하다가 때마침 홍콩에서 직접 차(茶)를 수입하는 또 다른 친구를 통해 수입차를 함께 팔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차에 대해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사동 등을 다니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지요. 2001년도에는 중국 다예사공부를 하던 사람에게서 7개월 동안 기초적인 차문화 등에 대해 배우기도 했는데, 그러다가 차와 다기의 매력에 푹 빠져 아예 전업을 해 버렸답니다.”
차와 다기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좋아서 하나하나 배우고 발로 뛰다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야말로 천직이 아닐 수 없다.
차 문화는 생활 속에서 편안히 즐기는 것
평소 사람들이 커피 말고 즐기는 대중적인 차로 녹차를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티백녹차를 많이 우려 마시는데, 김씨는 전문적으로 차를 다루는 이답게 차 향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좋은 차를 우려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차는 대충 우려도 차가 지닌 고유의 맛을 베풀어줍니다. 가령 대만 문산포종차의 경우 재다원끼리 경쟁을 붙여 선별한 차를 상품화시키기 때문에 차의 질이 우수합니다. 이런 차는 향이 뛰어나고 찻잎자체에 꽃향기가 있어 청향하지요. 하지만 티백의 경우 질이 낮은 찻잎으로 만들어 향이 떫고 쓴 맛이 강한 한편 몸에도 유익하지 않습니다.”
차 고유의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차 자체의 질도 좋아야 하지만 더불어 중요한 것이 우려내는 물이다. 가장 으뜸으로 치는 것이 돌 틈에서 솟아나는 석간수이지만, 실생활에서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수돗물을 저장해서 이용하는 방법을 많이 쓴다. 김씨는 “차의 미세한 향을 즐기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을 옥돌→은다기→무쇠주전자에 넣어 저장하는 것이다”면서 “옥돌은 물에 단맛을 내게 하고 은다기는 부드럽게 하며 무쇠주전자는 차를 즐기기에 가장 적당한 농도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처음 차 문화를 접할 때는 너무 번거로우므로 차를 우릴 수 있는 그릇과 물, 차만 있으면 된다고. 김씨는 “편안하게 차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됨에 따라 차츰 넓혀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면서 “차 문화 역시 어렵고 번거로워 부담을 갖는 경향이 있는데, 예(禮)나 자세 등을 따지기보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자주 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은은한 차 향기처럼 맑고 향기롭게
차와 함께 하는 삶인 만큼 김씨의 생활은 차 향기처럼 담백하고 여유롭다. 미세한 차의 향기를 즐기기에 먹을거리까지 자연주의를 실천한다. 김씨는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는 동의보감 내용을 절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록 다도에 이르지 못한다 할지라도 따뜻한 차 한 잔 앞에 두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생활의 즐거움 중의 하나일 것이다’라는 쇼핑몰 홈피에 쓰인 글귀와 같이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차 한 잔의 여유와 더불어 향기를 나누고자 하는 그의 마음도 차 향기를 닮아있는 듯하다.
윤영선 리포터 zz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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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차, 다기를 다루다
김성원 씨를 찾아가니 차와 다기를 다루는 직업인답게 “무슨 차를 드릴까요?”라며 우선 차 먼저 권한다. 그러더니 우려 낸 차가 ‘문산포종차’. 대만이 원산지로 맑은 향이 강하면서도 매끄러운 뒷맛이 마실수록 상쾌하기 그지없다. 능숙하게 차를 우려내며 차와 다기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에게서 직업을 따지기 이전에 차를 사랑하는 마음이 한껏 배어나온다. 김씨가 차와 다기를 판매하는 직업을 가지게 된 건 약 십년 전쯤. 당시 일반회사 전산실에서 근무하던 그에게 차(茶) 공장을 운영하던 친구가 쇼핑몰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일하던 짬짬이 쇼핑몰을 관리하다가 때마침 홍콩에서 직접 차(茶)를 수입하는 또 다른 친구를 통해 수입차를 함께 팔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차에 대해 좀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사동 등을 다니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지요. 2001년도에는 중국 다예사공부를 하던 사람에게서 7개월 동안 기초적인 차문화 등에 대해 배우기도 했는데, 그러다가 차와 다기의 매력에 푹 빠져 아예 전업을 해 버렸답니다.”
차와 다기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좋아서 하나하나 배우고 발로 뛰다보니 어느새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그야말로 천직이 아닐 수 없다.
차 문화는 생활 속에서 편안히 즐기는 것
평소 사람들이 커피 말고 즐기는 대중적인 차로 녹차를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티백녹차를 많이 우려 마시는데, 김씨는 전문적으로 차를 다루는 이답게 차 향기를 제대로 즐기려면 좋은 차를 우려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좋은 차는 대충 우려도 차가 지닌 고유의 맛을 베풀어줍니다. 가령 대만 문산포종차의 경우 재다원끼리 경쟁을 붙여 선별한 차를 상품화시키기 때문에 차의 질이 우수합니다. 이런 차는 향이 뛰어나고 찻잎자체에 꽃향기가 있어 청향하지요. 하지만 티백의 경우 질이 낮은 찻잎으로 만들어 향이 떫고 쓴 맛이 강한 한편 몸에도 유익하지 않습니다.”
차 고유의 향을 즐기기 위해서는 차 자체의 질도 좋아야 하지만 더불어 중요한 것이 우려내는 물이다. 가장 으뜸으로 치는 것이 돌 틈에서 솟아나는 석간수이지만, 실생활에서 얻기가 힘들기 때문에 수돗물을 저장해서 이용하는 방법을 많이 쓴다. 김씨는 “차의 미세한 향을 즐기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을 옥돌→은다기→무쇠주전자에 넣어 저장하는 것이다”면서 “옥돌은 물에 단맛을 내게 하고 은다기는 부드럽게 하며 무쇠주전자는 차를 즐기기에 가장 적당한 농도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처음 차 문화를 접할 때는 너무 번거로우므로 차를 우릴 수 있는 그릇과 물, 차만 있으면 된다고. 김씨는 “편안하게 차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됨에 따라 차츰 넓혀가는 것이 자연스럽다”면서 “차 문화 역시 어렵고 번거로워 부담을 갖는 경향이 있는데, 예(禮)나 자세 등을 따지기보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자주 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전했다.
은은한 차 향기처럼 맑고 향기롭게
차와 함께 하는 삶인 만큼 김씨의 생활은 차 향기처럼 담백하고 여유롭다. 미세한 차의 향기를 즐기기에 먹을거리까지 자연주의를 실천한다. 김씨는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는 행보(行補)가 낫다’는 동의보감 내용을 절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록 다도에 이르지 못한다 할지라도 따뜻한 차 한 잔 앞에 두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생활의 즐거움 중의 하나일 것이다’라는 쇼핑몰 홈피에 쓰인 글귀와 같이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차 한 잔의 여유와 더불어 향기를 나누고자 하는 그의 마음도 차 향기를 닮아있는 듯하다.
윤영선 리포터 zza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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