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의 울고 웃는 사연

분양자 울리는 요지경 아파트 값, 그 정체는?

중도금 무이자에서 가격 할인 갖가지 서비스까지

지역내일 2009-08-21 (수정 2009-08-21 오전 9:16:38)

IMF 이후 가장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주택업계에 조금씩 새로운 움직임이 있는 듯 하지만 아직도 정부의 정책은 균형을 잡지 못하고 금융위기를 포함한 불안한 경제 때문에 하반기 시장도 갈피를 잡기는 어렵다.

성수기인 9월 부동산시장 꿈틀?

전국적으로 16만 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적체 되어 있다. 지난해 주택공급은 IMF 이후 최저 수준인 37만호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수용억제 규제들을 완화하는 미분양 해소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물경기 침체 골이 깊어 효과를 체감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의 목소리도 들린다. 9월 분양물량이 주상복합을 포함 총 45곳으로 2만 2천 3백 22가구로 조사되어 8월 물량의 3배이다. 9월은 시기적으로 성수기이고 최근 아파트 매매, 전세가 상승세로 침체한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미분양 아파트 노리는 투자자들 움직임

부산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어 있지만 해운대지역은 최근 거래량이 늘고 있고 저렴한 미분양 아파트를 노리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고 평수를 늘려 최첨단 새 아파트로 옮겨갈 절호의 기회가 지금인지도 모른다. 적체된 미분양 아파트는 공공연하게 할인과 갖가지 혜택의 기회가 주어지는 지금이 변화의 적기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희비가 교차한다. 미분양 혜택은 결국 초기 분양자에게 상대적으로 자산 손실의 결과를 가져 왔다. 현 시점에서 팔 수도 없고 잡고 있으면 그 자체가 손해인 경우도 있다. 투자한 가격까지 다시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당장 무리이다. 덤핑으로 팔아넘기는 싸구려 옷도 아니고 어떻게 분양가가 내렸다 심지어 오랐다 이렇게 널을 뛸 수 있을까? 애초에 소비자를 기만하는 분양가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이다.
속 터지는 초기 분양자와 미분양의 알송당송 한 혜택을 잡은 분양자들의 웃고 우는 분양 시장 기 막히는 사연들 속으로 들어가 보자.



<눈물의 입주>
2009년 5월 OO아파트로 입주한 박모 씨는 요즘 가슴이 답답한 증세를 호소한다. 3년 전 브랜드를 믿고 분양 받은 아파트가 미분양 되어 입주까지 처리되는 과정에서 전체 가격 할인은 물론 중도금 이자 무이자에 다른 혜택까지 늘어 실질적으로 박씨는 1억 가까이 손해를 보게 되었다. 투자를 목적으로 분양 받았지만 집값은 터무니없이 떨어지고 팔고 싶어도 거래 자체가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그렇다고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를 포기할 수도 없어 결국은 살고 있던 교통의 요지에 집을 팔아 울며 겨자 먹기로 입주를 하였다. 돈을 돌리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삿날 전학가기 싫다고 딸아이가 괜시레 울자 아내까지 따라 울어 말 그대로 ‘눈물의 입주’를 하였다는 기막힌 사연이다.


<우는 아이만 떡 주는 세상>
2008년 7월 OO아파트 미분양 세대를 잡은 김모 씨는 초기 분양에 비해 중도금 이자 후불 혜택과 발코니 확장 서비스까지 받았다. 그런데 계약한지 10일이 되지도 않아 같은 아파트에서 중도금 이자를 면제해 준다는 새로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계산을 해보니 천만 원 가까이 손해를 본 셈이었다.
그래서 김씨는 분양 사무실로 전화를 해 사실을 확인한 즉 회사에서 결정한 사항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0일만에 계약 조건이 소리도 없이 달라지는 것에 분개한 김씨는 최대한 윗선과 전화 연결을 시도했다. 결국 간부급과 통화를 했지만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아이 학원까지 줄여가며 계약한 집인데 그대로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는 김씨. 결국 네가 이기냐 내가 이기냐라는 각오로 하루에 한 통씩 전화를 했다. 처음에는 잘 응대하지 않던 담당자도 나중에는 이야기를 들어주더니 나중에는 인간적인 대화까지 나누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10일 이후 계약자와 동일한 조건을 얻어낸 김씨는 집 사는 기쁨보다 승리의 기쁨에 몸부림쳤다는 요지경 세상이다.


<억울해서 돈도 벌고>
1년 전 입주한 아파트가 아직도 미분양 상태라 편의시설은 물론 여러 가지로 정비되지 않아 불편하다는 장모 씨는 또 다른 소식에 기가 막혔다. 아파트 가격을 대폭(?) 할인해 내놓았다는 소리에 당장 자산 가치 하락에 불만이 쌓였지만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었다. 이미 입주를 한 상황이라 어쨌든 빨리 분양이 완료되어야 아파트 전체 가격이 상승할 수 있고 편의시설 문제도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속이 쓰린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분양사무소에서 입주자 중 다른 사람을 소개하면 백만 원의 소개비를 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실 살아보면 교통도 좋고 마트도 가까워 편리했다. 그래서 평수를 늘려 이사가려는 동생에게 권유하였더니 언니보다 몇 천 만원 싸게 구입한다는 소리에 일단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도와 결국 계약이 이루어졌다.
억울해서 한 번 시도해 본 일에 돈도 벌고 동생이 싸게 사니 덜 억울했다는 장씨는 전체 분양이 완료되면 집값이 제자리를 찾으리라는 기대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각서 쓰고 집사는 세상>
아파트 미분양이 뉴스에서 떠들고 정부에서는 취·등록세를 감면해주겠다는 둥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던 얼마 전 분양 완료를 하고도 금융위기로 포기한 집들을 처리하는 OO아파트를 알아보던 이모 씨. 진작부터 미분양 혜택이 있었지만 더 큰 혜택이 있을 거라는 기대에 6개월째 미분양 아파트만을 돌아보고 다니다 이 시점이 가장 적정기라는 판단에 20% 가까운 할인 혜택을 보고 계약하게 되었다. 건설회사와 초기 분양자 거기에 또 다른 존재까지 개입된 복잡한 사연이 얼킨 계약이었지만 최종적으로 깔끔하게 이씨의 손에 넘어 오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계약날 이씨는 계약조건을 비밀로 해야 한다는 각서를 써야 했다. 자신만 이런 계약을 하는 것도 아닌데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는가. 어쨌든 원래 가격대로 아파트 가격이 유지되면 이씨는 자산이 상승하는 것이니 손해될 것이 없었다.
각서 쓰고 집사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용케 큰 이득을 본 이씨는 ‘위기가 기회’라는 말을 실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