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만 해도 김주영 씨는 동학중학교 교장이었다. 교직생활을 마친 뒤에도 여전히 바쁜 그는 어쩌면 전보다 더 역동적인 삶을 사는 듯 보였다. ‘신영통수채화회’의 지도는 동학초등학교로 자리를 옮겼고, 석우중학교에서는 학부모와 주민을, 와우초등학교에서는 교사를 가르친다. 경기대에서는 대학원생에게 중등미술교육론을 강의하는데, 38년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자연물이나 재활용품 등을 이용해 학생들과 창의적으로 교감하고 기존 표현방법의 제약을 넘어설 것을 주문한단다.
수원화성홍보관의 ‘해피 수원 60인전’이나 수원시가족여성회관 로비에 가면 그의 수채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왠지 말간 유리창 뒤에서 바라보는 비 내리는 날의 풍경을 떠오르게 만든다. 아마도 그의 파레트에는 ‘물’이라는 물감이 하나 더 곁들여 있는 모양이다.
교수와 동료들의 권유로 수채화에 전념해온 김주영 씨는 수채화에는 ‘의외의 매력’이 있다고 했다. “색과 색이 번지면서 미묘하게 엉기고 자연스럽게 번집니다. 물이 흐르고 번지는 그 맛은 의도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백이 있는 우리나라 수묵화의 전통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요.” 하얀 여백은 아무 칠도 안 하는 것보다 물을 칠해 ‘물 맛’을 내야 수채화 느낌이 산다고 강조했다.
크로바백화점에서 매해 학생전시를 열 정도로 애착이 남달랐던 ‘수원여자중학교 미술부 동아리(이하 수미동)’는 김주영 씨에게 많은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재직기간(1977~1980) 중 수미동을 지도하면서 3학년이 되어서야 그림에 눈을 뜬 학생을 2년 넘게 지켜보기도 했다. 학생들보다 더디 배우는 편인 학부모와 주민들을 지도할 때면 가끔 예를 들며 격려하곤 한단다.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려던 제자를 설득해 산업체 야간고등학교로 진학시킨 뒤 현재는 교사생활 중이라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여전히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름다움은 허상이 아닌 실상이며 쾌(快)를 느끼는 것이 아름다움’이라는 오지호의 미학론에 동조한다는 화가 김주영 씨는 “좋은 그림에서는 생명성과 색깔의 화음이 느껴진다”고 했다. 미술을 전공하려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21세기는 분야의 경계가 무너지고 기존 영역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조각, 공예 등 공간디자인에 관심을 두고 책과 전시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권했다.
김선경 리포터 escarg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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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홍보관의 ‘해피 수원 60인전’이나 수원시가족여성회관 로비에 가면 그의 수채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왠지 말간 유리창 뒤에서 바라보는 비 내리는 날의 풍경을 떠오르게 만든다. 아마도 그의 파레트에는 ‘물’이라는 물감이 하나 더 곁들여 있는 모양이다.
교수와 동료들의 권유로 수채화에 전념해온 김주영 씨는 수채화에는 ‘의외의 매력’이 있다고 했다. “색과 색이 번지면서 미묘하게 엉기고 자연스럽게 번집니다. 물이 흐르고 번지는 그 맛은 의도했던 것 이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백이 있는 우리나라 수묵화의 전통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요.” 하얀 여백은 아무 칠도 안 하는 것보다 물을 칠해 ‘물 맛’을 내야 수채화 느낌이 산다고 강조했다.
크로바백화점에서 매해 학생전시를 열 정도로 애착이 남달랐던 ‘수원여자중학교 미술부 동아리(이하 수미동)’는 김주영 씨에게 많은 추억을 불러일으켰다. 재직기간(1977~1980) 중 수미동을 지도하면서 3학년이 되어서야 그림에 눈을 뜬 학생을 2년 넘게 지켜보기도 했다. 학생들보다 더디 배우는 편인 학부모와 주민들을 지도할 때면 가끔 예를 들며 격려하곤 한단다. 가정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려던 제자를 설득해 산업체 야간고등학교로 진학시킨 뒤 현재는 교사생활 중이라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여전히 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름다움은 허상이 아닌 실상이며 쾌(快)를 느끼는 것이 아름다움’이라는 오지호의 미학론에 동조한다는 화가 김주영 씨는 “좋은 그림에서는 생명성과 색깔의 화음이 느껴진다”고 했다. 미술을 전공하려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21세기는 분야의 경계가 무너지고 기존 영역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조각, 공예 등 공간디자인에 관심을 두고 책과 전시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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