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1
경남 남해군 갯벌체험
갯벌이 살아있다! 보물 캐러 go~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선 갯벌체험. 하지만 드넓게 펼쳐진 갯벌에 발을 닿는 순간 ‘와~’하는 탄성과 함께 난 천방지축 소녀가 되었다.
경남 남해군 설천면의 문항마을은 남해안에서 갯벌이 발달되어있기로 유명하다. 물이 빠지면 90헥타르(약 27만평)의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주민의 안내에 따라 한 손엔 호미, 다른 손엔 소쿠리를 들고, 장화를 신고 갯벌로 들어섰다. 푹푹 빠질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갯벌은 그다지 무르지 않았다.
어디서 다들 모였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조개를 캐고 있다. 아이들과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호미로 바지락을 캐본다. 바지락은 갯벌 표면을 살짝만 파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엄마, 여기도 있어요” “보세요, 또 잡았어요”하며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가 보다.
사실은 나부터가 흥분되어 있었다. 늘 시장에서 사서만 먹어본 바지락을 직접 캐어 그것도 한 소쿠리 가득 캘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은 한껏 들떠서 아이들의 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바지락 캐기에 신난 우리들을 더 흥분시킨 게 있었으니 바로 ‘쏙’ 잡이. 가재처럼 생긴 쏙은 잡는 방법부터가 특이하다. 쏙을 잡기 위해선 가느다란 꼬챙이 한 끝으로 털이 달려 있는 마치 붓처럼 생긴 대가 필요하다.
먼저 호미나 부삽으로 갯벌 표면을 걷어낸다. 그 속에 손가락 굵기보다 약간 더 큰 구멍들이 송송 뚫려있다. 그 위로 된장을 물에 옅게 풀어 만든 ''된장물''을 뿌린다. 쏙이 된장물을 좋아해서 구멍 위로 올라온다고. 그리고 털이 달린 쪽부터 구멍으로 집어넣어 아래위로 살짝 흔들어주다 뭔가 아래쪽 털을 무는 듯한 느낌이 들면 조심스럽게 잡아당긴다. 그러면 붓 끝으로 쏙이 ''쏙~''하고 함께 올라온다.
우리들의 기술로는 몇 마리 잡기 어려워 현지 도우미 할머니의 노하우를 빌려 제법 많이 잡았다. 말로만 들었던 쏙을 본 것도 신기한데 잡았다는 사실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그렇게 한참 쏙을 잡고 있는데 조금 있으면 물이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아이들과 ‘맛’ 캐기에 나섰다. 맛은 기다랗게 생겼는데 아무리 봐도 조개 같지 않다. 맛조개를 캐려면 바지락과 달리 30㎝ 정도 깊게 파야 나온다. 깊게 파다보면 우럭조개라는 제법 큰 조개도 잡을 수 있다. 그 외에도 구멍 여기저기서 움직이는 게, 고동, 소라.. 말 그대로 갯벌은 살아있다.
갯벌체험에서 유의할 점은 매일 매일 물때가 다르기 때문에 체험 가능한 시간도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여행 계획을 잡기 전에 미리 마을로 전화를 해 방문하려는 날짜의 체험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문항마을 갯벌체험비는 어른 1만원, 어린이는 5천원, 미취학 아동은 부모 동반시 무료다. 체험에 필요한 호미, 소쿠리 등의 장비는 무료지만 장화를 빌릴 경우 2천원의 대여료가 있다. 문의 055-863-4787, 홈페이지 munhang.seantour.org.
남해 갯벌체험은 문항마을 외에도 창선면의 지족갯마을(055-867-1277), 삼동면의 전도갯벌체험(055-867-3600) 등이 있다.
올 여름, 갯벌에서 생태체험 제대로 즐겨보자.
Tip. 주변 볼거리
물건리에 위치한 이국적인 독일마을은 예쁜 펜션들이 많아 낭만적인 숙소로 좋다. 드라마 촬영 장소로 알려지며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다. 독일 동포들을 위해 조성된 마을로 바로 앞에 방조어부림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두 개의 등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걸어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폐교를 새롭게 단장한 해오름 예술촌이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다.
독일마을 외에 나비생태박물관, 마늘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남해는 설천 문항과 삼동 지족갯마을, 미조 송정 한솔마을, 서면 유포 등 어촌 체험마을을 중심으로 각종 체험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추천 2
전북 진안군 마이산과 데미샘
산 첩첩 물 겹겹 속 아름다운 휴식
여름휴가는 더위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곳에서 푹 쉬었다 왔으면 하는 우리 가족 눈에 쏙 들어온 곳은 전북 진안이다. 말 귀처럼 쫑긋한 봉우리 두 개가 장관인 마이산과 남도의 젖줄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 이 두 곳만으로도 여름휴가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마이산의 명물인 탑사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볼거리다. 크고 작은 돌탑 80여 개는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가 혼자 쌓았다고 알려졌는데, 어른 키의 세 배에 이르는 것도 있어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100년이 넘은 돌탑들이 거센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남부주차장에서 탑사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어린아이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백운면 신암리에 위치한 데미샘은 남해까지 흘러드는 섬진강의 발원지다. ‘데미’는 봉우리를 뜻하는 ‘더미’에서 온 말. 마을 주민들은 샘 동쪽의 작은 봉우리를 섬진강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란 뜻의 ‘천상데미’라고 부르는데, 데미샘이란 이름이 여기에서 유래됐다.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 있는 팔선정 정자부터 데미샘까지 오르는 길은 자연의 모습이 오롯이 보존된 청정지대. 물소리를 따라 걸으며 하늘을 덮은 울창한 숲을 향해 크게 심호흡을 하면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달고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휴식. 아이들은 돌멩이를 모아 댐을 쌓기도 하고, 신나게 물장구를 치기면서 재미있게 논다. 수박, 참외, 자두 등 간식으로 먹을 과일과 물놀이에 쓸 물총을 준비하면 더 신나게 놀 수 있다.
숙소_ ‘신암리 산촌마을’(063-432-5188)을 추천한다. 데미샘과 마이산 도립공원에서 가깝고, 마을에서 운영해 성수기에도 저렴하다. 4인 가족을 위한 26.4㎡ 크기의 ‘소나무’ 객실 하루 6만 원.
주변 볼거리_ 시원한 냉천수가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는 ‘운일암, 반일암’은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하는 최적의 피서지. 용 두 마리가 승천하려는 모습으로 유명한 ‘용담호’도 빼 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먹을거리_ 더덕정식이나 토종닭 같은 토속 음식도 맛있지만, 진안의 대표 음식은 어린 돼지를 이용한 애저 요리다. 보양식으로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애저찜과 애저탕이 유명한 맛집은 진안관(063-433-2629)과 금복회관(063-432-0651)이다.
문의_ 진안군청(www.jinan.jeonbuk. kr) 홈페이지에 가면 관광지별 볼거리와 교통, 숙박, 음식점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화관광과 관광진흥담당(063-430-2227)
추천 3
전남 완도군 청산도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산책
청산도(靑山島) 푸른 바다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 매개는 TV 오락 프로그램 〈세바퀴〉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돌발 전화 퀴즈 코너에서 “요즘 청산도에 머물고 있다”고 근황을 얘기한 것. 시시껄렁한 말장난에 빠져 있던 나는 푸른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순간 이동했다. 몇 년 전, 남편과 호젓하게 떠난 청산도 휴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살면서 가장 행복하게 쪽빛 바다를 감상한, 내 생에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전라남도 완도군에 자리한 청산도는 이름처럼 참 예쁜 섬이다. 자연경관이 유난히 아름다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데다, 예부터 ‘청산여수’라 불리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섬을 둘러보는 방법은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도내 택시를 빌리는 것. 선박에 자동차를 싣는 비용이 약 2만5천 원(편도), 택시 관광이 2시간에 5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비용으로 섬을 구경하는 셈이다.
하지만 청산도를 온전히 만끽하고 싶다면 역시 마을버스와 두 다리가 제격이다. 간간이 운행되는 버스 때문에 시간적 틈새가 많지만 아쉬울 것은 없다.
모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느리게 흘러가는 청산도와 만나면 되니까. 중간중간 마을버스를 곁들인다면, 혹은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인 당리마을을 중심으로 둘러본다면 청산도 여행은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우리 부부가 청산도를 여행하면서 가장 사랑한 장소는 〈서편제〉 촬영지 인근의 언덕. U자형 해안 너머로 쪽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졌다. 그 광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소나무 그늘에서 멍하니 한 시간이나 앉아 있었다. 평소 수다스럽기로 유명한 내가 말이다.
계단식 논과 그 사이로 조성된 뱀길도 인상적이다. 청산도 주민들은 산비탈을 깎아 평지를 만든 뒤 물을 가두어 논농사를 짓는다. 일명 구들장 논.
이런 계단식 논에 저녁 햇살이 조금씩 떨어지면 자연과 인간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청산도의 ‘장관’이 펼쳐진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물이 부족한 섬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방식이 이방인에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사실 이 두 장소만 제대로 만끽해도 청산도행은 성공이다.
청산도 여행은 되도록 숙박지를 정해 묶는 게 좋다. 이른 새벽의 바닷가 산책, 햇살이 비추는 쪽빛 바다, 저녁노을이 비친 계단식 논을 모두 즐기고 싶다면 말이다.
Tour tip!_ 지리해수욕장 vs. 신흥해수욕장
청산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은 지리와 신흥. 인기는 단연 지리해수욕장. 1.2킬로미터에 달하는 은빛 백사장과 병풍처럼 둘러쳐진 노송들이 잘 어우러져서다. 특히 바다와 하늘을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낙조가 마음을 빼앗는다. 반면 신흥해수욕장은 썰물 때 드러나는 고운 백사장 2킬로미터가 최고의 강점. 부부나 가족이 바닷가를 거닐다 생각지도 않은 조개잡이에 나설 수도 있다. 때문에 해수욕을 주로 즐긴다면 지리해수욕장이, 바닷가 산책이나 조개 잡이를 하려면 신흥해수욕장이 낫다.
문의_ 관광안내전화 061-1330, www.wando. go.kr
가는 방법_ 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광주~해남&강진~완도 or 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해남&강진~완도, 완도항만터미널(061-552-0116)에서 청산도행 배편이 오전 8시와 11시 20분, 오후 2시 30분과 6시에 출발한다. 소요 시간은 45분. 요금은 편도 7천150원
추천 4
강원도 횡성 숲체원 vs 영월
강원도엔 휴식과 유쾌함이 있다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던 터라 휴가만큼은 좋은 구경이나 물놀이보다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우리 가족이 찍은 곳은 숲체원. 다른 휴양림은 예약도 쉽지 않고, 펜션을 예약하자니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던 터였는데 녹색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성수기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예약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청태산의 질 좋은 숲과 잘 관리된 시설이 두루 만족스러웠다.
이곳의 매력은 서늘하고, 고도가 높아 모기가 없다는 점. 연일 열대야 때문에 이불을 걷어차도 가시지 않는 후텁지근한 잠자리에 지쳤는데, 이곳은 에어컨을 켜놓고 두툼한 이불을 덮고 자는 것 같은 호사랄까? 폭신하고 뽀송뽀송한 이불에 닿는 촉감이 그만, 최고의 수면 환경을 선사한다. ‘모기와는 절대 한 지붕 아래 잘 수 없다’며 매일 밤 모기와 전쟁을 치르던 남편도 모처럼 두 다리 쭉 뻗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으니, 이것만으로도 보약이다. 또 식사 쿠폰만 끊으면 뭐 해 먹을까 걱정할 필요 없이 식사가 해결되니, 주부 입장에서는 천국이 따로 없다. ‘치유의 숲’에서 조용히 몸과 마음을 쉬다 오고 싶은 사람에게 우리 가족의 완소 여행지 ‘숲체원’을 추천한다.
숲체원 가는 길&Tip_ 영동고속도로 둔내 IC로 빠져나가 삽교쉼터, (구)영동고속도로 제1터널 앞까지 가면 좌측으로 보인다. 5인 가족 기준으로 방 하나, 거실 하나짜리 숙소 이용 요금은 9만 원(성수기 기준), 식사는 한 끼에 초등학생 4천 원, 어른 6천 원. 또 새말 IC에서 우천면사무소 옆쪽으로 횡성축협에서 운영하는 정육식당이 있는데, 산지 한우를 저렴하게 맛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한 끼 정도는 산지 한우를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하지만 산지라고 무조건 싼값을 기대했다가는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산지라도 한우는 한우니까 말이다.
문의_ 숲체원(033-340-6300, www.soop21.kr), 횡성축협 한우프라자 우천점(033-345-6160)
Tour tip!_
I 등산 I 강원도는 사방이 산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산책 겸 가벼운 등산을 하는 것이 좋다. 강원도 산의 정기와 나무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방법. 아침 산의 냄새는 잊을 수 없을 만큼 황홀하고 상쾌했다.
I 래프팅 I 래프팅 하면 동강. 영월은 동강이 있는 곳이다. 굳이 동강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계곡 어디서나 래프팅을 즐기기 쉽다. 우리 가족은 어린아이가 있어 포기했는데, 옆방의 가족은 래프팅을 하고 온몸이 흠뻑 젖어 돌아왔다. 래프팅은 역시 강원도가 최고라나!
I 단종 유배지 I 영월에 가면 단종 유배지에 들르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단종 유배지는 육지 속의 작은 섬이다. 어린 단종이 이곳에 갇혀 지내며 인고한 세월을 생각하며 역사의 아픔도 배울 수 있다. 유배지에서 나오면 남한강 자락인데, 여기서는 사공이 노를 젓는 옛날 나룻배를 타볼 수 있다. 김삿갓 유적지도 있다.
I 레일바이크 I 폐탄광의 레일을 이용한 레일바이크는 완전 강추!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되는데 이곳은 행정구역상 정선이다. 자전거를 타듯이 폐달을 굴리면 되는데 가족이 탈 수 있어 가족애도 돈독(?)해진다. 오르막에서는 힘들지만 내리막의 스릴은 오금이 저릴 정도. 바람을 맞으며 경치를 보면 ‘아름다워!’ 소리가 절로 난다. 푸르른 녹음을 마음껏 바라보면 눈이 시릴 정도.
먹을거리_ 영월에 가면 꼭 산초를 이용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심산유곡에서 자란 산초를 시험 재배에 성공, 지역 특산품으로 소개하는데 산초유로 지진 두부부침은 지금까지 맛본 두부부침 중 가장 고소했다. 산초와 강원도의 각종 산나물을 넣어 만든 산초비빔밥은 고소하고 색다른 맛이 일품이다. 동강의 맑은 물에서 채취한 올갱이(다슬기)로 만든 올갱이매운탕도 추천. 강원도 한우의 참맛을 즐기려면 영월 주천의 다하누촌(www.dahanoo.com)을 찾을 것.
문의_ 영월군청 홈페이지(www.yw.go.kr)나 영월여행(www.yeongwol tour.co.kr) 사이트에는 먹을거리, 즐길 거리, 숙소에 대한 안내가 상세히 나와 있다. 여행비용 산출 배너도 있다. 영월군 관광홍보 서울사무소(02-737-6646)에서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추천 5
제주도 카텔 패키지로 다녀오기
잠은 럭셔리하게, 체험은 리얼하게!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홍콩, 발리… 돈이 없으면 생빚을 내어서라도 여름휴가만큼은 꼭 가고 싶은 곳을 고집하던 우리 부부. 패키지는 절대 사절! ‘모험’을 찾아 떠나는 우리끼리 자유 여행을 고수했다. 여섯 살 아들 녀석이 태어나기 전만 해도 말이다.
그 녀석이 태어난 뒤 우리의 여행 기준은 ‘안전’과 ‘체험’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아이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지, 눈요기 대신 눈높이 리얼 체험이 가능한지가 중요했다.
지난 여름 여러 조건을 따져본 뒤 선택한 곳은 제주롯데호텔 카텔 패키지. 제주가 어떤 곳인가! 구름빵 만들러 비행기도 타보고, 찰랑찰랑 섬을 향해 배도 타보고, 바다 속 친구 만나러 잠수함 타보고, 말을 타고 낮은 들판도 달릴 수 있고… 그야말로 1년 치 유아용 체험 묶음 지대다.
목적지를 제주로 정한 뒤, 숙박은 안전하고 편안한 숙식을 위해 호텔을 고집하되 저렴한 방법을 찾았다. 빡빡한 가정 경제를 고려해 그간 출장으로 쌓은 마일리지로 세 식구 항공권을 구입, 렌터카와 호텔 숙박만 부담하는 ‘카텔’이 제격이었다.
특히 제주롯데호텔은 실내외 수영장이 있어 아이가 (아빠와) 실컷 물놀이도 할 수 있고, 아기자기한 야외 정원, 넓은 룸 등이 가족이 묶기에 안성맞춤이다.
예약을 서둘러 널찍한 베란다가 딸린 패밀리룸으로 업그레이드 서비스까지 받으니 OK! 일찌감치 2박 3일 패키지를 추가 비용을 부담해 4박 5일로 늘려놓고, 매일 2가지씩 체험 일정을 짰다. 여행사 홈페이지에 가면 다양한 체험이 소개되고, 예약시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열기구 체험을 못 한 게 유일한 아쉬움.
4박 5일 여행을 마친 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아이에게 물었다. “제주도에서 뭐가 제일 재밌었어?” 한참을 생각하던 녀석 왈, “엄마, 어떡하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 우리 다시 가야겠는걸?” 그 뒤 두 달 동안 아들은 가는 곳마다 제주 여행을 자랑하고 다녔다.
가격 대비 만족! 제주 체험 프로그램 5
#차귀도 배낚시
중문에서 50분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차귀도. 뱃삯(어른 2만5천 원)이 약간 비싼 듯싶지만 바다에 가서 많이 잡으면 된다. 낚시 초보인 우리 가족도 시가 25만 원에 이르는 다금바리를 쾌척했다. 문의 선상배낚시체험(064-773-2244)
#비닐하우스 감귤 따기
제주에 왔으니 특산물 귤 맛도 봐야지. 11월을 제외하곤 초록색 귤을 따야 한다는 사실에 모두 깜짝 놀란다. 그래도 맛은 꿀맛! 실컷 먹고 2봉지를 따서 가져갈 수 있다. 감귤 따기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1만 원 선. 문의 노형감귤농장, 최남단감귤농장 등
#잠수함 해저탐험
해저 탐험이 가능한 서귀포와 우도, 마라도 세 곳 중 우리가 택한 곳은 우도. 성산포에서 페리호를 타고 우도 관광 후 해저 탐험에 나서는 우도잠수함에 올랐다. 요금은 어른 4만5천 원, 어린이 2만9천700원. 문의 제주씨월드(주)(064-784-2333)
#초원에서 승마 제주 체험 여행의 베스트!
기수가 직접 말을 이끌어줘 초보라도 두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 10분 거리 산책 코스 기준 1만1천 원(어른·어린이 동일) 안팎. 좀더 길게 원한다면 비용도 up! 문의 서광승마장(064-794-5220), 멍에승마장(064-783-3631)
#아프리카 민속 공연
유럽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외관부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 대만족한 곳이다. 특히 아프리카 민속 공연은 아이의 눈과 귀를 꽉 잡아준다. 요금은 어른 6천 원, 어린이 3천 원. 문의 아프리카박물관(064-738-6565)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김혜원 박지현 강현정 문영애 유병아 리포터
경남 남해군 갯벌체험
갯벌이 살아있다! 보물 캐러 go~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따라나선 갯벌체험. 하지만 드넓게 펼쳐진 갯벌에 발을 닿는 순간 ‘와~’하는 탄성과 함께 난 천방지축 소녀가 되었다.
경남 남해군 설천면의 문항마을은 남해안에서 갯벌이 발달되어있기로 유명하다. 물이 빠지면 90헥타르(약 27만평)의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마을주민의 안내에 따라 한 손엔 호미, 다른 손엔 소쿠리를 들고, 장화를 신고 갯벌로 들어섰다. 푹푹 빠질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갯벌은 그다지 무르지 않았다.
어디서 다들 모였는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조개를 캐고 있다. 아이들과 군데군데 자리를 잡고 호미로 바지락을 캐본다. 바지락은 갯벌 표면을 살짝만 파도 여기저기서 나온다.
“엄마, 여기도 있어요” “보세요, 또 잡았어요”하며 아이들은 마냥 신기한가 보다.
사실은 나부터가 흥분되어 있었다. 늘 시장에서 사서만 먹어본 바지락을 직접 캐어 그것도 한 소쿠리 가득 캘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은 한껏 들떠서 아이들의 소리도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바지락 캐기에 신난 우리들을 더 흥분시킨 게 있었으니 바로 ‘쏙’ 잡이. 가재처럼 생긴 쏙은 잡는 방법부터가 특이하다. 쏙을 잡기 위해선 가느다란 꼬챙이 한 끝으로 털이 달려 있는 마치 붓처럼 생긴 대가 필요하다.
먼저 호미나 부삽으로 갯벌 표면을 걷어낸다. 그 속에 손가락 굵기보다 약간 더 큰 구멍들이 송송 뚫려있다. 그 위로 된장을 물에 옅게 풀어 만든 ''된장물''을 뿌린다. 쏙이 된장물을 좋아해서 구멍 위로 올라온다고. 그리고 털이 달린 쪽부터 구멍으로 집어넣어 아래위로 살짝 흔들어주다 뭔가 아래쪽 털을 무는 듯한 느낌이 들면 조심스럽게 잡아당긴다. 그러면 붓 끝으로 쏙이 ''쏙~''하고 함께 올라온다.
우리들의 기술로는 몇 마리 잡기 어려워 현지 도우미 할머니의 노하우를 빌려 제법 많이 잡았다. 말로만 들었던 쏙을 본 것도 신기한데 잡았다는 사실이 이렇게 뿌듯할 수가.
그렇게 한참 쏙을 잡고 있는데 조금 있으면 물이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아이들과 ‘맛’ 캐기에 나섰다. 맛은 기다랗게 생겼는데 아무리 봐도 조개 같지 않다. 맛조개를 캐려면 바지락과 달리 30㎝ 정도 깊게 파야 나온다. 깊게 파다보면 우럭조개라는 제법 큰 조개도 잡을 수 있다. 그 외에도 구멍 여기저기서 움직이는 게, 고동, 소라.. 말 그대로 갯벌은 살아있다.
갯벌체험에서 유의할 점은 매일 매일 물때가 다르기 때문에 체험 가능한 시간도 달라진다는 점. 때문에 여행 계획을 잡기 전에 미리 마을로 전화를 해 방문하려는 날짜의 체험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문항마을 갯벌체험비는 어른 1만원, 어린이는 5천원, 미취학 아동은 부모 동반시 무료다. 체험에 필요한 호미, 소쿠리 등의 장비는 무료지만 장화를 빌릴 경우 2천원의 대여료가 있다. 문의 055-863-4787, 홈페이지 munhang.seantour.org.
남해 갯벌체험은 문항마을 외에도 창선면의 지족갯마을(055-867-1277), 삼동면의 전도갯벌체험(055-867-3600) 등이 있다.
올 여름, 갯벌에서 생태체험 제대로 즐겨보자.
Tip. 주변 볼거리
물건리에 위치한 이국적인 독일마을은 예쁜 펜션들이 많아 낭만적인 숙소로 좋다. 드라마 촬영 장소로 알려지며 많은 관광객들이 다녀간다. 독일 동포들을 위해 조성된 마을로 바로 앞에 방조어부림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두 개의 등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걸어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폐교를 새롭게 단장한 해오름 예술촌이 있으니 시간이 된다면 들러보는 것도 좋다.
독일마을 외에 나비생태박물관, 마늘박물관도 둘러볼 만하다. 남해는 설천 문항과 삼동 지족갯마을, 미조 송정 한솔마을, 서면 유포 등 어촌 체험마을을 중심으로 각종 체험형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추천 2
전북 진안군 마이산과 데미샘
산 첩첩 물 겹겹 속 아름다운 휴식
여름휴가는 더위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 시간.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곳에서 푹 쉬었다 왔으면 하는 우리 가족 눈에 쏙 들어온 곳은 전북 진안이다. 말 귀처럼 쫑긋한 봉우리 두 개가 장관인 마이산과 남도의 젖줄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 이 두 곳만으로도 여름휴가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마이산의 명물인 탑사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볼거리다. 크고 작은 돌탑 80여 개는 1800년대 후반, 이갑용 처사가 혼자 쌓았다고 알려졌는데, 어른 키의 세 배에 이르는 것도 있어 ‘와’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100년이 넘은 돌탑들이 거센 바람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남부주차장에서 탑사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어린아이도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백운면 신암리에 위치한 데미샘은 남해까지 흘러드는 섬진강의 발원지다. ‘데미’는 봉우리를 뜻하는 ‘더미’에서 온 말. 마을 주민들은 샘 동쪽의 작은 봉우리를 섬진강에서 천상으로 올라가는 봉우리란 뜻의 ‘천상데미’라고 부르는데, 데미샘이란 이름이 여기에서 유래됐다.
비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 있는 팔선정 정자부터 데미샘까지 오르는 길은 자연의 모습이 오롯이 보존된 청정지대. 물소리를 따라 걸으며 하늘을 덮은 울창한 숲을 향해 크게 심호흡을 하면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가는 느낌이다. 달고 시원한 샘물로 목을 축이고, 계곡 물에 발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달콤한 휴식. 아이들은 돌멩이를 모아 댐을 쌓기도 하고, 신나게 물장구를 치기면서 재미있게 논다. 수박, 참외, 자두 등 간식으로 먹을 과일과 물놀이에 쓸 물총을 준비하면 더 신나게 놀 수 있다.
숙소_ ‘신암리 산촌마을’(063-432-5188)을 추천한다. 데미샘과 마이산 도립공원에서 가깝고, 마을에서 운영해 성수기에도 저렴하다. 4인 가족을 위한 26.4㎡ 크기의 ‘소나무’ 객실 하루 6만 원.
주변 볼거리_ 시원한 냉천수가 크고 작은 폭포를 이루는 ‘운일암, 반일암’은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하는 최적의 피서지. 용 두 마리가 승천하려는 모습으로 유명한 ‘용담호’도 빼 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다.
먹을거리_ 더덕정식이나 토종닭 같은 토속 음식도 맛있지만, 진안의 대표 음식은 어린 돼지를 이용한 애저 요리다. 보양식으로 건강도 챙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 애저찜과 애저탕이 유명한 맛집은 진안관(063-433-2629)과 금복회관(063-432-0651)이다.
문의_ 진안군청(www.jinan.jeonbuk. kr) 홈페이지에 가면 관광지별 볼거리와 교통, 숙박, 음식점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문화관광과 관광진흥담당(063-430-2227)
추천 3
전남 완도군 청산도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산책
청산도(靑山島) 푸른 바다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 매개는 TV 오락 프로그램 〈세바퀴〉다. 개그맨 전유성씨가 돌발 전화 퀴즈 코너에서 “요즘 청산도에 머물고 있다”고 근황을 얘기한 것. 시시껄렁한 말장난에 빠져 있던 나는 푸른 바다가 보이는 언덕으로 순간 이동했다. 몇 년 전, 남편과 호젓하게 떠난 청산도 휴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살면서 가장 행복하게 쪽빛 바다를 감상한, 내 생에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전라남도 완도군에 자리한 청산도는 이름처럼 참 예쁜 섬이다. 자연경관이 유난히 아름다워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데다, 예부터 ‘청산여수’라 불리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섬을 둘러보는 방법은 자동차를 이용하거나 도내 택시를 빌리는 것. 선박에 자동차를 싣는 비용이 약 2만5천 원(편도), 택시 관광이 2시간에 5만 원인 점을 고려하면 비슷한 비용으로 섬을 구경하는 셈이다.
하지만 청산도를 온전히 만끽하고 싶다면 역시 마을버스와 두 다리가 제격이다. 간간이 운행되는 버스 때문에 시간적 틈새가 많지만 아쉬울 것은 없다.
모처럼 천천히 걸으면서 느리게 흘러가는 청산도와 만나면 되니까. 중간중간 마을버스를 곁들인다면, 혹은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인 당리마을을 중심으로 둘러본다면 청산도 여행은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우리 부부가 청산도를 여행하면서 가장 사랑한 장소는 〈서편제〉 촬영지 인근의 언덕. U자형 해안 너머로 쪽빛 바다가 끝없이 펼쳐졌다. 그 광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소나무 그늘에서 멍하니 한 시간이나 앉아 있었다. 평소 수다스럽기로 유명한 내가 말이다.
계단식 논과 그 사이로 조성된 뱀길도 인상적이다. 청산도 주민들은 산비탈을 깎아 평지를 만든 뒤 물을 가두어 논농사를 짓는다. 일명 구들장 논.
이런 계단식 논에 저녁 햇살이 조금씩 떨어지면 자연과 인간이 공동으로 만들어낸 청산도의 ‘장관’이 펼쳐진다. 아이로니컬하게도 물이 부족한 섬 사람들의 치열한 생존 방식이 이방인에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셈이다. 사실 이 두 장소만 제대로 만끽해도 청산도행은 성공이다.
청산도 여행은 되도록 숙박지를 정해 묶는 게 좋다. 이른 새벽의 바닷가 산책, 햇살이 비추는 쪽빛 바다, 저녁노을이 비친 계단식 논을 모두 즐기고 싶다면 말이다.
Tour tip!_ 지리해수욕장 vs. 신흥해수욕장
청산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은 지리와 신흥. 인기는 단연 지리해수욕장. 1.2킬로미터에 달하는 은빛 백사장과 병풍처럼 둘러쳐진 노송들이 잘 어우러져서다. 특히 바다와 하늘을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낙조가 마음을 빼앗는다. 반면 신흥해수욕장은 썰물 때 드러나는 고운 백사장 2킬로미터가 최고의 강점. 부부나 가족이 바닷가를 거닐다 생각지도 않은 조개잡이에 나설 수도 있다. 때문에 해수욕을 주로 즐긴다면 지리해수욕장이, 바닷가 산책이나 조개 잡이를 하려면 신흥해수욕장이 낫다.
문의_ 관광안내전화 061-1330, www.wando. go.kr
가는 방법_ 서울~경부고속도로~대전~광주~해남&강진~완도 or 서울~서해안고속도로~목포~해남&강진~완도, 완도항만터미널(061-552-0116)에서 청산도행 배편이 오전 8시와 11시 20분, 오후 2시 30분과 6시에 출발한다. 소요 시간은 45분. 요금은 편도 7천150원
추천 4
강원도 횡성 숲체원 vs 영월
강원도엔 휴식과 유쾌함이 있다
모기 때문에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던 터라 휴가만큼은 좋은 구경이나 물놀이보다 푹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우리 가족이 찍은 곳은 숲체원. 다른 휴양림은 예약도 쉽지 않고, 펜션을 예약하자니 바가지요금이 기승을 부리던 터였는데 녹색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이곳은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성수기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예약이 가능했다. 무엇보다 청태산의 질 좋은 숲과 잘 관리된 시설이 두루 만족스러웠다.
이곳의 매력은 서늘하고, 고도가 높아 모기가 없다는 점. 연일 열대야 때문에 이불을 걷어차도 가시지 않는 후텁지근한 잠자리에 지쳤는데, 이곳은 에어컨을 켜놓고 두툼한 이불을 덮고 자는 것 같은 호사랄까? 폭신하고 뽀송뽀송한 이불에 닿는 촉감이 그만, 최고의 수면 환경을 선사한다. ‘모기와는 절대 한 지붕 아래 잘 수 없다’며 매일 밤 모기와 전쟁을 치르던 남편도 모처럼 두 다리 쭉 뻗고 숙면을 취할 수 있었으니, 이것만으로도 보약이다. 또 식사 쿠폰만 끊으면 뭐 해 먹을까 걱정할 필요 없이 식사가 해결되니, 주부 입장에서는 천국이 따로 없다. ‘치유의 숲’에서 조용히 몸과 마음을 쉬다 오고 싶은 사람에게 우리 가족의 완소 여행지 ‘숲체원’을 추천한다.
숲체원 가는 길&Tip_ 영동고속도로 둔내 IC로 빠져나가 삽교쉼터, (구)영동고속도로 제1터널 앞까지 가면 좌측으로 보인다. 5인 가족 기준으로 방 하나, 거실 하나짜리 숙소 이용 요금은 9만 원(성수기 기준), 식사는 한 끼에 초등학생 4천 원, 어른 6천 원. 또 새말 IC에서 우천면사무소 옆쪽으로 횡성축협에서 운영하는 정육식당이 있는데, 산지 한우를 저렴하게 맛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한 끼 정도는 산지 한우를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 하지만 산지라고 무조건 싼값을 기대했다가는 괜히 서운한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산지라도 한우는 한우니까 말이다.
문의_ 숲체원(033-340-6300, www.soop21.kr), 횡성축협 한우프라자 우천점(033-345-6160)
Tour tip!_
I 등산 I 강원도는 사방이 산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산책 겸 가벼운 등산을 하는 것이 좋다. 강원도 산의 정기와 나무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방법. 아침 산의 냄새는 잊을 수 없을 만큼 황홀하고 상쾌했다.
I 래프팅 I 래프팅 하면 동강. 영월은 동강이 있는 곳이다. 굳이 동강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계곡 어디서나 래프팅을 즐기기 쉽다. 우리 가족은 어린아이가 있어 포기했는데, 옆방의 가족은 래프팅을 하고 온몸이 흠뻑 젖어 돌아왔다. 래프팅은 역시 강원도가 최고라나!
I 단종 유배지 I 영월에 가면 단종 유배지에 들르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배를 타고 들어가는 단종 유배지는 육지 속의 작은 섬이다. 어린 단종이 이곳에 갇혀 지내며 인고한 세월을 생각하며 역사의 아픔도 배울 수 있다. 유배지에서 나오면 남한강 자락인데, 여기서는 사공이 노를 젓는 옛날 나룻배를 타볼 수 있다. 김삿갓 유적지도 있다.
I 레일바이크 I 폐탄광의 레일을 이용한 레일바이크는 완전 강추!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되는데 이곳은 행정구역상 정선이다. 자전거를 타듯이 폐달을 굴리면 되는데 가족이 탈 수 있어 가족애도 돈독(?)해진다. 오르막에서는 힘들지만 내리막의 스릴은 오금이 저릴 정도. 바람을 맞으며 경치를 보면 ‘아름다워!’ 소리가 절로 난다. 푸르른 녹음을 마음껏 바라보면 눈이 시릴 정도.
먹을거리_ 영월에 가면 꼭 산초를 이용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심산유곡에서 자란 산초를 시험 재배에 성공, 지역 특산품으로 소개하는데 산초유로 지진 두부부침은 지금까지 맛본 두부부침 중 가장 고소했다. 산초와 강원도의 각종 산나물을 넣어 만든 산초비빔밥은 고소하고 색다른 맛이 일품이다. 동강의 맑은 물에서 채취한 올갱이(다슬기)로 만든 올갱이매운탕도 추천. 강원도 한우의 참맛을 즐기려면 영월 주천의 다하누촌(www.dahanoo.com)을 찾을 것.
문의_ 영월군청 홈페이지(www.yw.go.kr)나 영월여행(www.yeongwol tour.co.kr) 사이트에는 먹을거리, 즐길 거리, 숙소에 대한 안내가 상세히 나와 있다. 여행비용 산출 배너도 있다. 영월군 관광홍보 서울사무소(02-737-6646)에서도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추천 5
제주도 카텔 패키지로 다녀오기
잠은 럭셔리하게, 체험은 리얼하게!
캄보디아, 베트남, 태국, 홍콩, 발리… 돈이 없으면 생빚을 내어서라도 여름휴가만큼은 꼭 가고 싶은 곳을 고집하던 우리 부부. 패키지는 절대 사절! ‘모험’을 찾아 떠나는 우리끼리 자유 여행을 고수했다. 여섯 살 아들 녀석이 태어나기 전만 해도 말이다.
그 녀석이 태어난 뒤 우리의 여행 기준은 ‘안전’과 ‘체험’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아이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지, 눈요기 대신 눈높이 리얼 체험이 가능한지가 중요했다.
지난 여름 여러 조건을 따져본 뒤 선택한 곳은 제주롯데호텔 카텔 패키지. 제주가 어떤 곳인가! 구름빵 만들러 비행기도 타보고, 찰랑찰랑 섬을 향해 배도 타보고, 바다 속 친구 만나러 잠수함 타보고, 말을 타고 낮은 들판도 달릴 수 있고… 그야말로 1년 치 유아용 체험 묶음 지대다.
목적지를 제주로 정한 뒤, 숙박은 안전하고 편안한 숙식을 위해 호텔을 고집하되 저렴한 방법을 찾았다. 빡빡한 가정 경제를 고려해 그간 출장으로 쌓은 마일리지로 세 식구 항공권을 구입, 렌터카와 호텔 숙박만 부담하는 ‘카텔’이 제격이었다.
특히 제주롯데호텔은 실내외 수영장이 있어 아이가 (아빠와) 실컷 물놀이도 할 수 있고, 아기자기한 야외 정원, 넓은 룸 등이 가족이 묶기에 안성맞춤이다.
예약을 서둘러 널찍한 베란다가 딸린 패밀리룸으로 업그레이드 서비스까지 받으니 OK! 일찌감치 2박 3일 패키지를 추가 비용을 부담해 4박 5일로 늘려놓고, 매일 2가지씩 체험 일정을 짰다. 여행사 홈페이지에 가면 다양한 체험이 소개되고, 예약시 할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열기구 체험을 못 한 게 유일한 아쉬움.
4박 5일 여행을 마친 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아이에게 물었다. “제주도에서 뭐가 제일 재밌었어?” 한참을 생각하던 녀석 왈, “엄마, 어떡하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 우리 다시 가야겠는걸?” 그 뒤 두 달 동안 아들은 가는 곳마다 제주 여행을 자랑하고 다녔다.
가격 대비 만족! 제주 체험 프로그램 5
#차귀도 배낚시
중문에서 50분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차귀도. 뱃삯(어른 2만5천 원)이 약간 비싼 듯싶지만 바다에 가서 많이 잡으면 된다. 낚시 초보인 우리 가족도 시가 25만 원에 이르는 다금바리를 쾌척했다. 문의 선상배낚시체험(064-773-2244)
#비닐하우스 감귤 따기
제주에 왔으니 특산물 귤 맛도 봐야지. 11월을 제외하곤 초록색 귤을 따야 한다는 사실에 모두 깜짝 놀란다. 그래도 맛은 꿀맛! 실컷 먹고 2봉지를 따서 가져갈 수 있다. 감귤 따기 비용은 4인 가족 기준 1만 원 선. 문의 노형감귤농장, 최남단감귤농장 등
#잠수함 해저탐험
해저 탐험이 가능한 서귀포와 우도, 마라도 세 곳 중 우리가 택한 곳은 우도. 성산포에서 페리호를 타고 우도 관광 후 해저 탐험에 나서는 우도잠수함에 올랐다. 요금은 어른 4만5천 원, 어린이 2만9천700원. 문의 제주씨월드(주)(064-784-2333)
#초원에서 승마 제주 체험 여행의 베스트!
기수가 직접 말을 이끌어줘 초보라도 두려움 없이 즐길 수 있다. 10분 거리 산책 코스 기준 1만1천 원(어른·어린이 동일) 안팎. 좀더 길게 원한다면 비용도 up! 문의 서광승마장(064-794-5220), 멍에승마장(064-783-3631)
#아프리카 민속 공연
유럽의 성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외관부터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 대만족한 곳이다. 특히 아프리카 민속 공연은 아이의 눈과 귀를 꽉 잡아준다. 요금은 어른 6천 원, 어린이 3천 원. 문의 아프리카박물관(064-738-6565)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김혜원 박지현 강현정 문영애 유병아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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