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얘들아, 놀이터에 놀러가자! ①놀이터가 이 정도는 돼야죠~
엄마도, 아이도 행복한 안심놀이터로 오세요~
정기적인 모래클리닝, 친환경 소재 바닥재 등 사용
지역내일
2009-07-16
예전처럼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전히 놀이터는 어린 아이들의 참새 방앗간이다. 아이의 손에 이끌려 놀이터에 쫓아나간 엄마들은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모래라도 만질 새라, 넘어져서 다칠 새라, 아이들의 놀이 터전에서도 아이들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걱정뿐이다. 친환경적이면서 안심하고 놀만한 그런 놀이터, 어디 없을까. 주목할 만한 놀이터의 롤 모델을 통해 바람직한 놀이터의 모습과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자.
아이들의 웃음이 해맑은 이곳, ‘친환경 안심 놀이터’를 말하다
주 출입구의 문주부터 범상치 않은 화성동탄택지지구의 ‘우미린제일풍경채아파트’. 커다란 느티나무를 둘러싼 아기자기한 놀이터가 눈에 띈다. 마치 동화 ‘잭과 콩나무’에서처럼 느티나무를 에워싼 미끄럼틀 계단을 오르면 하늘과 맞닿을 것만 같다. 미끄럼틀에 오르던 아이들이 가만 멈춰 서서 코앞의 느티나무 무늬를 살핀다. 쪼르륵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모래바닥에 안착, 얕게 파인 원형의 모래놀이장은 또 다른 세상이다. 주용덕 센터장의 말을 빌자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란다. “자연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아이들의 정서·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한 놀이기구의 설계, 친환경 소재의 사용이 수상비결”이라고 김종태 입주자대표회장이 설명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수원 ‘영통건영1차아파트’의 놀이터는 얼마 전 새 옷을 갈아입었다. 푹푹 빠지는 고운 모래가 햇살을 받아 따뜻했다. ‘바닥재를 두고 무엇으로 할까 고민이 많았다’는 이수한 입주자대표회장은 “아이들의 정서를 고려해 모래를 유지하되 주기적인 모래소독으로 건강과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하자는 쪽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1년에 2차례 고온살균 모래소독을 하고 아침마다 놀이터 순찰을 돌면서 시설관리 보수를 하는 등 바람직한 관리가 환경부의 ‘친환경 안심 놀이터’선정 배경이라고. 장태선 관리소장이 꼼꼼하게 정리된 놀이터 점검 일지를 보여준다. 때마침 어린이집 아이들이 놀이터로 뛰어나왔다. 모래바닥 위에서 쥐락펴락 모래를 가지고 노는데 아무 걱정 없던 우리 어릴 적 모습이 떠올랐다.
지자체별로 친환경 고무바닥재 사용, 모래클리닝사업 펼쳐
‘아이들은 적당히 흙도 묻히고 뒹굴기도 하면서 커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얘기는 이제 옛 말이 됐다. 중금속과 기생충 논란, 아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엄마들의 바람 을 타고 몇 년 전부터 고무 바닥재가 등장했다. 깔끔하고 산뜻한데다 충격완충효과도 있어 아이들의 안전 걱정을 더나 했는데 역시 위해성 논란에선 자유롭지 않다. 놀이터 바닥재와 관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환경부의 환경보건정책과 이정호 주무관은 “09년 3월 환경보건법의 시행에 따라 놀이터 등 주요 어린이 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놀이시설의 오염여부를 진단, 맞춤식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동네 놀이터 환경안전진단개선사업’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철저한 모래소독이나 친환경 인증(환경마크, GR마크)을 획득한 고무 바닥재의 사용, 어린이의 안전과 다양한 놀이를 위한 모래와 고무 바닥재의 혼합구조 형태 등 놀이터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적인 분위기와 지역민들의 요구에 맞춰 공공놀이터에 관한 관리도 이제 막 발걸음을 뗐다. 신도시 화성시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모래 바닥재 비율이 높은 수원시는 각 구청별로 2~3년 전부터 1년에 1~2차례 모래클리닝사업(살균소독, 항균제도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무 바닥재 역시 ‘안전마크를 획득한 탄성 포장재로 시공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영통구청 건설과 녹지팀 용창석 주사의 설명이다.
아이들을 고려한 설계, 지속적인 관리 중요해
요즘 공공놀이터는 ‘어린이공원’으로 불리며 조합놀이대, 체력단련시설, 쉼터와 연식파고라 등을 갖춘 3대가 함께 하는 가족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재탄생하거나 새롭게 조성된 어린이공원은 수원시에 159개소(영통구40, 권선구52, 팔달구29, 장안구38), 화성시에 76개소가 있다. 수원시청 환경국 공원과 나진화 씨에 의하면 ‘수원도시공원계획에 따라 1년에 2개소씩 어린이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영통구 어린이공원 실태조사사업 ‘엄마가 간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수원여성회의 강영신 영통지부장은 “시설은 잘 되어 있는 반면 정작 어린이공원엔 아이들이 없더라”면서 놀이기구의 단순화, 접근성의 문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엄마가 간다’에 참여했던 주부 안 모씨 역시 “주변 여건이나 지역적인 특성에 맞게 조성해 좀 더 많은 아이들과 지역민들이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조사의 변’을 전하기도 했다. 정작 놀이터의 주인인 ‘아이들’은 충분히 고려되었는지, 설계나 조성, 관리 차원에서 어른들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친환경 안심 놀이터’는 친환경성·안전성·기능성·정서교육적인 측면 등을 고려, 각계 전문가들의 실사를 통해 지자체와 공동주택 부문으로 나뉘어 선정됐다. 다양한 놀이터의 모델이 제시되고 친환경 안심 놀이터의 조건을 찾아간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시작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속적인 관리의 문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찾아와도 부끄럽지 않은 놀이터가 돼야 한다. 다행히 방문했던 두 곳의 ‘친환경 안심 놀이터’는 타 단지나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러 오고 있었다.
외관상 깔끔하고 정돈된 것이 곧 ‘좋은’ 놀이터일 수는 없다. 언제 어디서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맘껏 뛰어놀 권리를 허하는 곳, 아이들의 권리가 제대로 펼쳐지는 곳이 ‘좋은’ 놀이터가 아닐까. 그에 대한 해답은 어른들의 몫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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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음이 해맑은 이곳, ‘친환경 안심 놀이터’를 말하다
주 출입구의 문주부터 범상치 않은 화성동탄택지지구의 ‘우미린제일풍경채아파트’. 커다란 느티나무를 둘러싼 아기자기한 놀이터가 눈에 띈다. 마치 동화 ‘잭과 콩나무’에서처럼 느티나무를 에워싼 미끄럼틀 계단을 오르면 하늘과 맞닿을 것만 같다. 미끄럼틀에 오르던 아이들이 가만 멈춰 서서 코앞의 느티나무 무늬를 살핀다. 쪼르륵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 모래바닥에 안착, 얕게 파인 원형의 모래놀이장은 또 다른 세상이다. 주용덕 센터장의 말을 빌자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란다. “자연과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아이들의 정서·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한 놀이기구의 설계, 친환경 소재의 사용이 수상비결”이라고 김종태 입주자대표회장이 설명했다. 그렇게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수원 ‘영통건영1차아파트’의 놀이터는 얼마 전 새 옷을 갈아입었다. 푹푹 빠지는 고운 모래가 햇살을 받아 따뜻했다. ‘바닥재를 두고 무엇으로 할까 고민이 많았다’는 이수한 입주자대표회장은 “아이들의 정서를 고려해 모래를 유지하되 주기적인 모래소독으로 건강과 안전 문제에 만전을 기하자는 쪽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1년에 2차례 고온살균 모래소독을 하고 아침마다 놀이터 순찰을 돌면서 시설관리 보수를 하는 등 바람직한 관리가 환경부의 ‘친환경 안심 놀이터’선정 배경이라고. 장태선 관리소장이 꼼꼼하게 정리된 놀이터 점검 일지를 보여준다. 때마침 어린이집 아이들이 놀이터로 뛰어나왔다. 모래바닥 위에서 쥐락펴락 모래를 가지고 노는데 아무 걱정 없던 우리 어릴 적 모습이 떠올랐다.
지자체별로 친환경 고무바닥재 사용, 모래클리닝사업 펼쳐
‘아이들은 적당히 흙도 묻히고 뒹굴기도 하면서 커야 한다’는 어르신들의 얘기는 이제 옛 말이 됐다. 중금속과 기생충 논란, 아이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고 싶은 엄마들의 바람 을 타고 몇 년 전부터 고무 바닥재가 등장했다. 깔끔하고 산뜻한데다 충격완충효과도 있어 아이들의 안전 걱정을 더나 했는데 역시 위해성 논란에선 자유롭지 않다. 놀이터 바닥재와 관리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환경부의 환경보건정책과 이정호 주무관은 “09년 3월 환경보건법의 시행에 따라 놀이터 등 주요 어린이 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놀이시설의 오염여부를 진단, 맞춤식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동네 놀이터 환경안전진단개선사업’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철저한 모래소독이나 친환경 인증(환경마크, GR마크)을 획득한 고무 바닥재의 사용, 어린이의 안전과 다양한 놀이를 위한 모래와 고무 바닥재의 혼합구조 형태 등 놀이터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회적인 분위기와 지역민들의 요구에 맞춰 공공놀이터에 관한 관리도 이제 막 발걸음을 뗐다. 신도시 화성시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모래 바닥재 비율이 높은 수원시는 각 구청별로 2~3년 전부터 1년에 1~2차례 모래클리닝사업(살균소독, 항균제도포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고무 바닥재 역시 ‘안전마크를 획득한 탄성 포장재로 시공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는 게 영통구청 건설과 녹지팀 용창석 주사의 설명이다.
아이들을 고려한 설계, 지속적인 관리 중요해
요즘 공공놀이터는 ‘어린이공원’으로 불리며 조합놀이대, 체력단련시설, 쉼터와 연식파고라 등을 갖춘 3대가 함께 하는 가족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재탄생하거나 새롭게 조성된 어린이공원은 수원시에 159개소(영통구40, 권선구52, 팔달구29, 장안구38), 화성시에 76개소가 있다. 수원시청 환경국 공원과 나진화 씨에 의하면 ‘수원도시공원계획에 따라 1년에 2개소씩 어린이공원을 조성할 계획’으로 어린이들의 놀이공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영통구 어린이공원 실태조사사업 ‘엄마가 간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수원여성회의 강영신 영통지부장은 “시설은 잘 되어 있는 반면 정작 어린이공원엔 아이들이 없더라”면서 놀이기구의 단순화, 접근성의 문제를 그 이유로 꼽았다. ‘엄마가 간다’에 참여했던 주부 안 모씨 역시 “주변 여건이나 지역적인 특성에 맞게 조성해 좀 더 많은 아이들과 지역민들이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조사의 변’을 전하기도 했다. 정작 놀이터의 주인인 ‘아이들’은 충분히 고려되었는지, 설계나 조성, 관리 차원에서 어른들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친환경 안심 놀이터’는 친환경성·안전성·기능성·정서교육적인 측면 등을 고려, 각계 전문가들의 실사를 통해 지자체와 공동주택 부문으로 나뉘어 선정됐다. 다양한 놀이터의 모델이 제시되고 친환경 안심 놀이터의 조건을 찾아간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시작이지만 가장 중요한 건 지속적인 관리의 문제다. 언제 어디서 누가 찾아와도 부끄럽지 않은 놀이터가 돼야 한다. 다행히 방문했던 두 곳의 ‘친환경 안심 놀이터’는 타 단지나 지역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러 오고 있었다.
외관상 깔끔하고 정돈된 것이 곧 ‘좋은’ 놀이터일 수는 없다. 언제 어디서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맘껏 뛰어놀 권리를 허하는 곳, 아이들의 권리가 제대로 펼쳐지는 곳이 ‘좋은’ 놀이터가 아닐까. 그에 대한 해답은 어른들의 몫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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