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이기는 건강관리

여름철에는 보약을 먹으면 안 된다?

지역내일 2009-07-15 (수정 2009-07-15 오전 10:44:31)
흔히 여름에 보약을 먹으면 약의 기운이 땀과 함께 빠져 나간다고 생각해 여름철에는 보약을 먹길 꺼리는 경향이 있다.
보약의 복용시기가 특별히 정해지진 않았지만 여름이라고 해서 미리 약효가 없을까 봐 보약을 피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여름철이면 더위에 지쳐 피로가 쉽게 오고 식욕이 떨어지며 의욕마저 상실된다. 우리가 여름철에 삼계탕, 장어 등의 보양식을 먹는 것은 그만큼 여름이면 체력 소모가 커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여름보약은 떨어진 기를 돋우는 보기제

한약의 치료 원칙 중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은 인체 에너지의 균형을 유지 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계절에 따라 처방의 배합은 동일한 질병이라도 분명히 다르다.
거림한의원 정문 원장은 “보약은 오히려 여름에 복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며 “땀은 분비물을 배출하는 것이고 보약은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리는 것을 예방하고 더 나아가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에 체력을 보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만약 보약의 약효가 여름철 땀으로 다 빠져나간다면 여름철에도 삼계탕을 비롯한 각종 보양식을 먹을 필요가 없다. 어차피 먹어도 땀으로 다 빠져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보양식을 먹는 이유는 더 많은 체력이 빠져나가서 힘들어지기 전에 미리 보충하자는 의도에서이다.
여름철 보약으로 기(氣)를 보하는데는 생맥산(生脈散) 청서익기탕(淸署益氣湯) 삼귀익원탕(蔘歸益元湯)등의 보기제가 처방된다.
정 원장은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삼(인삼의 잔뿌리)을 적당량 달여 음용수로 복용하면 원기회복에도 좋고 혈액순환에도 도움된다”고 조언한다.
미삼은 인삼이 안 맞는 열 있는 사람이나 어린이 등 누구나 복용할 수 있어 물 대용으로 손쉽게 달여 먹으면 된다. 그리고 인삼을 먹고자 한다면 건삼보다는 수삼이 좋다.
오히려 여름에 체력이 떨어질수록 보약을 복용한다면 여름도 건강하게 나고 떨어진 체력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다.

주하병, 열사병, 냉방병 등 예방이 중요

여름은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쉬운 때다. 특히 더위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주하병(注夏病)에 걸리기 십상이다. 더운 날씨에 노출되어 오래 작업을 하거나 활동을 하면 몸이 적응하지 못해 생기는 질병으로 흔히 ‘여름탄다’고 말한다. 더운 기운이 과다하게 체내에 파고들면 병이 생기는데 몸 안의 더운 기운을 떨어뜨리고 동시에 떨어진 기운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증상으로는 돌을 머리에 인 듯이 머리가 무겁고 아프면서 어지럽기까지 하다. 게다가 속이 메스껍고 호흡이 가빠지는 것은 물론 손발이 화끈거리기까지 한다. 이 증상이 심해지면 전신이 무기력해지면서 다리 힘이 탁 풀리는 등 쉽게 피로감에 빠져든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 이러한 증상 때문에 모든 일에 의욕이 없어지는 등 만사가 귀찮아진다.
주하병에 시달리면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큰 문제다.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냉면이나 국수 등으로 매끼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영양불균형에 빠져 건강하지 못한 여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하병으로 생긴 피곤과 무기력은 찬 음식 대신 따뜻한 기운의 음식으로 이겨내는 게 좋다.
주위 온도가 체온보다 높을 때 생길 수 있는 열사병도 여름 질병 중 하나다. 전체적으로 열이 나지만 손발은 차고 식은땀이 흐르면서 두통,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한다. 예기치 않게 생겨나는 복통과 설사도 차가운 음식을 많이 찾게 되는 여름에 흔히 생겨나는 질병이다.
냉방병도 빼놓을 수 없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에어컨으로 실내온도를 낮추게 된다. 이처럼 덥다고 실내온도를 지나치게 낮추면 냉방병에 걸리기 쉽상. 두통과 오한이 들며 온몸이 무겁고 아픈 것이 그 증상이다. 실내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요 치료법이다.
“주하병, 열사병, 냉방병 등 여름 질병을 피하려면 질병을 몰고 오는 원인을 미리 알고 피해 가는 방법뿐이다. 너무 더운 곳 혹은 습하고 냉기가 도는 곳에서 장시간 일하고 생활하는 것을 피하는 동시에 배를 항상 따뜻하게 할”것을 정 원장은 권한다.

김영희 리포터 l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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