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바다가 더욱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강원도의 힘="">이라는 영화가 있었지요? 정말 이 맘 때면 누구나 하나쯤 간직하고 있을 법 한 강원도에서의 ‘추억의 힘’에 이끌리게 됩니다. 하얀 파도가 연신 부서지고 오징어가 줄줄이 널려있던 속초는 특히 잊을 수 없지요. 바쁜 탓에 속초까지는 못 가고, 우리 지역에서 속초의 맛을 볼 수 있다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고양시 일산동구 설문동에 위치해 있고, 상호는 ‘속초해물찜’입니다.
10여 가지 해물이 들어간 ‘동태+해물찜’
파주 봉일천 가는 길목인 설문동에는 길 옆으로 맛집들이 줄지어 있다. 한적한 외곽길을 드라이브 하는 기분으로 달리려고 했는데, 점심시간이라 차량들로 북적였다. 커다란 간판 덕분에 쉽게 찾은 ‘속초해물찜’은 주차장도 넓고 전면유리로 된 식당 내부도 넓어 시원하고 여유로운 느낌이다. 높고 하얀 요리사 모자를 쓴 주방장이 조리하는 모습을 다 볼 수 있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먼저 요거트소스가 곁들여진 야채샐러드와 숭어회쑥갓무침, 골뱅이, 숙주나물, 호박나물, 김치가 상에 차려졌다. 숭어회쑥갓무침은 숭어회와 쑥갓을 들깨가루와 함께 매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것이었다. 두툼한 숭어살이 씹히는 느낌과 고소한 들깨, 쌉싸래한 쑥갓이 어우러져 아주 훌륭했다. 금방 삶아내서 껍질이 따뜻한 골뱅이를 먹는 맛도 재미있었다. 강원도에서 직접 가져오는 골뱅이라고 한다.
주메뉴인 ‘동태+해물찜’이 나왔는데, 우선 그 양이 푸짐해서 놀랐다. 동태머리와 꼬리가 양념된 해물찜을 가운데 두고 보기 좋게 꾸며져 있었다. 속초의 명물 오징어가 통째로 올려 있고, 동태, 낙지, 아구, 왕새우, 홍합, 백합조개, 참소라, 미더덕 등 10여 가지 해물이 들어가 있다. 통통한 콩나물과 미나리, 조랭이떡도 해물들과 함께 잘 버무려져 있다.
해물찜에 사용된 재료만으로도 정직하고 고집스러운 철학으로 식당을 운영한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다. 우선 해물의 신선도가 좋았고, 대충 구색만 맞춘 해물찜이 아니라 원가가 비싼 식재료를 정성껏 사용했다. 콩나물만 잔뜩 잇고 실제 주인공인 해물은 찾기 힘든 해물찜이 흔하지 않은가. 그에 비해 속초해물찜은 이름에 걸맞게 해물의 종류와 양이 월등했다.
해물찜의 양념맛 또한 적당히 매우면서도 해물들 각각의 고유한 맛을 다 살려내는 수준 높은 솜씨였다.
일식조리 15년의 속초요리 전문가
해물찜으로 배가 많이 불러올 즈음, 맑은 대구탕을 한 냄비 내와서 가스불을 붙인다.
‘어? 이건 주문 안 했는데~’라고 생각했는데, ‘동태+해물찜’ 메뉴에 포함된 것이라고 한다. 배추와 파, 쑥갓, 고추, 미나리 등으로 맑게 국물을 낸 대구탕은 바다맛이 진하게 났다. 국물의 시원함에 저절로 ‘캬~’ 소리가 나오면서 막히지도 않은 속까지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공기밥을 주문해서 대구탕 국물에 말아먹으며 행복했다. 해물찜을 만들 때 우려낸 갖가지 해물의 육수를 이용해서 국물맛을 낸다고 한다.
성인 3명이 먹으면 넉넉할 정도의 양에 다양한 맛을 선사하는 ‘동태+해물찜’의 가격은 놀랍게도 1만9000원이다. 좋은 식재료만 사용한 해물찜을 이렇게 저렴하게 먹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 만족도가 더 높아졌다.
“가격 부담 없이 드실 수 있도록 커플메뉴로 준비했어요. 매일 아침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좋은 해물을 생물로 제가 직접 가져옵니다.” 속초해물찜의 엄성용 대표의 말이다.
알고 보니 엄 대표는 대화동에서 ‘속초물곰치’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고, 물곰치 단일메뉴로 고객들에게 맛과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분이었다. 일식조리사 경력 15년에 식당운영 8년 차라고 한다. 설문동에서는 새롭게 해물찜과 해물탕 메뉴로 고객을 만나려고 한단다.
많은 인원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해물찜과 해물탕은 대(5만8000원)·중(4만7000원)·소(3만2000원) 등 다양하게 고를 수 있다. 해물을 먹고 난 후 볶음밥을 주문해 먹으면 금상첨화!
점심특선으로는 ‘알+대구탕’이 7000원이다. 술안주나 아이들 메뉴로 인기있는 광어, 산낙지, 멍게도 각 1만원씩이다. 광어는 반마리가 나간다. 그 외에도 문어 등 물 좋은 해물을 그날 그 날 좋은 안주로 선보이기도 한다.
문의 031-976-6611
정경화 리포터 71khj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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