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17

‘전혜빈 요가 아쉬람’ 전혜빈 원장

엄마의 삶이 긍정적이면 가족도 행복해져요

지역내일 2009-07-03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아름다운 몸매를 앞세워 요가 전도사로 활동한 덕분인지 요즘은 어딜 가도 요가 열풍이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요가 열풍 속에 요가 본연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는 사실이다.
요가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몸을 수행하는 것으로, 요가의 가장 큰 의미는 정신수련에 있다. 그러나 우리 현실에는 다이어트와 아름다운 몸매, 운동을 위한 요가만 남은 듯 해 아쉬움이 크다. 전세계적으로 요가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는 사회가 빠르고 가파르게 돌아갈수록 사람들이 마음 쉴 곳을 간절히 찾기 때문이다. 다행이 우리 곁에는 요가 본연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 사람이 있으니, 그가 바로 ‘전혜빈 요가 아쉬람’의 전혜빈 원장이다.

요가는 내 운명
기운이 없고, 이곳저곳 안 아픈 곳이 없었다. 우울증에 늘 몸과 마음이 다운된 상태였다.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고 싶은 것이 없었다. 가까운 친척이 요가를 권했을 때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요가에 몰입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됐고, 자신이 지금껏 요가를 만나기 위해 살아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요가는 운명처럼 전혜빈 원장에게 다가왔다. 요가를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지나자 무거워 질질 끌고 다녔던 몸이 가벼워졌다. 그의 스승은 몸으로 하는 요가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가에 빠져들면서 요가의 철학과 이론을 공부하게 됐고, 그러면서 진정한 요가의 매력을 깨닫게 됐다. 전혜빈 원장은 결국 인도까지 날아가 요가 이론과 실기를 다시 공부하며 요가 전문 강사로 트레이닝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요가명상학과에서 요가학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관련 대학원에 진학 중이다.

요가는 비우는 것
그런데 요가를 공부할수록 아이러니한 상황에 부딪혔다. 지식이 쌓이는 것이라면 요가는 이를 버리는 것이다. 버리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 요가였던 것이다. 전혜빈 원장은 “지식은 축적하는 것이지만 지혜는 내 안의 것을 버리고 내려놓는 것”이라며 “마음속에 있는 것을 내려놓고 비워야만 편안해지는 것이 요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한다. 그는 다시 인도를 찾아가 순수영성대학원에서 비우는 공부를 했다. 자신을 자꾸 비우고 비우다 보니 내면 깊이 들어갈 수 있었고, 자기 본연의 순수한 본성을 찾게 됐다. 즉, 요가의 철학과 의미를 깨우치게 된 것이다.
“육체는 마음의 한 부분으로 요가 동작은 요가 수행 과정을 위한 첫걸음일 뿐입니다. 동작과 호흡, 명상이 모두 다 결합돼야 진정한 의미의 요가 수행이지요. 요가의 동작과 호흡은 정신수련, 명상을 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랍니다.”
전혜빈 원장은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호흡은 몸과 마음을 이어주는 것으로 우리 몸에 기를 불어 넣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흔히 ‘기분이 좋다’나 ‘기운이 없다’ 등의 말을 하는데 이는 호흡과 연관된 말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얕은 호흡을 하는데 호흡을 잘하면 기가 많이 들어오고 이는 우리 몸에 생명력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한다. 전혜빈 원장은 요가를 배우기 위해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명성까지 가능하도록 이끌고 있다.
생각은 에너지다
‘생각이 에너지다’. 한 대기업의 광고 타이틀은 요가의 철학이라고 한다. 요가에서 삶은 생각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전혜빈 원장은 “생각은 에너지로, 어느 순간 생각하는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게 된다”며 “그래서 생각이 중요한 것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 그 생각대로의 삶이 펼쳐진다”고 설명한다.
“엄마의 삶이 긍정적이면 남편과 아이들, 주변 가족들이 행복해집니다. 아이들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되지요. 흔히 많은 주부들이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야단치고, 화를 내는데 이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화’가 그대로 나오는 것이랍니다. 저 역시 요가를 하게 되면서 내 스스로가 고요하고 평화로워졌고, 아이와 가족, 주변 사람들이 변화하는 것을 체험해 본 당사자랍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엄마의 행복이지요.”
행복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한다.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선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주부 우울증으로 인해 안타까운 소식이 넘쳐나는 요즘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울한 엄마들이 너무 많다. 엄마들끼리 함께 모여 먹고 마시고 수다를 떨지만 내면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달래지 못하는 주부들이 여전하다. 전혜빈 원장 또한 한동안 우울증으로 경험했다고 한다.
“우울증은 ‘나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라는 신호랍니다. 이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합니다. 그간의 일상을 돌아보며 내 중심을 잡고 스스로 변화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은 움직이는 것이에요. 움직이지 않는 한 고칠 수 없는 것이 우울증입니다. 걷기나 요가 등 먼저 몸을 움직여 가라앉은 기운을 끌어 올려야 해요. 그리고 명상을 하다보면 내 안에 있는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지금은 영성시대
나이가 들어가면서 깨달은 것은 몸을 관리하기보다 마음을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이다. 매일 펼쳐지는 일상을 돌아보면 결국은 내 마음관리가 어려워 벌어지는 일들이 대부분이다. 어쩌면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 또한 마음관리에 달려 있는지 모르겠다. 인간의 소통이 사라져버린 극단적인 경쟁 사회에서 사람들은 피폐해진 육체와 정신을 치유하고자 명상이나 정신 수련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전혜빈 원장을 만나보니, 인도에서 시작된 요가가 왜 전세계적으로 확산 됐는지, 그리고 요가 열풍으로 이어졌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그는 365일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주중엔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요가를 가르치고 주말엔 대학원에 나가 수업을 받는다. 쉬지 않아도 몸과 마음이 늘 한결같을 수 있는 것은 마음관리 덕분이란다.
“21세기는 영성의 시대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지 않고, 명상하지 않으면 뒤쳐지게 될 것입니다. 주부들도 마찬가지랍니다. 내 마음을 다스려 평화를 찾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에 가장 유익하답니다. 남편을 위해 아이를 위해, 미뤄 왔다면 지금 당장 나를 위해 움직이세요. 삶은 Here and Now랍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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