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배재고등학교(교장 김현수, 교감 김용복·오명환)는 우리나라 신교육의 발상지다. 학교 곳곳에 소개되고 있는 배재 역사의 발자취가 125년 역사를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다. 복도에 걸려있는 커다란 게시판에서 선교사 헨리 게르하트 아펜젤러(H.G.Appenzeller)의 업적과 배재학당이 걸어온 길을 볼 수 있다. 학교 정문 옆에는 아펜젤러 서거 100주년 기념 예배당이 눈에 띈다. 하지만 배재고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비단 과거의 모습뿐만이 아니다. 과거의 역사과 함께 배재에는 최신식 시설을 갖춘 교육환경,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앞으로 정진하는 학생들의 미래가 함께 공존한다.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곳. 배재고등학교를 찾았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다
배재고의 전신인 배재학당은 1885년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교육기관이다. 1886년에는 고종황제가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라는 뜻으로 ‘배재학당(培材學堂’이란 이름을 하사했다.
배재고등학교 김현수 교장은 “배재학당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전인교육을 실천했던 공간이자 수많은 근대지식인을 배출한 신교육의 요람”이라며 “오늘까지 그 정신이 이어져 학습은 물론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모든 자질을 조화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인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고는 다른 학교에서는 찾을 수 없는 다양한 역사의 발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정동에 위치한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근대교육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장품들과 함께 상설전시장, 기획전시장, 체험교실, 세미나실을 갖추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고덕동 배재고등학교 내에 있는 자연사박물관과 아펜젤러기념예배당도 배재고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배재고등학교를 거쳐 간 선배들 또한 배재고의 자랑이다. 민족지도자에서부터 정치·경제·언론계는 물론 운동·연예계까지 명성을 얻은 선배들이 셀 수 없이 많다.
김범규(3년) 군은 “근현대사를 배울 때 아펜젤러와 배재학당 이야기가 나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수업에 빠져들게 된다”며 “나도 모르게 애교심이 샘솟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유명한 선배님들을 보며 배우게 되는 것도 많고 선배들이 학교를 방문해 강의해주시는 인생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느끼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새 역사 쓰기에 도전하다
화려한 역사를 가진 배재고가 학생들의 학업신장을 위한 시설의 현대화에 힘을 쏟고 있다.
김현수 교장은 “학교 전체 시설의 현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정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학습 환경은 물론 학생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방과후 학습프로그램을 운영, 최고 학습환경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최신식 냉난방시설을 갖췄으며, 90명 정원의 도서관을 3곳이나 마련해 밤 12시까지 학생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또한 교사가 자신의 수업을 직접 촬영하여 수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컨설팅룸도 마련, 수업의 질 개선에 큰 몫을 하고 있다.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는 방과후학습도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김찬호(3년) 군은 “교실마다 에어컨이 있어 여름에도 더위와 상관없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다”며 “또 특별실이나 3학년 전용도서관, 방과후학습이 잘 되어 있어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고 자랑했다.
또한 배재고는 자율고등학교로 전환하려 노력하고 있다.
배재만의 다양한 활동들
배재고만의 다양한 특별활동 또한 주목할 만하다. 역사와 함께 하는 다양한 동아리와 특별한 봉사활동이 있다. 또한 이 학교 학생들이 고교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배재고와 양정고의 럭비 맞대결도 있다.
배재고등학교 동아리 활동은 기독학생반·페마반·기독영상반 등의 종교동아리, 전국최초를 자랑하는 관악부 등을 중심으로 20여개가 활성화되어있다.
봉사활동 또한 남다르다. 1학년은 학교 가까이에 있는 장애복지시설인 우성원을 자주 방문한다. 2학년은 농촌으로 봉사활동 겸 선교활동을 떠난다. 농촌에서 힘든 농사일도 돕고, 교회와 연계하여 선교활동도 벌이는 것이다.
고홍민(3년) 군은 “예배나 종교 활동, 특별활동이 많은 것은 우리학교 특성 중 하나”라며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몰랐던 기독교문화를 알게 되고, 종교가 없는 저에게 기독교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참 좋다”고 말했다.
배재고등학교에는 축구부, 럭비부, 야구부, 농구부가 있다. 이들이 갖는 매 시합이 모두 배재인의 관심거리지만, 이중 1년에 한 번 갖는 양정고 럭비부와의 경기 ‘배양전’은 배재인들에게 축제와도 같은 시합이다. 올해는 6월20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배양전이 열릴 계획이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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