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과 함께 성장하는 교하도서관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공간으로

지역내일 2009-05-22
과거에 비하면 도서관이 참 많아져 도서관을 찾는 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많아진 것을 양적인 성장으로 본다면 이제는 다른 도서관에 비해 깊이 있는 서비스로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도서관들도 눈에 띈다. 오늘 봄바람을 맞으며 교하도서관을 찾은 연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정식 개관한 교하도서관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위탁운영하고 있다.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공간을 꿈꾸는 교하도서관을 소개한다.

칸막이 책상을 없애고 열린 공간으로
도서관에서 공부만 했다는 말은 세대 차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말이라고 한다. 요즘 도서관은 공부를 위한 열람실을 없애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하도서관 역시 높은 칸막이로 가려진 책상은 없고, 책과 사람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만 있을 뿐이다. 과거 도서관 건물의 삼분의 일 이상을 차지했던 공부를 위한 열람실을 없애니 공간이 풍족해졌다.
책을 읽을 수 있는 600여석의 좌석과 20만권을 소장할 수 있는 서고, 북카페와 문헌정보실, 어린이 자료실과 멀티미디어실, 각종 강좌와 모임, 독서 토론 등을 할 수 있는 문화강의실, 영화감상이 가능한 소극장과 미술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다. 과거 공간 부족의 문제로 대부분 지하에 위치했던 식당과 매점 또한 3층에 자리해 한결 산뜻한 모습이다.
외벽이 유리로 돼 있는 것은 물론 내부 또한 유리로 돼 있어 풍부한 자연채광이 도서관 가득하다. 이처럼 도서관의 쾌적한 환경은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책향기마을 14단지에 사는 이은숙(34)씨는 “어린이도서관이 아니라면 대부분 도서관이 어린이를 위한 공간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데 교하도서관은 어린이자료실 공간이 넉넉해 마음에 든다”며 “어린이 자료실 1층과 2층을 연결한 회전 계단은 참 독특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문사서로부터 독서상담 서비스 받으세요
교하도서관의 경쟁력은 하드웨어뿐만이 아니다. 교하도서관에는 15명의 2급 정사서가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4년제 대학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전문사서들로 각 분야별 도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전문 사서들이 하는 역할 중 중요한 업무는 바로 독서상담 서비스다. 시민들의 지식과 정보 활용에 더 많은 도움을 주고자 해당분야 도서를 추천해주고 상담해주는 역할을 한다. 책을 읽고, 빌리는 기능만으로 도서관을 활용하는 이용자들에겐 아직 익숙치 않은 서비스라 도서관에서는 이용자교육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독서상담 서비스의 활용을 권장하고 있다.

문화의 향기가 넘치는 도서관
교하도서관에서는 다양한 문화교양 프로그램을 마련, 열린 도서관의 역할에도 충실하고 있다.
2009년 한해 동안 ‘다스리기’란 주제로 문화강좌를 진행하는데 5월엔 자녀 다스리기란 주제로 강좌가 진행 중이며 6월엔 부부관계 다스리기가 주제. 매달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을 갖고 있는데 5월엔 까막눈 삼디기의 저자인 원유순씨와의 만남을 진행한다.
청소년들을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직업을 탐색할 수 있는 진로기행을 운영한다. 오는 23일 토요일에는 대한항공 운항승무원인 김성진씨를 초청, 파일럿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교하도서관에서는 조만간 클래식과 명화감상 등에 대해 심도있게 배워볼 수 있는 문화예술 아카데미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컴퓨터 강좌도 개설할 예정이다. 교하도서관 내에는 파주미협에서 운영하는 갤러리인 교하아트센터가 운영 중이다.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해 수준 높은 전시를 기획하고 있으며, 현재는 5월 어린이날을 기념해 이병희 작가의 ‘2009 이병희-어린이를 위한 조각전’이 진행되고 있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미니인터뷰] - 장지숙 교하도서관 관장

교하도서관은 문헌정보학 박사 출신인 장지숙 관장이 초대관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공무원 조직과는 조금 다른 민간위탁 방식이기에 장 관장은 직원들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장 관장은 “교하도서관의 모든 사서들에게 스스로가 도서관의 경쟁력이 될 것을 강조한다”며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에 발 빠르게 대체해 갈 수 있도록 전문지식을 갖추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장 관장도 예외는 아니다. 본인 또한 어린이 책과 독서 교육이 전공이기에 주민들을 위한 강의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는 “공공 도서관에서 독서교육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평생 책 읽기를 좋아하는 독자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도서관은 책과 함께 삶의 질을 높여주는 행복하고 편안한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관장은 ‘책 읽는 엄마, 행복한 우리 아이’라는 제목으로 4주에 걸쳐 올바른 독서 지도 방법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도서관 이용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건의 사항 등을 직접 수렴하기 위해 관장과의 만남의 시간을 마련해 주민들과 소통해 가고 있다. 장 관장은 “지역주민과 함께 진화하는 도서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이 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도서관이 활용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양지연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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