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과 흥미 ②

지역내일 2009-05-20

중학교 1학년 P군은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말을 부모님께 꺼냈다가 “남자가 무슨 배우냐?”“공부하기 싫으니까 엉뚱한 생각만 한다”라는 핀잔과 야단만 들었다.
고등학교 1학년 K양의 어머니는“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춤을 배우겠다는 아이를 못하게 막고 공부하라고 했는데...... 중학교 내내 공부랑 담을 쌓고, 부모랑 원수지간처럼 매일 싸우다시피 생활하고, 차라리 그 때 춤을 하게 했으면...”후회를 한다.
우리 주변에서 자녀들의 진로에 대해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경이다. 적성의 중요성, 이를 계발해야 할 필요성도 잘 알고 관심을 많이 갖는 반면 적성/흥미가 발달하는 과정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어 의외로 부모-자녀간에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위의 경우처럼 ‘~되고 싶다’‘~하고 싶다’라는 바램이 구체적인 직업과 연결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하기도 한다. 대체로 초등 저학년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소망 충족적 단계로 보기 좋거나, 부러움의 대상이 바로 장래희망이 된다. 장난감을 좋아하는 경우는 완구점주인, 게임을 실컷 하고 싶은 경우는 PC방주인, 축구를 좋아하는 경우는 (체력 조건과 상관없이) 축구선수, 먹을 것을 좋아하는 경우는 슈퍼주인 등.... 그 반면 중.고생은 점점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며, 다양하게 탐색한다. 하고 싶더라도 능력이 부족하면 다른 대안을 찾는다. P군이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직업적 배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뮤지컬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살피고 그에 대한 여부를 스스로 결정한다.
진로발달의 단계에서 초등시기는 다양한 흥미에 대한 탐색, 중?고등시기는 구체적인 흥미를 바탕으로 점차 적성이 발달한다. 따라서 적성은 다양한 것을 접하면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기 때문에 적성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경험이다. 적성이 뚜렷하지 않거나, 부모의 기대와 다르더라도 우선 흥미를 느끼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진로에 대한 마찰은 결과에 대한 선입견으로 미리 차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진로는 적성/흥미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 성격, 능력이 고려되는 다차원적 접근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직업으로 확대하는 것은 또 다른 마찰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백미숙(백미숙학습상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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