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박물관을 찾아서 1.대학박물관
대학박물관, 캠퍼스에서 누리는 특별한 행복
경기도 내 13개 대학박물관 운영, 문화강좌, 체험학습 등 지역민과의 소통에 힘써
지역내일
2009-05-06
짧아야 20년, 길면 30년 이상 대학의 성장과 함께 했으니 전통으로 말하면 대학박물관을 따를 자가 없다. 대학별 특성을 살린 전문화된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인. 물론 학사일정과 맞추다 보니 평일 관람만 가능하다는 아쉬운 점도 있지만 무료라서 즐겁고 알찬 교육정보가 있어서 행복한 대학박물관을 놓칠 수는 없다. 모처럼 평일 하루를 빼서 나들이를 마음먹었다면 캠퍼스 이곳저곳을 누리는 즐거움 외에 주변에 가볼만한 곳까지 꼼꼼히 챙겨보자.
대학박물관투어1. 아주대박물관 찍고 아주대병원 전시까지
▷도구란 도구는 다 모여~
농익은 봄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캠퍼스. 운동장이 보이는 언덕에 앉아 한가로운 점심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꽃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아주대 율곡관. 5층 전시장에는 건축과 농사, 가정 내에서 사용했던 도구들이 가득하다. ‘도구와 기술.’ “아주공대에서 출발한 만큼 기술과 관련된 도구 위주의 전시로 꾸며졌다”는 오상탁 학예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나무에 상어피를 입혀 만들었다는 강판, 반지와 짚신제작도구, 특히 글을 읽은 횟수를 세는 기구인 서산(書算, 서수라고도 함)이 인상적이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썼던 선조의 섬세함이 엿보이는 대목. 가마니도장, 홍두깨, 쥐덫 등 추억의 물건도 보인다. 한 벽면을 메운 평택 패총 유적(1996년 발굴)의 단면과 보령 관창리 유적에서 발굴한 옹관(독무덤)은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만들었다. 발굴 당시의 사진과 과정을 담은 패널이 친절한 설명을 대신한다. 문화체험행사와 교양문화강좌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교양문화강좌는 일반인 대상으로 이뤄진다. 5월 하순이나 6월초에 계획되어 있고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크지는 않지만 잘 정돈된 아기자기한 전시장을 둘러봤다면 더 나아가 농기구와 농생활품들을 조합해 만든 오브제 작품을 만나보자. 서울자수박물관장이기도 한 허동화 선생의 기증 작품들은 아주대병원에 전시, 삭막한 병원에 작은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대학박물관투어2. 경희대혜정박물관→경희천문대→한국민속촌
▷서양고지도 속에 담긴 우리나라의 모습을 한눈에
최초이자 최대 규모라는 고지도 전문박물관은 정문에서 한참 걸어 도착한 대학본부 안에 숨어있었다. 서양고지도 속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모습과 명칭에 대한 변화과정이 1~3전시실에 주제별로 전시되어 있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1299년)이 우리나라를 서양에 알리게 한 시발점이었다는 것부터 18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코리아해와 일본해로 공동 표기되던 동해가 19세기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해로 단독 표기되기 시작했다는 사실까지. 어린이전시실에는 지도로 따라가는 비단길, 하늘길 탐험이 화려한 색채로 꾸며졌다.
“사실 지도가 어렵다 보니 보는 층이 한정되어 있는 게 사실”이라는 김현경 씨는 “보다 지도에 쉽게 접근해보자는 의미에서 어린이전시실이 만들어졌다”고 탄생배경을 설명했다. 학기 중에는 매달 넷째 주 토요일마다 오전에는 초등학생 대상의 ‘천문도로 보는 하늘길 탐험’, 오후에는 가족 프로그램인 ‘보물찾기 대탐험’이 진행되고 있다. 자녀가 수업을 받는 동안에는 학부모에게 박물관 전시안내도 해준다.
강추 코스로 경희대 안에 있는 경희천문대를 들러볼 것을 권한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신비의 역사까지 즐기니 시야가 글로벌화 되어가는 기분이랄까. 전통민속관, 세계민속관 등이 들어서 있는 가까운 한국민속촌도 볼거리가 가득. 내친 김에 원천동에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박물관의 문도 두드려보자. 우리나라 지도의 역사와 지도제작방법의 변화까지 더듬어볼 수 있다.
대학박물관투어3. 경기대박물관 따라 광교산 따라, 그리고 보리밥!
▷옥공예와 농기구전시 외에 특별전시 ‘새가 날아든다’까지
박물관 규모는 여느 박물관 못지않다. 1,3층 전시실에는 상설전시인 옥공예와 농경전시가, 2층 전시실엔 ‘새가 날아든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6월 19일까지 열리는‘새가 날아든다’는 경기도의 13개 대학박물관이 지난해 ‘경기지역대학박물관협의회’를 창립한 이후 처음 가지는 대학연합전이다. 6개 대학이 참여, ‘새’가 등장한 그림, 고지도, 도자기와 토기, 민속품, 의복 등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관리의 무덤에서 발굴되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상 ‘철릭’과 ‘단령’은 장기 보관으로 인한 변형의 우려 때문에 사진으로 대치됐다. 단국대 석주전기념박물관(죽전캠퍼스)에 가면 실물을 볼 수 있다니 연계해서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늘에 닿고자 했던 염원은 그렇게 인간의 생활 전반에 걸쳐 반영되어 있었다.
농경전시실은 화성 동탄 감배산 유적지에서 발굴된 삼국시대 석곽묘와 토광묘 외에 농사짓는 과정에 필요한 농기구들을 차례대로 모아놓았다. 쟁기, 무자위, 탈곡기, 풍구 등 다양한 농기구를 둘러보며 자녀와 함께 그 시절 추억의 이야기를 더듬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김경빈 조교는 “유치원 및 초등 저학년 대상의 ‘경기대학교박물관에서 재미있게 놀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소년들 대상의 자료집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민과의 보다 활발한 교류를 통해 편안하고 친숙한 대학 박물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캠퍼스를 돌아보는 재미 외에 주변을 둘러싼 광교산을 십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광교산과 시원하게 물분수를 뿜어대는 광교공원이 손짓을 한다. 광교산에서 유명한 보리밥을 먹어주는 센스도 발휘해보자. 광교 저수지 쪽 도로 주변으로 보리밥집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대학박물관투어1. 아주대박물관 찍고 아주대병원 전시까지
▷도구란 도구는 다 모여~
농익은 봄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캠퍼스. 운동장이 보이는 언덕에 앉아 한가로운 점심을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꽃비를 맞으며 걷다보니 어느새 아주대 율곡관. 5층 전시장에는 건축과 농사, 가정 내에서 사용했던 도구들이 가득하다. ‘도구와 기술.’ “아주공대에서 출발한 만큼 기술과 관련된 도구 위주의 전시로 꾸며졌다”는 오상탁 학예팀장의 설명이 이어졌다. 나무에 상어피를 입혀 만들었다는 강판, 반지와 짚신제작도구, 특히 글을 읽은 횟수를 세는 기구인 서산(書算, 서수라고도 함)이 인상적이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썼던 선조의 섬세함이 엿보이는 대목. 가마니도장, 홍두깨, 쥐덫 등 추억의 물건도 보인다. 한 벽면을 메운 평택 패총 유적(1996년 발굴)의 단면과 보령 관창리 유적에서 발굴한 옹관(독무덤)은 당시의 상황을 실감나게 만들었다. 발굴 당시의 사진과 과정을 담은 패널이 친절한 설명을 대신한다. 문화체험행사와 교양문화강좌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교양문화강좌는 일반인 대상으로 이뤄진다. 5월 하순이나 6월초에 계획되어 있고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에 공지할 예정이다.
크지는 않지만 잘 정돈된 아기자기한 전시장을 둘러봤다면 더 나아가 농기구와 농생활품들을 조합해 만든 오브제 작품을 만나보자. 서울자수박물관장이기도 한 허동화 선생의 기증 작품들은 아주대병원에 전시, 삭막한 병원에 작은 생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대학박물관투어2. 경희대혜정박물관→경희천문대→한국민속촌
▷서양고지도 속에 담긴 우리나라의 모습을 한눈에
최초이자 최대 규모라는 고지도 전문박물관은 정문에서 한참 걸어 도착한 대학본부 안에 숨어있었다. 서양고지도 속에 나타난 우리나라의 모습과 명칭에 대한 변화과정이 1~3전시실에 주제별로 전시되어 있다. 마르코폴로의 동방견문록(1299년)이 우리나라를 서양에 알리게 한 시발점이었다는 것부터 18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코리아해와 일본해로 공동 표기되던 동해가 19세기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일본해로 단독 표기되기 시작했다는 사실까지. 어린이전시실에는 지도로 따라가는 비단길, 하늘길 탐험이 화려한 색채로 꾸며졌다.
“사실 지도가 어렵다 보니 보는 층이 한정되어 있는 게 사실”이라는 김현경 씨는 “보다 지도에 쉽게 접근해보자는 의미에서 어린이전시실이 만들어졌다”고 탄생배경을 설명했다. 학기 중에는 매달 넷째 주 토요일마다 오전에는 초등학생 대상의 ‘천문도로 보는 하늘길 탐험’, 오후에는 가족 프로그램인 ‘보물찾기 대탐험’이 진행되고 있다. 자녀가 수업을 받는 동안에는 학부모에게 박물관 전시안내도 해준다.
강추 코스로 경희대 안에 있는 경희천문대를 들러볼 것을 권한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신비의 역사까지 즐기니 시야가 글로벌화 되어가는 기분이랄까. 전통민속관, 세계민속관 등이 들어서 있는 가까운 한국민속촌도 볼거리가 가득. 내친 김에 원천동에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지도박물관의 문도 두드려보자. 우리나라 지도의 역사와 지도제작방법의 변화까지 더듬어볼 수 있다.
대학박물관투어3. 경기대박물관 따라 광교산 따라, 그리고 보리밥!
▷옥공예와 농기구전시 외에 특별전시 ‘새가 날아든다’까지
박물관 규모는 여느 박물관 못지않다. 1,3층 전시실에는 상설전시인 옥공예와 농경전시가, 2층 전시실엔 ‘새가 날아든다’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6월 19일까지 열리는‘새가 날아든다’는 경기도의 13개 대학박물관이 지난해 ‘경기지역대학박물관협의회’를 창립한 이후 처음 가지는 대학연합전이다. 6개 대학이 참여, ‘새’가 등장한 그림, 고지도, 도자기와 토기, 민속품, 의복 등을 선보인다. 조선시대 관리의 무덤에서 발굴되어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는 의상 ‘철릭’과 ‘단령’은 장기 보관으로 인한 변형의 우려 때문에 사진으로 대치됐다. 단국대 석주전기념박물관(죽전캠퍼스)에 가면 실물을 볼 수 있다니 연계해서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늘에 닿고자 했던 염원은 그렇게 인간의 생활 전반에 걸쳐 반영되어 있었다.
농경전시실은 화성 동탄 감배산 유적지에서 발굴된 삼국시대 석곽묘와 토광묘 외에 농사짓는 과정에 필요한 농기구들을 차례대로 모아놓았다. 쟁기, 무자위, 탈곡기, 풍구 등 다양한 농기구를 둘러보며 자녀와 함께 그 시절 추억의 이야기를 더듬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김경빈 조교는 “유치원 및 초등 저학년 대상의 ‘경기대학교박물관에서 재미있게 놀자’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소년들 대상의 자료집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민과의 보다 활발한 교류를 통해 편안하고 친숙한 대학 박물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캠퍼스를 돌아보는 재미 외에 주변을 둘러싼 광교산을 십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광교산과 시원하게 물분수를 뿜어대는 광교공원이 손짓을 한다. 광교산에서 유명한 보리밥을 먹어주는 센스도 발휘해보자. 광교 저수지 쪽 도로 주변으로 보리밥집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