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간다- 구산초등학교

효를 기본으로 하는 명품교육의 산실 구산초

지역내일 2009-04-10 (수정 2009-04-10 오후 1:00:55)
인천시 부평구 부개3동에 자리하고 있는 인천구산초등학교(교장 이동현). ‘아름다운 교육환경 조성, 연구하고 자기 계발에 힘쓰는 교사 지원, 효 교육으로 명품 학교 만들기’를 모토로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학교다. 특히 이동현 교장 취임 이래 ‘효 교육’과 “사랑은 모든 교육 이론을 능가한다”는 학교장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부평지역의 신흥명문 초등학교로 부상하고 있는 구산초의 명품교육 현장을 찾아보았다.

기본적인 교육을 제대로 가르친다
“효도 하겠습니다!”. 구산초등학교 학생들의 인사말이다. “초등학교 교육의 핵심은 기본적인 교육을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라는 이동현 교장의 교육방침 일환으로 실시하는 활동 중 하나다.
구산초는 매년 5월을 ‘효행의 달’로 정하여 효행 편지·일기쓰기, 효행쿠폰 등 다양한 효 체험활동을 진행한다. 2008년에는 서찬양 학생이 북부교육청 ‘효행 실천사례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2009년에는 김승범 학생이 부평구청 주최 ‘효행일기쓰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인사말을 바꾼 초기에는 쑥스러워하던 학생들도 이젠 어느 곳에서나 “효도 하겠습니다”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효’는 이제 구산초의 정신적인 맥으로 이어지며 효도하는 품성을 지닌 어린이들로 자라게 하고 있다.
기본적인 교육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기초학습. 학부모들의 높은 교육열 덕에 읽기·쓰기 정도는 대부분 익히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구산초에 입학한 학생들은 학교에서 준비한 ‘바른 글씨본’이라는 교재로 반듯한 글자체와 글씨 쓰는 바른 자세를 익힌다. 많은 양을 읽고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르게 읽고 바르게 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학년이 올라가면 ‘독후·독서장’, ‘논술’ 등, 구산초 교사들이 합심해 만든 교재들로 초등학교에서 배워야할 부분을 단단히 익히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의 학습 습관이 평생 학습 습관을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바른 학습 습관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 구산초에서는 학기 초 학생 스스로 개인별 목표 점수를 정하게 한다. 그리고 연 4회에 걸친 학업성취도 평가를 각 가정에 안내한다. 학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생하는 학습부진아를 위해서는 각 단원별 기초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지도와 평가를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아름답고 편리한 학교
1996년에 개교한 구산초는 개교 당시 아름다운 학교로 인근에 소문이 자자했었다. 14년이 지난 지금, 개교당시의 반짝거림은 사라졌지만 학교 연륜에 맞게 학생들과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로 바뀌어가고 있다.
구산초 운동장은 인조잔디구장이다. 연녹색 잔디구장에는 축구경기에 필요한 라인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고, 잔디구장 주변으로는 붉은 색의 200미터 레인이 단정하게 설치되어 있다. 비가와도 몇 시간 뒷면 바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고, 무엇보다 흙먼지가 나지 않아 요즘같이 황사가 심한 때는 인조잔디구장이 더욱 고마운 시설이다.
구산초 학부모이면서 저녁 무렵에 학교 운동장을 이용한다는 한 주민은 “일단은 아이들이 운동장을 사용할 때 안전할거라는 생각에 안심이 되고, 또 주민들이 운동장을 얼마나 편리하게 사용하는지 모른다”며 만족해 했다.
구산초의 도서실은 크기와 시설, 장서에 있어 초등학교 시설로는 흔치않은 곳이다. 교실 3칸 크기의 책 사랑방에는 장서 1만6000여권의 다양한 책과 컴퓨터 등이 구비되어있고 학생들이 찾고 싶은 편리한 도서실로 꾸며져 있다. 하루에도 수백 명의 학생들이 찾는 도서관 운영은 78명의 학부모들이 조를 편성해 연중 운영한다. 2009년부터는 도서관 이용 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을 위해 1300여권의 전자도서를 구비한 전자도서실을 개관, 유비쿼터스 시대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조성해 독서의 생활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 각 층 계단 벽면에는 화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화사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우리나라옛 모습과 계절별 특징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림이 각 층마다 테마별로 펼쳐져 학생들과 방문객의 눈길을 끈다. 자칫 칙칙한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조차도 놓치지 않는 학교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박미혜 리포터 choice61@hanmail.net

[인터뷰]

#이동현 교장- “사랑은 모든 교육 이론을 능가합니다”
이동현 교장은 ‘기초·기본에 충실한 초등교육’을 강조했다. “초등학교에서는 반드시 가르쳐야 될 것을 제대로 가르쳐야합니다. 학교는 작은 사회입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것이죠.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인 ‘효’와 학습의 기초부분이 충실하게 학습된다면 어떤 경우에도 ‘최악’이라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 교장은 기본교육의 지도자로서 교사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선은 교사가 모범이 되어야지요. 언어·복장 등 기본적인 것을 바르게 갖춰야하고, 어떤 교육이론보다 ‘사랑’으로 학생을 품어야하는 것이 교사가 갖추어야할 기본 품성입니다. 물론 학교에서는 교사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합니다. 교사가 소신껏 기본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최대한 지원해야 올바른 교육이 정착될 수 있습니다.”

#급식도우미 할머니- 우리는 ‘급식 선생님’ 할머니에요
저학년 점심시간이면 각 반에 한 명씩 할머니들이 들어와 아이들에게 사랑스런 눈길로 밥과 국을 정성껏 퍼주며 급식지도를 한다. 7명의 급식도우미 할머니들은 “이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할머니 고맙습니다, 사랑해요’라는 편지를 받은 날은 너무 기뻐서 눈물이 다 나더라니까요.”(이숙재) “이 나이에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복 받은 거죠. 아이들이 음식을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이야기도 잘 해주고 있어요.”(이정자) “밥을 받으면서 ‘할머니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할 때는, 세상에 이런 보람된 일도 있구나 싶어요.”(김창분). “아이들이 하나같이 친손주 같아요. 앞으로 저희 같은 할머니들이 이런 일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유정화)
밥을 늦게 먹는 아이 옆에 끝까지 있어주기도 하는 ‘급식 선생님’. 할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점심시간을 책임지는 할머니들이다.

#구산어린이방송국 - 미래의 방송인이 자란다
“잠시 후 3원화 방송이 있겠습니다. 각 반에서는 TV를 켜주시기 바랍니다.”
어린 방송인들이 펼치는 방송이 예사롭지 않다. 인천 방송교육 중심학교로 자리 잡은 구산초의 방송은 아침 등교 음악방송, 세 개 채널을 통해 송출하는 3원화 방송, 기획 제작 방송으로 구분된다. 이 모든 프로그램은 기획,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방송반 어린이들이 해내고 있다.
구산어린이방송국은 매년 각종 청소년영상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2007년에는 ‘거래’라는 주제로 부평청소년창작영상제에서 최초로 중·고생들을 누르고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방송국장 이혜현(6학년) 학생은 “기획프로그램인 ‘현장추적 620’에서는 교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취재하는데, 방송 후 친구들 반응이 좋아요. 방송을 보고 반성 했다던가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저희 9명 부서원들은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으로 더 노력하게 돼요”라고 말한다.

#김승범(6학년)- 부평구청 주최 ‘효실천 일기장’ 대상 수상
‘효’라는 주제가 처음엔 지루하기도 했었는데 자꾸 생각하고 쓰다보니까 재미있는 효도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3개월간의 일기를 ‘효’에 대해서 쓰는 것이었는데, 어떤 것에 대하여 습관적으로 생각하고 기록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효실천 일기’를 쓰면서 생활에도 작은 변화가 왔다는 김승범 학생.
“일기를 쓰다 보니 제 스스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져서 지금은 스스로 할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또 몇몇 친구들과 ‘효 일기’를 주고받으면서 친구들과 서로 이해하는 부분이 많아지게 되었고, 별로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과도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지금은 가끔씩 ‘효 일기’를 쓰는데, 자꾸 쓰다보면 ‘효도’라는 것이 초등학생인 우리도 쉽게 하면서 스스로도 즐거워질 수 있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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