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의료칼럼-‘털’많아도 탈, 적어도 탈 ①

지역내일 2009-04-26

피부과 전문의 이은주 원장
우리 몸의 털은 몸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지만, 때로는 너무 않아서 때로는 너무 적어서 탈이다. 특히 노출부위가 늘어나는 요즘 같은 철에는 팔다리에 털이 많은 여성들은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의 경우도 주로 탈모, 대머리 등 적어지는 머리털에 대한 고민도 작지 않은 듯하다. 우리 몸의 모든 털은 성호르몬인 안드로겐 호르몬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부위에 따라 반응의 질과 정도가 다르다.
예를 들면 1) 팔, 다리의 모발이나 눈썹, 속눈썹은 이 호르몬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2) 두피의 모발은 안드로겐에 의하여 성장이 억제되어 남성형 탈모인 일명 대머리가 발생하게 된다. 3) 성기 부위와 겨드랑이의 모발은 저농도의 안드로겐에 의해 촉진되며, 4) 몸통과 얼굴은 고농도의 안드로겐에 의하여 유지가 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팔 다리의 털이나 눈썹은 집안 내력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으며 부모님을 흔히 닮게 된다. 물론 남성형 탈모도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유전자가 있는 경우 발생하므로 가족 중에 증상이 있는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안드로겐 호르몬이 없다면 아무리 대머리 유전인자를 가지고 태어나도 평생 대머리가 되지는 않게 된다.
남성형 탈모를 가진 사람에 대해서 여러 가지 속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아마도 안드로겐이라는 남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중에서도 몸통이나 가슴에 털이 많은 것과 남성형 탈모와의 관계는 의학적으로 약간의 상관성이 있다.
이외에 흔하게 털 때문에 생기는 피부 질환으로는 털구멍(모낭)에 염증이 생기는 모낭염을 들 수 있다. 이 질환은 대표적으로는 얼굴이나 등, 가슴에 생기는 여드름들이 모두 모낭염의 일종이라 할 수 있고 그 외에도 팔, 다리에 가끔씩 빨갛게 발진이 돋으면서 약간의 가려움이 동반되어 얼마 후 저절로 사라지는 모낭염이 있다. 또 팔과 다리에 흔히 생기는 닭살도 모낭과 관련된 것이며 엉덩이에 종기가 가끔 크게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 또한 모낭염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흔히 털과 관련된 피부 질환으로는 두피의 털인 모발이 갑자기 동그란 모양으로 빠지는 경우, 그 모양을 따서 ‘원형탈모증’이라고 부르는데 대부분 미장원에서 머리를 깎다가 발견되는 수가 많다. 원형탈모증은 대부분의 원인이 스트레스나 면역학적인 이상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간단한 치료나 경과 관찰로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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