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부천 올레’ 길을 찾다

부천시립중앙도서관-> 진달래동산-> 원더존-> 종합운동장-> 부천박물관 4.5km 2시간 코스!

지역내일 2009-04-24 (수정 2009-04-24 오후 4:46:39)
파란 하늘이 펼쳐진 4월 12일, 조카 동영이와 함께 부천 레포츠 공원을 찾았다. 제주에 올레길이 있듯 부천의 산자락에도 올레길이라고 할 만한 코스가 있어 독자들에게 소개하기 위해서다. 도당산, 춘덕산, 성주산에도 완만하고 걷기 좋은 코스들이 많지만 유독 원미산을 택한 이유는 진달래꽃 동산을 바라보며 걷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오전9시, 조카를 데리고 부천시립중앙도서관이 있는 레포츠 공원으로 향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코스1 오전 9시,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레포츠 공원 주차장에는 차들이 제법 많았다. 주말 나들이에 나선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도서관 가는 계단을 올라가니 종합운동장에서 석왕사 가는 길목에는 벚꽃 나무들이 눈부시게 피어있다. 봄바람이 간간히 불고 있었다. 조카 동영이는 도서관에 들어서자 물 만난 고기 같다. 종합자료실로, 아동실로, 돌아다니며 책을 읽느라고 꼼짝하지 않았다. 책 속에 빠진 아이들의 눈빛은 참 오묘하다. 근방에 마땅한 음식점이 없어서 도시락을 준비해갔다. 도서관 분수대 곁에 있는 소나무 아래서 김밥과 과일을 먹은 뒤 동영이는 화장실에 다녀왔다.

코스2 오후1시, 진달래 동산을 만나다
우리는 도서관 건물 뒤에 있는 나무계단에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먼저 계단을 뛰어올라간 동영이가 탄성을 질렀다. 따라 올라가보니 그럴만 했다. 일주일 전인 4월 5일 진달래축제가 열렸던 원미산에 분홍빛 진달래꽃들이 아직도 환하게 피어있었다. “고모, 이렇게 많은 진달래꽃이 왜 여기 있어요.” 초등학교 6학년인 동영이의 엉뚱한 질문이다. “응, 부천시에서 이곳을 진달래꽃동산으로 만들어서 매년 축제를 연단다. 참 예쁘지?” 조카와 나는 진달래꽃이 핀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10분 쯤 걷다가 동네 의사선생님 가족을 만났다. 동영이는 얼른 뛰어가서 넙죽하니 인사를 했다. 곁에 있는 궁도장에서는 사람들이 활을 쏘았고, 나들이 나온 가족들은 진달래 동산에 돗자리를 펴고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코스3 오후 1시20분, 부천 올레길에 들어서다
진달래 동산이 있는 원미산길은 부담 없이 걷기에는 최적의 산책로다. 진달래 동산과 종합운동장, 아이들 놀이시설인 원더존을 한 눈에 보고 걸을 수 있는 코스로 되어 있다.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산길을 따라가다 산악자전거 팀을 만났다. 그들은 소래산길을 따라 이곳까지 왔다고 했다. 사이길이 많은 원미산은 어디로 가든 길이 뚫려 있다고 했다. 풀 섶에는 쑥과 고비, 황새냉이들이 피어있었다. 길이 아닌 곳을 따라가며 나물 캐는 아줌마들도 눈에 띄었다. 종합운동장, 역곡 쪽 청소년수련관, 원미산 정상, 진달래동산 방면을 표시한 이정표가 보였다. 우리는 진달래 동산을 휘돌아 걸을 수 있는 종합운동장 방면을 택했다.

코스4 오후 2시30분, 이정표로부터 놀이시설 ‘원더존’, 부천박물관까지
돌탑에서 멈췄다. 어디서 배웠는지 동영이가 합장을 했다. 아이는 “할머니 만수무강하시라고 기도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조카는 팥배나무, 졸참나무, 벚나무라고 나무이름이 적힌 이름표를 읽고 있었다. 걷다가 만난 김영락(부천 중동)씨는 “당뇨가 있어서 원미산을 3년 동안 걸었다. 이 산은 낮아서 부담이 없다. 이 길을 오래 걷다보니 이젠 약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김숙희(계양구)씨는 “진달래꽃을 보려고 원미산에 와봤다. 계양산과 비교할 순 없지만 그래도 귀여운 면이 있는 산”이라고 말했다. 조카 손을 잡고 산길을 돌아 내려갔다.
경인랜드가 운영하는 놀이시설 원더존을 끼고 내려가니 자연보호부천시협의회가 가꿔놓은 아름다운 조팝나무길이 우리를 맞았다. 이렇게 두 시간을 걸었다. 원더존에서 놀고 박물관 구경을 하니 하루가 다 갔다. 음식점은 종합운동장 한국만화박물관 앞에 있는 광장 먹거리 한 군데 뿐. 부천 올레길을 걸으려면 도시락을 준비하면 좋겠다. 따끈한 커피도 함께.

[TIP]
원미산은 등산객의 말대로 길이 많아서 코스가 다양하다. 부천시가 소개하는 코스에는 네 곳이 있다.
첫 번째 길은 소사동주민자치센터->삼림욕장 갈림길->레포츠공원갈림길->한샘약수터->경인랜드 놀이시설까지 1시간10분 걸리는 3000m 코스.
두 번째 길은 삼림욕장 삼거리->산불감시탑->레포츠공원갈림길->산울림청소년수련관 입구까지 45분 걸리는 1850m 코스.
세 번째 길은 부천동초등학교->원미배드민턴장->산불감시탑->진달래동산으로 이어지는 1시간의 2350m 코스.
네 번째 길은 시루뫼사거리->작동터널->최희섭 동산->산울림청소년수련관으로의 1시간 10분 3700m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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