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들-강상중

미술관 속 동물원? 발칙한 상상으로 고정관념을 깨자

서양화가 강상중

지역내일 2009-04-22
“문화예술이 없는 사회는 있을 수도, 생각할 수도 없죠.” 강상중 씨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문화예술에서 얻는 즐거움도 녹록치 않은데 요즘엔 그마저도 뜸해지는 듯해 안타깝다’는 말도 보탠다. 미술이 보다 대중 속으로 파고들기를 바라는 강 씨의 바람은 고정관념 깨기로 이어진다. 수원미술전시관 관장 시절, ‘나는 작품을 만지러 미술관에 간다’라는 전시에서 체험미술을 선보였다. 작품을 직접 만지면서 오감으로 느껴보게 하고, 초콜릿으로 장식한 얼굴 형상을 하나씩 떼어먹을 수 있도록 한 것. 처음으로 큐레이터도 채용하면서 학연·지연에서 탈피, ‘신진작가발굴전’을 가지기도 했다. ‘미술관 속 동물원’이라는 도저히 연결이 되지 않는 코드를 하나로 묶었던 전시도 그의 작품이다. 수원 최초로 인체누드크로키 개인전도 열었다. “미술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강 씨는 작품 구입을 위해 적금을 들고 미술작품을 주식보다 훨씬 좋은 투자처로 보는 외국의 경우를 예로 든다. 미술품 구매는 작가가 더더욱 작품에 열정을 쏟는 계기도 마련해준다고.
“제가 보기하고는 달리 한곳에 정체되는 걸 싫어해요. 어떤 것을 해야 되겠다 싶으면 다른 곳에 눈 돌릴 줄도 모르고요.” 외유내강, 그에게 정말 딱 어울리는 표현이다. 한국미술협회 경기도지회 부지회장, 미술 강사, 최근 오픈한 믹스 앤 맥스 갤러리의 운영위원장 그리고 본래의 직업인 서양화가까지, 이 모든 것들이 미술 발전을 향한 강 씨의 열정을 말해준다.
“미술은 상상력과 창의력의 산물이죠. ‘미술은 잘 그려야 한다’는 엄마들의 고정관념이 벗겨져야 여기에 미술적인 지식이 보태지면서 아이의 미술도 성장합니다.” 한국미술을 이끌어갈 차세대 미술 꿈나무에게 전하는 강 씨의 메시지다. 세대를 아우르는 미술을 향한 조언과 열정은 미술에 문외한인 리포터에게도 든든한 ‘믿음’이란 두 글자로 다가왔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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