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권의 중국문화기행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중국요리 20선

지역내일 2009-04-18


16. 칭차오샤런(淸炒蝦仁) 칭차오(淸炒)는 기름에 깨끗하게 볶는 방법이다. 소금 간 정도만 하고 향내가 나는 다른 조미료나 향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담백하고 먹기에 편안하다. 물론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유지시키기 위해서다. 샤런(蝦仁)은 새우 살로 만든 요리를 말한. 즉 이 요리는 새우 살을 기름에 볶은 요리로 탱글탱글한 새우살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칭쩡(淸蒸)은 다른 양념 없이 깨끗하게 찜통에 찐다는 말이다. 생선 요리에 많이 쓰이는 요리법으로 담백함과 원 재료의 맛을 즐기는 우리 입맛에 맞는다.
궈바는 우리 음식의 누룽지이다. 누룽지를 살짝 튀겨 삼선 소스를 위에다 부어 먹는 요리로, 누룽지의 고소한 맛과 소스가 잘 어우러져 있다. 솥단지는 중국어로 궈(鍋), 누룽지는 중국어로 ‘궈바(鍋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중국음식점에서는 ‘누룽지탕’을 시키면 ‘천하제일채’에 근접한 요리를 먹을 수 있지만 중국여행을 가서 누룽지 요리를 오리지널로 드시고 싶다면 메뉴판에서 ‘톈샤띠이차이(天下第一菜), 혹은 ‘궈바탕(鍋巴湯)’이라고 쓰여진 항목을 찾아 손가락으로 꾹 짚어주시면 된다.한국의 누룽지와 비슷하다. 단 누룽지 위에 삼선소스를 부어 먹는 다는 것이 틀린 점이다. 누룽지의 고소한 맛과 소스가 잘 어우러져 맛이 좋다.
산시엔(三鮮)은 해삼, 새우, 죽순, 버섯, 닭고기 가운데 임의로 세 가지 재료를 써서 조리한 것이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삼선짜장, 삼선짬뽕 등의 재료를 잘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18. 위미탕(玉米湯), 위미껑(玉米羹) 혹은 위미쩌우(玉米粥)중국식 식사의 마지막은 탕(스프)이다. 하지만 중국식 탕은 거의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한국인끼리의 식사라면 탕은 아예 주문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중국인이 끼어있어 부득이 탕을 시켜야 한다면 위미탕을 주문해 보자. 달걀을 부드럽게 푼 옥수수 수프이다. 보통 중국의 탕은 느끼한 경우가 많은데, 이 탕은 전혀 느끼하지 않고 옥수수의 고소한 맛이 국물과 함께 부드러운 맛을 낸다. 이것을 마시면 전체 식사를 부드럽게 마무리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위미껑(玉米羹) 혹은 위미쩌우(玉米粥)라고 쓰기도 한다.탕 종류로 인위지딴탕(銀魚鷄蛋湯),시홍스지딴탕(西紅枾鷄蛋湯)도 우리 어느 정도는 입맛에 맞는 것들이다. 인위지딴탕은 銀魚라는 멸치 크기의 작은 생선과 계란을 풀어 약간 걸죽하게 만든 탕이며 비린내가 전혀 없다. 시홍스지딴탕은 토마토와 계란을 풀어 약간 새콤달콤한 맛이 난다. 하지만 자글자글 끓여내는 우리의 국이나 찌개와는 달리 기름이 둥둥 뜨면서 간이 싱겁고 밍근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19.미판(米飯)과 지단챠오판
중국 음식에서 주식(밥,국수,만두,꽃빵 등)은 요리를 다 먹은 다음 마지막으로 먹는다. 밥과 반찬을 동시에 같이 먹는 우리의 습관과는 다르다. 우리의 밥 먹는 습관에 충실한 사람들은 중국요리만 먹으면 뭔가 허전함을 느낄 것이다. 이럴 때는 종업원에게 미판(米飯;밥)을 요리와 함께 달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그렇지만 매일 먹는 흰 밥을 먹느라고 맛있는 요리를 먹지 못한다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요리집이 아닌 작은 식당에서 한국의 여행자들이 가장 손쉽게 그리고 배불리 만족스런 식사를 할 수 있는 요리가 바로 밥이다. 그 중에 차오판(炒飯)은 볶음밥으로 우리의 중국집 볶음밥과 기름기가 좀 많다는 것 외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 지단챠오판은 계란 볶음밥이다. 남방지방으로 여행을 하다보면 끈기가 없는 안남미로 밥을 하기 때문에 우리 입에 잘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밥을 한 그릇 다 비우고 나서도 여전히 허전하다. 이럴 땐 계란볶음밥을 이용하면 좋다. 계란볶음밥을 주문하고 미리 준비해간 고추장에 비벼서 식사를 하면 무난할 것이다. 간단히 단챠오판이라고 부른다. 새우 살이 좀 들어간 볶음밥을 드시려면 샤런챠오판을 달라고 하면 된다.
20. 빠스(拔絲) 자 이제 후식이다. 가장 인기 있는 후식 메뉴 빠쓰(拔絲)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맛탕이다. 바로 우리나라 중국집에서 나오는 고구마 맛탕. 뽑을 발(拔)에 실사(絲)자에서 보이는 것처럼 액체 상태의 녹은 설탕이 실을 뽑듯이 딸려 올라오는 모양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바나나로 만들면 빠스샹쟈오(拔絲香蕉), 사과로 만들었으면 빠스핑궈(拔絲平果), 수박으로 만든 빠스시꽈((拔絲西瓜)도 있다. 제대로 먹기 위해서는 차가운 냉수그릇을 옆에 두고 따뜻한 상태의 빠스를 젓가락으로 집어서는 찬물에 순간적으로 담갔다 꺼내 먹어야 한다. 찬 냉수 때문에 바깥쪽의 설탕이 바싹 움츠러들어 바삭하게 굳은 상태로 먹어야 제 맛이다.
이은권-국립대만사법대학 중국문학석사, 현 ULS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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