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율 74%로 전국 최고인 안산. 봄이 되니 도시자체가 푸른빛으로 생동하고 있다. 화창한 햇살아래 푸르러진 공원과 곳곳에 있는 산책로가 걸어보라고 유혹한다. 지금 당장 차에서 내려 걸어보자. 걷기는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 ''걷기 예찬''의 저자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는 삶의 불안과 고뇌를 치료하는 약’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구 협궤철로변 길
본오동과 사동을 가르는 옛 협궤철로변 완충지대는 걷기에 무척 좋은 조건을 가졌다. 협궤철로의 역사와 일부를 함께했을 완충지대는 플라타너스 소나무 같은 나무들로 숲을 이루어 도심 속에서도 숲에 온 느낌을 주는 녹지다. 이곳 산책로 지난해 노면을 잘 정비해 맨발로 걸어도 좋을 황톳길로 만들어놓았다. 길 중간 중간에 생태연못, 건강지압보도, 운동시설이 설치돼 있어서 산책과 운동을 같이 즐길 수 있다. 사동 시곡중학교 앞쪽 길은 소나무숲길이 그늘을 만들어서 한낮에도 산책 겸 운동 삼아 나온 사람들이 많다. 협궤철로변을 완충지대를 따라가면 한대앞역 전철길 완충지대로 이어지면서 중앙역 고잔역으로 주 욱 길이 연결된다. 중간 중간 차로 때문에 길이 끊어지긴 하지만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즐거운 길이다.
호수공원 산책로
호수공원은 원래 산책이나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최근 산책로가 더 좋아졌다. 공원내 잔디밭사이로 산책로를 만들어 놓은 데다 지난 겨울부터 테마 산책로를 조성해 더욱 멋진 산책길이 생겼다. 테마산책로 중 하나는 라일락향기 산책로다. 에버그린시티 700만 그루 나무심기 사업으로 추진한 호수공원 라일락향기 동산 내에 작은 길을 내 산책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라일락이 피는 5월이면 꼭 걸어봐야 길이다.
또 하나는 호수공원 속 또하나의 공원인 시 테마공원길이다. 시가 새겨진 조형물 58점과 함께 꽃나무, 소나무 들이 잘 식재돼 있어 산책하면서 시를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길이다. 중·고등학교 때 국어책에 나온 님의 침묵,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추일서정 같은 유명한 시들이 새겨져있다. 시를 한 편씩 읽으며 걷다보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추억 속으로 걸어가는 길이 될 것이다. 밤에는 조형물에 조명이 들어오면서 또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호수공원''꽃풍의 언덕''에 심긴 보리밭길 산책로도 추억을 되살리는 좋은 길이다. 지난해 가을 파종한 보리가 요즘 푸른 물결을 이루고 있다. 보리밭 사잇길을 걷는 풋풋한 산책로다.
안산천변 산책로
고잔2동과 성포동 사이 안산천변이 튤립으로 뒤덮였다. 하천변 1.5Km(왕복3Km)산책길에는 다양한 원색의 튤립이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연출하고 있다. 자그마치 75만 송이라고 한다. 안산시의 인구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숫자. 튤립단지 조성은 올해 3년째다. 튤립꽃이 피어나면서 산책 나오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지고 있고 있다. 75만 송이 튤립이 피어있는 길을 놓친다는 건 아깝다. 장난감 같은 황포돛대며 모형기차도 설치해놓아 아이들과 재밌게 걸어보기도 좋다. 이곳에서 4월 18일부터 19일까지는 튤립꽃 관련 행사도 개최한다.
좀더 하류인 신도시 쪽으로는 안산천을 따라 도로가 공공공지에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양지중 앞에서부터 중앙도서관을 지나 서해아파트까지 길이 주욱 이어진다. 맨발로 걸어도 될 정도다. 지난해 조성하기 시작한 이 길은 꽃과 나무를 많이 심어 아주 예쁜 길이 되었다.
또 이 계절 산책하기 좋은 길로 성호공원길과 화랑호수길을 빼놓을 수 없다. 오래된 벚나무가 많은 성호공원길은 부디 벚꽃이 다 져버리기 전에 걸어보기 바란다. 화랑유원지 호수를 끼고 도는 길은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길이다. 호수와 경기도 미술관을 보며 걷는 것도 좋고, 바닥에 탄성포장재가 깔려있어 운동 삼아 걷기도 좋다.
걷기는 마음에 여유를 갖게 해 준다. ‘다비드 르 브르통’의 ‘걷기 예찬’에는 이런 말이 있다. “길을 걷는 것은 때로 여기서 기억을 다시 찾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리저리 걷다보면 자신에 대하여 깊이 생각할 여유가 생기게 되기 때문만이 아니라, 걷는 것에 의해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길이 트이고 추억들이 해방되기 때문이다.”
박순태 리포터 atasi22@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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