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먹거리 ‘들에서 온 밥상’

유기농 재료로 만든 도시락, 간식, 국 반찬 배달 서비스

지역내일 2009-03-12 (수정 2009-03-12 오후 7:05:30)
부평동에 사는 이경미 주부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지역 생협에서 식재료를 주문해 먹고 있다. 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만들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음식 솜씨도 없거니와 직장 생활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 아쉬운 대로 동네 반찬가게를 이용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늘 불안감이 있다.
“쌈 종류 야채는 그냥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지만 나물류처럼 손이 많이 가는 반찬은 직접 하기가 어려워요. 이왕이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키운 채소로 반찬을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죠.”
최근 이씨에게 희소식이 찾아왔다.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국·반찬 배달 서비스가 시작됐다는 것. 바로 ‘들에서 온 밥상’이다.

건강한 먹 거리를 위한 ‘일 공동체’
들에서 온 밥상(이하 들밥)은 친환경 먹거리인 유기농 재료로 도시락, 간식, 국·반찬을 만들어 배달까지 해주는 곳이다.
들밥은 일반 회사와 출발부터 다르다. 개인의 영리추구를 위해 시작한 사업이 아니라 지역사회 건강한 먹거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이다.
들밥은 전국생협연합회와 푸른생협, 부평지역 공동체 모임인 ‘이웃사랑 품앗이’ 등 비영리 단체 3곳이 모여 만든 일 공동체다. 실제로 초기 출자금도 비영리 단체와 뜻을 함께 하는 10명의 직원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일 공동체로 함께하는 만큼 개인의 이윤 추구 보다는 건강한 먹 거리 문화 정착을 우선시한다.
들밥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취약계층과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소외아동에게 무료급식과 간식을 제공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또 장 담그기나 과일 따기, 염색 등 산지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외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인천 강화 지역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이용한다.

엄마의 마음으로 꼼꼼하고 까다롭게
들밥은 재료선별부터 조리과정, 그리고 배달되는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꼼꼼하고 까다롭게 진행된다. 10명의 직원 중에는 전문 영양사와 조리사도 포함돼 있어 균형 잡힌 식단을 구성한다. 모든 식재료는 친환경 유기농으로 인천지역 생협인 푸른생협에서 공급받는다. 부득이하게 생협에서 취급하지 않는 재료는 국내산으로만 사용한다.
또 만드는 과정에 있어서도 조미료를 비롯해 일체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멸치, 표고버섯, 다시마, 새우 등 천연재료로 만든 소스와 국물로 맛을 낸다. 또 튀김용 기름도 수입콩으로 만든 대두유 대신 국내 현미로 만든 현미유만 사용한다.
배달 시 100%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친환경 로하스 용기를 이용한다. 국과 반찬을 담는 그릇 역시 일반 플라스틱이 아닌 철제 스테인리스 용기를 사용한다. 안전한 먹거리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다.
들밥은 회원제로 운영되며, 예약주문으로 공급한다. 도시락은 3~4일 전에 주문해야 하며, 종류는 4000원부터 2만원까지 다양하다. 회원이 원하는 대로 메뉴를 고를 수 있는 맞춤식 도시락이다.
간식은 월~금요일 오후 2~5시 사이 아이의 일과에 맞춰 원하는 시간대에 배달되며, 한달 비용은 9만원이다. 따뜻한 상태로 제공해야 하는 까닭에 근거리 지역만 배달 가능하다.
국과 반찬은 인천 전 지역과 부천 지역까지 가능하며, 월요일과 수요일 주 2회 배달된다. 메인메뉴 2가지와 반찬 3가지로 구성되며, 4인 가족 기준 2회분 분량이다. 비용은 19만5000원.
윤미례(41) 팀장은 “모든 식재료를 생협에서 공급받는 만큼 가격적인 면에서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지금 아낀 돈과 아이들의 건강관리를 제대로 못했을 때 치러야 할 미래의 비용을 따져본다면 결코 비싼 게 아니”라고 말한다. 또 “건강하려고 먹는 음식이 유전자조작식품이나 유해 첨가물처럼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질 낮은 싸구려 음식을 많이 먹는 것과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을 적당히 먹는 것을 비교해 볼 것”을 제안한다.
문의 032-204-8789, 207-8789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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